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요구사항 반영한 교육과정 개발해 현장 실무형 인재 양성
현직에서 활동하는 동문들 중심 인적 네트워크 구축해 취업 유리

[대학저널 유제민 기자] 여주대학교(총장 윤준호)는 2016년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건축과, 토목과, 도시조경과 3개 학과가 통합돼 '도시공간디자인과'라는 이름으로 2017학년도부터 운영된다. 도시공간디자인과는 통합과 함께 교과과정의 유연화를 도모, 학생들의 적성에 따른 코스 선택이 가능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또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학과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과목들을 새롭게 만들었다. 건축·토목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인식을 깨고자 하는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의 신선한 시도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저널>은 이에 도시공간디자인과 김기형 교수를 만나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가 준비하는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일상을 디자인하는' 도시공간디자인과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는 2016년 대학구조개혁 과정에서 건축과, 토목과, 도시조경과 3개 학과의 통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건축과와 토목과는 1993년 여주대가 개교할 당시부터 개설돼 있던 학과로 경기 동남부 지역과 강원·충북 일부 지역 건설업체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 왔다. 해당 지역엔 건설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 여주대 건축과, 토목과 출신들이 많은 활약을 보였다. 지금도 여주지역 인근 건설 업체들에는 여주대 출신 인력이 요직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3개 학과의 통합은 학령인구의 감소, 입시 지원자들의 선호도 저하라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자 이뤄졌다. 학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학과로 거듭나고자 한 것이다. "건축과, 토목과가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학과'로 인식돼 기피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선 강도 높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학과 구성원들이 공감을 이뤘다. 통합을 통해 기존에 없었던 가치를 창출해보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며 김기형 교수는 건축과, 토목과, 도시조경과의 화학적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을 밝혔다. 각 학과의 융합을 통해 '도시공간디자인과'라는 신선한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가 타 대학의 건축·토목과와 비교되는 부분은 바로 교육철학이다. 일반적으로 건축·토목과의 교육이념은 '도시 혹은 건축물을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는 단순한 명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비해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는 '사람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과 환경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도시공간디자인과의 교육이념이다. "도시공간디자인과는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필요한 공간들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며 미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나 '건축물'이 아닌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 중심이 된다"며 김 교수는 학문에 대한 도시공간디자인과의 특별한 접근법에 대해 설명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은 크게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으로 나뉘게 된다. 내부공간은 생활과 업무 등을 하는 곳이며 외부 공간은 도로, 교량, 조경 등의 기반시설로 구성된 곳이다. 이 두 가지 공간을 어떻게 연출할 지 연구하는 것이 도시공간디자인과의 주요 교육 내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학과 명칭에 '디자인'이란 용어가 들어간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디자인이란 개념은 일상을 더욱 풍요롭고 즐겁게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을 디자인하는 법'이 도시공간디자인과에서 배우는 내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산업체 설문조사로 요구사항 파악해 교과과정 반영
도시공간디자인과는 3년제로 운영되며 편제 정원은 총 270명이다. 총 12명의 교수진을 구성해 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1학년 교과과정은 도시공간디자인 전공기초에 대한 다양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편성됐다. 이 과정에서는 최근 건설 환경의 변화와 관련, 대내외적으로 이슈가 되는 주제를 교과과정에 편성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건설재료의 리싸이클링과 환경개선, 내·외부 도시공간시설물 유지보수, 건설안전과 방재에 대한 기본개념, 건축 환경과 도시환경 디자인에 대한 개념 등을 가르치게 된다.
이 학생들은 2학년에 진학한 후 도시 건축코스와 도시 토목코스 중 하나의 전공을 선택해 3학년까지 자신이 선택한 과정을 이수하게 된다. 도시 건축코스는 건축설계분야, 도시 토목코스는 도로설계분야로 편성해 각각 NCS에서 요구하는 능력단위, 수행준거에 맞춰 교육이 충실히 될 수 있도록 교과목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실무에서 필요한 건축산업기사 혹은 토목산업기사 등의 자격증 취득을 위해 대학 자체적으로 개발한 직무능력표준(YITCS)도 효율적으로 적용되도록 했다.
