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고려대 김성은 교수, 고려대 박세흠, 경희대 김권일 교수, 경희대 홍석준. |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고려대학교 김성은 교수와 경희대학교 김권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대장암 세포가 필수 영양소인 ‘아연’을 흡수해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따돌리는 속임수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도 함께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IF=13.9)에 7일 게재됐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대식세포’는 몸속을 순찰하며 암세포나 병균을 찾아내 잡아먹는 ‘경찰관’ 역할을 한다. 정상적 상태라면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발견하고 즉시 없애야 하지만, 대장암 세포는 교묘한 방법으로 이 공격을 피해왔다.
연구팀이 대장암 환자 258명의 유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암세포 표면에 아연을 빨아들이는 통로(SLC39 단백질)가 많은 환자일수록 면역세포의 활동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
암세포가 통로를 통해 아연을 과도하게 흡수하면, 세포 내부의 스위치 단백질(CDX2)이 켜진다. 이 스위치는 곧바로 암세포 표면에 ‘CD24’라는 가짜 신호 단백질을 대량으로 만들어낸다. CD24는 면역세포를 향해 “나는 적이 아니니 공격하지 말라”고 속이는 일종의 ‘위장 방패’다. 대식세포가 이 방패와 접촉하면 암세포를 정상 세포로 착각해 공격을 멈추게 된다.
연구팀은 실험실 대장암 세포를 대상으로 이 방패(CD24)를 막는 항체를 투여했다. 그 결과, 공격을 멈췄던 대식세포가 속임수를 알아채고 다시 대장암 세포를 잡아먹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관련 유전자 7개를 조합해, 대장암 환자에게 면역치료제가 얼마나 잘 듣는지 미리 알아보는 ‘예측 지표’도 개발했다. 실제 환자 166명의 임상 자료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이번 결과는 세포 실험과 환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리를 입증한 단계다. 실제 환자에게 쓰이는 신약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동물 실험과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효과를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
김성은 교수는 “앞으로 이 신호 경로를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Don’t eat me” 신호를 역이용한 항체 및 사이토카인 전달체, CAR-TAM24 Drug Factory 개발 과제 및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