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균 서울예술대 총장 “서로 다른 학문과 예술이 창조적으로 충돌하는 융합 창작의 장이 될 것”

이지선 / 2022-11-03 09:47:44
창학 60주년 맞아 ‘미래비전’ 선포...학교가 곧 산업현장이자 실험실
 유태균 서울예대 총장. 사진=서울예술대학교
[대학저널 이지선 기자] 끼와 재능을 장착한 학생 본인이 간절히 원해서 오는 대학.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꿈과 열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예술교육 및 예술 창작 시스템 을 보유한 준비된 학교, 바로 서울예술대학교다. 특성화 대학인만큼 독창적인 예술교육 및 창작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예술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은 대단하다. 목표를 확실히 정해서 선택한 학교이니만큼 학교에 대한 애정과 동문 파워도 가히 다른 학교가 넘볼 수 없을 정도다.
올해 <창학 60주년>을 맞은 서울예대는 학생들이 문화예술 산업 현장에 가서 뛰기 전 그 현장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곳,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예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실험실이다. 이런 60년의 역사를 이끌어 오기까지 최고의 교수진과 교직원, 재학생들의 재능과 노력, 동문들의 활약 등 개개인 혹은 공동체로의 열정과 뛰어난 재능들이 꺼지지 않는 빛을 발해왔다. 유태균 서울예대 총장을 만나 학생들과 학부모를 위한 학교에 대한 자세한 소개, 학교를 지원하고 싶은 학생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들어봤다. 

- 예술 분야에서 많은 인재들을 배출한 서울예대가 창학 60주년을 맞았다. 소회가 어떠신지.
“<창학 60주년>을 맞이해 ‘미래비전’을 선포했는데, 미래비전을 선포하기에 앞서, 이런 말을 했었다. 서 울예대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특별하다고 하는 이유는 예술가가 설립하고 예술가가 운영 해온 학교라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되고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술에 대한 철학과 이해가 교육 프로 그램 및 행정 부분은 물론 교육과정, 건물구조, 기자재 구입 등까지 학교 운영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 고 있다.  우리대학은 1962년 연극학교로 시작됐다. 그 후 영화, 라디오와 TV 전공으로 확대 되었으며, 라디오와 TV 전공의 경우 지금은 방송영상전공이 됐다.
우리대학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센터만 해도 참 대단한 건물인 것이, 당시 국내에는 공연을 위한 전용 극장이 원래 없었다. 모든 극장들은 다용도로 사용됐고, 공연만을 위한 장소는 드라마센터가 우리 나라 최초였다. 드라마센터도 예술가가 설립했으니 작품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으며, 시작부터 우리대학은 다른 대학과 다를 수밖에 없었다. 공연을 위해 교육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우리대학만의 독창적인 예술 창작 방법론도 만들었다. 예술 교육 뿐 아니라 예술가 정신, 그리고 예술을 어떻게 창작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해 왔던 것이다.
신설 전공을 만들 때는 늘 우리가 만들면 다른 대학들이 따라오는 식이었다. 실용무용전공을 만드니까 전국에 여러 대학들이 따라오고, 디지털 아트라는 것도 우리가 새로 만들었는데 그 역시 다른 대학들이 따라했다. 광고 창작, 극작, 실용음악, 방송영상 등 특히 방송영상은 다른 학교에서 방송연예라는 형태로 많이 나타나 있는데, 우리대학은 유행을 쫒아가는 것이 아니라 유행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독창적이고 전통적인 대학이 되는 것이 목표이고, 서울예대만의 고유한 문화와 학풍이 있다고 생각 한다. <창학 60주년> 행사는 코로나19 라는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잃어 버렸던 것들을 되찾자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었다. 많은 분야에서 우리 문화예술을 이끌어 가고 있는 우리 동문들이 학교나 동문회를 많이 빛내주고 있지 않나. 우리대학의 역사는 늘 동문들과 같이 해 왔다고 할 수 있다.”

- 세계적 명문 예술대학으로 도약을 위한 미래비전을 선포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서울예대는 지난 10월 3일 서울 남산 드라마센터에서 <창학 60주년> 기념 행사(Oneness)를 갖고 대학의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하면, 첫 번째는 글로벌 예술창작 환경 구축으로 국제화, 글로벌 인재 양성 및 글로벌 콘텐츠 제작 이런 이야기인데, 이제 세계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국경이 없어 누구나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우리대학이 세계화를 오래 전부터 외쳤는데, 이젠 드디어 ‘한류’라는 명칭이 전 세계적으로 회 자되기 시작했다. 서울예대는 70년대 초부터 학교에서 만든 공연들을 가지고 세계로 진출했다. 그 당시 우리대학 창작 활동의 중심에는 ‘동랑레퍼토리’ 극단이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 문화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일을 서울예대는 70년대 초부터 이미 시작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연계, 순환, 통합교육 시스템인데 말하자면 다른 전공과 학문 간의 융합이다. 우리대학에서는 학제와 전공의 경계선들을 뛰어넘어 여러 전공과 예술이 만나 순환, 통합하는 교육 시스템을 통해 전혀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담은 ‘뉴 폼 아트’ 창작 교육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육과정이나 제도를 더욱 이러한 교육시스템에 맞춰 나갈 것이다.
세 번째는 콘텐츠 창작 중심의 문화 산업, 즉 산학 협력이다. 우리는 실질적으로 작품을 학교 안에서 만들고 심지어 매 학기 학생들이 받는 실습수업이 전체 교육과정의 70~80% 정도 된다. 기말 때가 되면 모든 학생들이 창작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난이도가 큰 작품들을 모든 학생들이 매 학기에 한 번씩 만들어내야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게 창작된 콘텐츠 들이 문화 산업과 만날 수 있는 방법과 산학협력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나가고 있다. 즉 우리대학 자체가 바로 산업현장인 것이다. 
네 번째로는 예술과 첨단 과학기술의 접목이다. 디지털 시대 가 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예술창작과 첨단과학이 만나고 있는 지점들이 보인다. 우리대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예술을 더 풍부하고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험해 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 대학 은 나노, 바이오, 자연, 디지털 이런 것들을 교육 프로그램과 학교생활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의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대학은 도서관을 예술정보센터 라고 부르는데 예술은 책만 보고 연구하고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창작체험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있다. 이렇게 우리대학은 네이처, 바이오, 나노 이런 과학적인 개념들 을 예술에 접목을 시켜 나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나노, 바이오, 네이처 주제 전시회를 기초과학연구원과도 공동으 로 개최하기도 했다. 
다섯 번째는 자연과 생명의 본질을 향한 예술 창작이다. 근본적으로 예술은 인간이 만드는 것이고 모든 것의 본질은 자연과 생명인데 자연과 생명을 의식하지 못하면 예술 창작은 이뤄지지 못한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의식하고 보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예술대학이고 기술, 과학 전공이 별도로 있는 종합대학이 아니기 때문에 타 대학이나 유관 기관과의 교류를 끊임없이 추구해 나가고 있다.”