특히 교육과정 개발에서는 산업체의 요구사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체를 대상으로 어떤 기술을 가진 인력이 필요한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교육과정을 구성한 것이다.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대학의 역할이지만 실질적인 교육 수요자는 산업체"라며 김 교수는 "산업체가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반영했기 때문에 학과의 전망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 위주 교육 통해 학업에 대한 흥미 유발
1학년 교과과정은 상당히 유용하며 의미가 깊은 과정이다. 도시공간디자인과로의 통합에 의미를 부여한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도시공간디자인과 학생들은 1학년 과정 동안 도시 건축코스와 도시 토목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경험을 가질 수 있다. 1년 동안 두 과정의 과목을 배워보고 이 중 자신에게 맞는 과정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새롭게 편성된 과정을 통해 통합 전 건축과와 토목과의 오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건축과·토목과로 입학한 학생 중 전공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힘들어하거나 방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건축과로 입학한 학생이 사실은 토목과에 더 적합했다든지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있어 학과 차원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학과를 통합하면서 전공 선택 전 1년의 유예기간을 만들기로 했다."
도시공간디자인과의 1학년 학생들은 1년에 걸쳐 내·외부 공간 건설과 관련한 일반적이고 기초적인 개념에 대해 공통 학습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2학년에 진학해 자신의 성향과 적성에 맞는 코스를 선택한다. 전공 선택에 있어서 미리 충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과정이다.
또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내용 역시 이채롭다. 딱딱한 이론 위주의 편성을 지양하고 학과에 대한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과목을 구성한 것이다. "학생들이 건설·토목이란 분야를 '재미있다'고 느끼게 만들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스토리텔링, 사례 소개 형식의 과목을 편성해 학생들의 부담은 줄이면서 학문에 대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며 김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기대하는 것은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수업에 적극적인 태도를 견지하도록 해 성취도를 높인다는 목적도 있다.
도시공간디자인과 1학년 커리큘럼을 보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편성됐음을 알 수 있는 교과목들을 확인할 수 있다. '재료와 환경', '물과 현대생활', '토목구조이야기', '도시환경디자인', '흙과 건설', '도시조경이야기' 등이 모두 통합 후 새롭게 생겨난 교과목으로서 건축과 토목에 관한 내용을 쉽고 재밌게 전달하고 있다.
현직 동문들 중심 인적 네트워크 통한 취업 활성화
여주대 건축과와 토목과는 약 25년 동안 서울, 경기 동남부, 강원·충북 일부 지역에 많은 인력을 공급해왔다. 이들은 산업체 혹은 건설 관련 기관 등에서 활동하며 오랜 경력을 쌓았다.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는 이 졸업생들로 구성돼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매우 탄탄히 구축해 놓은 상태다. 또한 이 네트워크를 이용한 취업을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현직의 동문들이 우리 학과로부터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건축과, 토목과 출신 동문들이 자신이 일하는 업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취업에 유리하다. 선배들이 학교를 찾아와 후배와 만나는 시간을 가지며 긴밀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고 김 교수가 설명했다. 도시공간디자인과는 주기적으로 설계사, 시공사, 안전진단회사, 관련 기관 등 직종별로 현직의 선배들을 초청한다. 이들과 재학생들 사이에 만남의 장을 마련해 취업과 현장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도시공간디자인과에서는 유지취업률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졸업생들이 안정된 사회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취업을 시키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유지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그 중 우리가 주목하게 된 것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취업 후 직장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졸업생들을 보면 대체로 인간관계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건설업계는 사람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올바른 인성을 함양하도록 하는 내용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실들에서 알 수 있듯이 학과 발전과 취업 활성화를 위해 여주대 도시공간디자인과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과 통합을 기점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점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도시공간디자인과의 앞날에 많은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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