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성공 매력] ⑥ 제스처로 말하기..."인생점수가 달라진다"

박기수 칼럼니스트 / 2025-03-16 09:05:04
몸짓 자체가 소통.. "말하지 않아도 알아~"
대화를 풍부하게.. 친근감은 배가
제스포 포함된 발표가 더 높은 점수 받아
호소력 높이기 위한 큰 소통도구
 박기수 칼럼니스트

현) 한성대 특임교수

현) 한국재해재난안전협회 이사

언론학 박사, 보건학 박사

 

[대학저널 박기수 칼럼니스트] 미국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의 프리젠테이션 차이를 꼽으라면 첫 번째가 바디랭기지(body language) 여부이다. 요즘에야 많이 달라졌지만 거의 굳은 자세로 발표하는 게 우리의 특징이다. 손발을 어디에 둘지 본인도 어색하고, 보는 사람이 무안할 때도 있다. 

 

야구를 보라.  투수와 포수 간에, 혹은 코치와 주자 간에 손과 다른 신체 부위를 사용해 많은 사인을 주고받는다. 상대편이 모르게 어떤 공을 던질지, 때로는 언제 도루할지 등을 손짓과 몸짓을 통해 결정한다. 

 

이 사인은 상대편이 알면 안 되기 때문에 때에 따라 바뀌지만, 그렇게 바꿔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만큼, 상대편은 이른바 ‘사인 훔치기’를 한다. 예컨대 2루에 나가있는 우리편 주자는 2루석에서 상대편 포수와 투수가 주고받는 사인을 보고, 이를 타석에 있는 우리편 선수에게 사인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모든 게 목소리가 아닌 몸으로 하는 제스처이다. 

 

학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커뮤니케이션을 크게 언어적 커뮤니케이션과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구분하는데,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 바로 제스처다.

 

제스처는 머리와 손팔 등 신체 부위의 움직임을 통해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이나 의견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앞에서 자유롭게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야기할 때와, 전화기 너머로 목소리만으로 이야기할 때를 상상해보자. 몸짓이 얼마나 이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지 짐작이 간다. 

 

특히, 제스처가 중요한 것은 제스처가 말에 비해 더 ’정직하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조지 허버트 미드(George Herbert Mead)는 손이나 몸의 움직임은 사람의 내면적인 심리과정이며, 사회적 관계를 성립시키는 수단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말은 우리가 생각을 통해서 상대방에게 그 의도를 전달하기 때문에, 가끔은 ‘의도적인 왜곡’을 통해 사실 여부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오죽했으면 수사 상황에서는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해 말의 진위를 따지겠는가. 말은 의도적으로 사실을 호도하거나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사실이 아닌데도 말하는 사람 스스로는 특정 내용을 사실처럼 사실 믿고 이야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메모리 중 20~30% 가량은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처럼 저장되기도 한다. 본인이 부러 거짓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님에도, 기억하는 경험, 인식, 성향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머릿속에 배열이 된 탓이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상황을 보여준 뒤,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사고 속도에 관해 질문했더니, 질문 방식에 따라 사고속도를 달리 말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한다. 

 

하지만, 제스처는 다르다. 언어적 소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혹은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긴장하면 몸이 움츠러들고, 즐거우면 몸이 가벼운 느낌이고, 공포가 엄습하면 몸이 스스로 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은 속일 수 있지만, 몸은 속이기 어렵다는 말이 이래서 나온다.

 

또한, 제스처는 대화를 풍요롭게 하고, 때로는 친근감을 배가시킨다. 대화 중에 상대방이 중요한 이야기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했을 때, 듣는 내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건 ‘강력한’ 동의 혹은 찬성의 의미이다. 물론 윗사람과 대화할 때 엄지를 들어올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제스처로 해석될 수도 있겠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선 말보다 더 의미 있는 메시지 전달 수단이다. 

 

상투적이면 곤란하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동작은 내가 경청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상대방에 대한 좋은 ‘리액션’이다. 내가 해당 내용을 잘 이해했고, 그 내용에 대해 공감한다는 뜻이다. 말하는 사람에게 지금 하는 이야기를 계속해도 좋다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지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몸동작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야기에 내가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이런 제스처를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 고객이기 때문에, 혹은 상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할 자리라면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는 ‘당신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라는 신호인 만큼 너무 인색할 필요는 없다.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제스처가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오는데, 그걸 잘 활용하는 게 '이모지'(Emoji)이다.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에서 각종 동물과 사람의 표정과 제스처를 담은 다양한 이모지가 많이 나오고 또한 많이 팔리는 이유가 그래서이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행복합니다!” “배 고파요!” “안녕하세요!” “화나요!”

 

이런 말들을 제스처를 통해 쉽게 전달하는 게 말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강의하면서 여러 청중을 만나고, 조금 여유가 생기면 이들을 관찰하곤 한다. 초보 강의 시절에야 강의 준비에 신경을 쓰느라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앞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반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이제는 듣는 사람들의 사소한 움직임도 포착하게 되고 쉽게 이들의 반응도 체크하게 된다. 

 

예컨대, 고개를 끄덕이는 청중에겐 눈맞춤을 더 자주하게 되고, 청중이 더 반응하거나 호응하는 부분으로 조금 방향을 틀어 이야기를 더 전개하는 경우가 생긴다. 학생들이 아닌 일반 청중에게 점수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공감의 제스처를 보낸 이들에게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다. 그런 분이 학생이었다면 ‘자네는 A+일세’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강의하는 사람이나, 강의를 듣는 사람 모두에게 그만큼 제스처는 중요하다. 

 

이런 몸동작은 듣는 이보다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자에게 더 중요하다. 때문에 나도 강의하면서 가급적이면 내용 전달을 쉽게 하기 위해 손을 들어올리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등 제스처를 쓰게 된다. 발표자가 자연스럽게 움직이면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서 특정 제스처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신뢰성을 높이거나 의미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영상이라도 제스처가 포함된 영상이 그렇지 않은 영상에 비해 시청자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펜을 들어 흔들 수도 있고, 손을 들어 특정 방향을 가르쳐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러한 몸동작은 꼭 발표나 강의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손을 움직이거나 손바닥을 펴는 동작 모두가 전달력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렇다고 과도한 제스처는 금물이다. 같은 동작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오히려 지루해 보일 수 있고, 말하려는 내용에 대한 집중도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되, 적절한 타이밍을 두고 긴장을 완화하면서 동작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 

 

과거 웅변 연습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제스처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것이다. 거울 앞에 서서 몸동작을 취해보자.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는 것도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이끄는 방법이다. 친구들이, 동료들이 어색하다고 하면 그게 ‘절반의 성공’이다. 익숙해지면 인생점수가 달라진다.

*이 칼럼은 <끌리는 이들에겐 이유가 있다>(박기수 지음)에서 발췌 및 정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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