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비관 자살, 더 이상은 안 된다"

김준환 / 2012-11-09 14:14:38
[대학저널의 눈]응시 횟수 1회 재검토 등 전반적 개선 필요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입시 전문가와 일선 교사들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올해도 해마다 반복되는 수능 난이도 논란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비관 자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13학년도 수능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대구에서 한 수능 삼수생이 투신 자살했다. 이날 오후 8시쯤 대구시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수능 삼수생 A 씨(20)가 화단에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아파트 18층 복도에서는 A 씨가 벗어둔 신과 맥주 캔 등이 발견됐고 A 씨의 옷에서는 ‘불면과 객혈로 곧 죽을 것 같다’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다. 유서에는 수능 시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가 수능 시험을 앞두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 데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생한 수능 비관 자살. 무엇보다 현행 수능에서 최대 큰 문제는 응시 횟수가 연 1회로 제한된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수능은 대입에서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사실이 복합적으로 작용, 한 마디로 수능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과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안타까운 현실과 함께!

그동안 우리나라 대입은 해방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 때마다 결국 희생양은 학생들이었다. 또한 입시 제도가 변하는 과정에서 수능 응시 횟수 복수화에 대한 주장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실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009년 차관을 지낼 당시 “개인의 인생이 걸린 시험인데 모든 학생들이 너무 많은 과목을, 그것도 하루에 단 한 번 치르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수능 응시 횟수 복수 허용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고, 난이도 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능 응시 횟수 복수 허용은 이뤄지지 않았다.


혹자는 수능이 국가 차원의 문제이며 교육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어찌보면 수능이란 개인적 입장에서는 대입 합격의 꿈을 이루기 위해 초·중·고 12년의 세월을 ‘단 한 번의 기회’로 살려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러나 매년 되풀이되는 수능 비관 자살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수능 응시 횟수 복수 허용 재검토, 수능 영향력 축소 등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정부는 점차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들에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 완화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다행히도 올해는 대선이 예정돼 있고 최근 대선 후보들은 수능과 관련해서도 개혁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중장기적으로 수능의 자격고사를 추진, 대입 제도를 내신중심 선발 기조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은 아예 수능 폐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역시 대입 제도를 포함한 교육개혁 공약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대선용 공약, 일회성 처방이 아닌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변화와 개선이다. 이를 통해 다시는 수능이나 대입으로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쩌면 이것이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소중한 목숨을 스스로 끊은 이들이 남긴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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