교육부,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 설치 추진

임지연 / 2021-06-04 07:00:00
연구자 지원, 폐교자산 매물관리 등 종합지원 시스템 구상
운영 한계 다다른 대학 자발적 폐교 퇴로 방안도 논의
교육부가 연구자 지원, 폐교자산 매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기능을 담은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운영 한계에 다다른 대학이 자발적으로 폐교할 수 있는 퇴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사진=대학저널 DB
교육부가 연구자 지원, 폐교자산 매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기능을 담은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운영 한계에 다다른 대학이 자발적으로 폐교할 수 있는 퇴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사진=대학저널 DB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교육부가 폐교대학 청산을 지원하기 위해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설치를 추진한다. 또한 폐교대학 연구자 지원과 폐교자산 매물관리 등 종합적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 운영 한계에 이른 대학이 자발적으로 폐교할 수 있는 퇴로 방안도 마련한다.



교육계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 설립 필요”


4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사학진흥재단 내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는 내용으로 폐교대학 종합관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폐교대학 기록물 관리관을 구축하고, 청산 완료 전이라도 청산 소요비용과 교직원 체불임금 등의 채무를 우선 변제할 수 있도록 청산융자금 신청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올해 예산안에 ‘기록관 및 센터 건립’ 44억3700만원, ‘폐교대학 후속조치 지원·관리’ 6억8400만원 등 51억2100만원을 증액했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해산된 학교법인의 청산지원계정을 별도로 구분해 학교법인의 청산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법 일부개정법률안 및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4월 29일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윤 의원은 “청산 절차 지연으로 교직원들이 체불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피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개정안 통과가 필요했다”며 “법안 통과로 임금체불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폐교 구성원이 보호될 수 있도록 청산 지원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안 마련과 함께 연구자 지원, 폐교자산 매물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종합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기능을 담은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6일 
지난 2월 16일 진행된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유은혜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에게 지방대 위기와 관련된 질의하고 있다. 사진=윤영덕 의원실 제공

교육‧재정여건 부실 한계대학, 폐교‧청산 절차 체계화
사학비리에서 촉발된 폐교…피해는 교직원이 떠안아


정부는 지난 5월 20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 정원 미충원 사태가 잇따르자 교육·재정 여건이 부실한 대학을 한계대학으로 지정해 집중관리하고,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를 명령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는 대학 재정 위기 수준을 대학 결산자료를 토대로 한 핵심 재정지표 분석을 통해 교육여건과 재정 등 지표가 한계에 이른 대학은 집중 관리하고, 폐교‧청산 절차를 체계화한다. 위험 수준에 따라 개선 권고→개선 요구→개선 명령 등 3단계 시정 조치를 실시한 뒤, 개선 명령까지도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대학은 폐교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또한 교육부는 지역 간 균형 등을 고려해 대학 정원을 차등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수도권, 충청·강원권, 대경권, 호남·제주권, 동남권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30~50%의 대학 인원 감축을 권고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일반재정지원이 중단된다.


교육부의 발표에 대학가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가 폐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폐교대학 청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임금도 떼이고 직장도 잃은 교직원이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까지 법인이 해산·파산된 폐교 대학 9곳 가운데 밀린 임금 등 운영비를 해결한 대학은 1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8개 대학은 제대로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대학 법인이 폐교될 대학 하나만 운영하고 있어 함께 해산되는 경우 남은 업무와 재산을 정리하기 위해 법정 청산 절차가 진행된다. 법인이 폐교 대학 이외의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법인이 유지되면 잔여 재산은 법인에 귀속된다.


교직원이 받지 못한 임금이나 채무 등은 법인 이사가 청산인으로 지정돼 법원의 감독 아래 각종 학교 재산을 관리·매각하는 과정이 진행된 후 변제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폐교 대학이 접근성이 낮고, 인근지역 근린시설과 지역상권이 없어 부지 활용이나 매각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문제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지역 상권이 함께 붕괴해 지역경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폐교대학 청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피해는 교직원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강민정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폐교대학 17개교 중 자료 추출이 가능한 14개 폐교 대학 교직원 수는 975명으로, 확인된 체불임금은 한중대와 서남대만 합쳐도 814억원에 달한다.


2022학년도 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지정된 제주국제대는 이미 교직원들의 임금 체불을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2018년부터 학자금 대출이 막혀 교직원 임금 20%를 삭감했는데, 당시 결정이 체불임금 반환 소송으로 돌아온 것이다.


또다른 재정지원제한 대학인 강원관광대는 대규모 학과 폐지와 직원수당 삭감 등으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구·경북권 A대학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대학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부실대학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폐교됐을 때 청산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학의 자발적 ‘퇴로 방안’ 마련 필요


교육계 전문가는 폐교대학 종합관리지원센터와 함께 운영이 한계에 다다른 대학은 자발적으로 폐교할 수 있도록 퇴로 방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사립학교법 제35조에 따르면 사학법인이 해산할 때 별도의 정관이 없으면 학교 재산을 국고나 지자체에 귀속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이 대학이 스스로 문을 닫는 것을 망설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희경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1월 발행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전문대학 체제 혁신방안’ 보고서를 통해 “부실 사립대학 폐교를 유도하기 위해 잔여재산 일부를 설립자에 장려금으로 지급하도록 허용하고, 설립자 후손 등의 경우 사유재산에 적용되는 각종 세금을 고려해 일부 금액을 줄여 지급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법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잔여재산 일부를 설립자에게 귀속하는 등 재산 처분에 자유를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한계대학 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한계 대학에 대한 자발적 퇴로를 열기ㅣ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법적·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교법인의 잔여 재산을 공익 목적으로 장학재단, 사회복지재단, 교육연수시설법인으로 전환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재원 한국사학법인연합회·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회장은 지난 4월 8일 열린 ‘2021 전문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 제1차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사학공제조합’ 설립 의견을 밝혔다.


비슷한 내용을 담은 법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발의돼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폐교된 대학 17곳 중 13곳이 사학비리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부실 책임자를 지원할 순 없다’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밀려 통과되지 못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잔여재산으로 공익재단을 설립하자는 법안은 경영상 문제가 있는 폐교대학 설립자가 잔여재산을 형태만 다르게 지키게 되는 상황이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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