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모 중학교에서 두 명의 30대 남성이 찾아와 일부 학생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사건이 일어났다. 이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사촌 형 A씨와 그의 친구 B씨가 함께 학교를 찾아와 A씨 사촌 동생을 괴롭힌 학생들에 대한 보복에 나선 것이다.
A씨의 사촌 동생은 ‘학교에서 일부 급우와 선배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촌 형에게 알렸고 이에 A씨는 자신의 친구인 B씨와 함께 사촌 동생이 다니는 학교에 가서 가해 학생들을 찾았다. 이후 두 사람은 가해 학생들을 찾아내 뺨을 때리고 욕설과 협박을 하는 등의 폭력적인 행위를 저질렀다. 결국 A씨와 B씨는 법원으로부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죄(공동협박)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법적으로보나 도덕적으로보나 이 두 사람의 행동은 매우 그릇된 일이다. A씨의 사촌동생이 급우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일이 사건의 발단인 것은 사실이지만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겠다는 보복주의적 발상은 민주사회의 원칙과 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부당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정부기관에서 문제를 처리하도록 돼 있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여론은 이 두사람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었다. 해당 사건을 다룬 뉴스가 게시된 모 포털사이트에서는 A씨와 B씨의 대응이 오히려 현실적이었다는 댓글이 줄을 이어 달려 있었으며 댓글 내용 또한 무수히 많은 공감을 얻고 있었다. 한 네티즌은 "정부의 학교폭력 대처하는 꼴을 아는 사람들은 A씨와 B씨의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으며 다른 네티즌은 "자신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을 옹호했다. 또한 "피해 학생을 괴롭힌 가해 학생들도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폭력에 또 다른 폭력으로 대응한 두 사람의 행위가 오히려 옹호를 받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A씨와 B씨의 행동이 윤리적으로나 원칙적으로 옳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댓글창에 나타난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정부에 맡겨만 놓아서는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여론은 학교폭력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육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비윤리적인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는 인터넷 댓글에서는 정부와 교육기관에 대한 믿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당국을 불신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교육당국 자신들의 책임이다. 학교폭력 문제는 매우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발생해오고 있지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뾰족한 수를 내지도 못했을뿐더러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적극적인 해결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다. 교육당국뿐 아니라 실제 폭력·왕따 등의 사건이 발생한 학교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덮으려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교육 당국자들은 부디 해당 기사에서 폭력을 저지른 두 사람을 옹호한 댓글들을 정독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는 일이 정당화되는 이 현실을 초래한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를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학교폭력 가해자에겐 직접적인 보복이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면, 그 책임은 교육당국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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