- 예술분야도 AR, VR 등 첨단기술과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교육과정 개편이나 교육환경에 어떤 변화가 있나.
“우리대학의 안산캠퍼스만 해도 최적의 예술창작 환경으로 조성된 캠퍼스다. 보통의 대학들은 건물을 지어놓고 학과들을 배치한다. 일반 대학들이 책상에 앉아서 강의를 들으면서 수업을 받는 형태라면 서울예대는 창작중심대학인 만큼 최적의 창작이 이뤄질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만든다. 안산캠퍼스로 이전한지 21년 됐는데 우리가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안산캠퍼스는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공간의 배치와 활용, 자연과의 조화, 연계·순환통합 등 공간 안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구상되고 설계됐다. 
우리 대학에는 첨단 과학과 관련된 아텍(Atec)이라는 예술 공학센터가 있다. 이 공간은 첨단 과학기술과 예술의 접목이 실현이 될 수 있는 공간이다. 이처럼 우리대학은 많은 시설과 공간들이 콘텐츠 창작과 창작자를 중심으로 구비돼 있다.”

- 재정난,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도 혁신을 요구받고 있 다. 서울예대는 어떤 혁신을 하고 있나.
“융합은 이뤄지고 있고 이뤄져 갈 것이다. 우리대학의 교육 프로그램들도 융합을 바탕으로 이뤄져 있다. 또한 다음 학기부터는 새로운 융합과정 수업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대학은 외국대학 및 문화예술단체 등과 오래 전부터 교류와 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 일환의 하나로 2012~13년 전 ‘컬처허브’라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2009년에 뉴욕 컬처 허브 스튜디오 개설을 시작으로 2010년에 로스앤젤레스, 그 후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곳곳에 계속해서 우리대학의 컬 처 허브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우리대학은 텔레마틱 기반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외국 대학 등과의 비대면 수업과 공동 창작 작업 등을 2009년부터 시작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그에 따른 기자재와 시설 등을 완비해 정규 수업 프로그램들도 LA, 이탈리아 등과 연결해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 저명 예술가들의 협업 창작 작업도 그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재학생들의 해외 현장실습도 컬처허브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시행하고 있다. 
다른 대학이 우리대학이 하고 있는 것들을 따라 해보고 싶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컬처허브의 경우 외국과 연결고리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서울예대는 각 나라, 지역마다 국제적으로 연결이 돼있다. 향후에도 교수들, 예술가 있는 외국대학 또는 외국 문화예술단체들과의 연결의 폭과 깊이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대학이 세계적인 명문 예술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초빙과 협업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동시에 우리 학생들과 교수들이 활발히 외국에 나가 실질적인 창작과 연구 활동, 그리고 현장 체험의 기회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 예술대학이다 보니 학생들의 재능이나 끼를 찾아내고 키워 주는 게 중요해 보이는데. 
“얼마 전에 03학번 제자가 찾아 왔었다. 지금 방송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인데 마침 입시 기간 중이라 이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 입시 때를 떠올려보면 다른 대학보다 서울예대는 열정이 있는 학교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점수에 맞춰 오는 대학도 아니고 부모의 권유나 압력에 의해 오는 대학도 아니며, 오히려 부모님이 반대하는데 그걸 이겨 내고 오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오는 게 아니라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니 그 열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도 우리대학 입시 경쟁률이 전국 1등이다.
우리대학은 1기 졸업생들부터 원로 동문 선생님들도 계신데 학교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타고난 끼, 그리고 흥이 있는 그런 사람으로만 구성된 학교이고,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가장 잘 북돋아주고 응원하는 문화와 교육프로그램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 됐다. 다른 예술대학 들은 창작 중심보다는 이론 중심 또는 인문학 중심 교육프로그램들을 많이 하고 있어서 서울예술대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대학은 입학과 동시에 창작을 하며, 제2의 전공이라 불리는 동아리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 서울예대는 동문파워가 막강하다고 봐야 되는데 그런 원동력은 어디 있다고 보나.
“우리대학은 교육과 창작을 교수와 학생들이 동업자라는 입장에서 함께 만들어간다. 독립적으로 할 때도 있지만 융합이나 종합예술을 하면서 많은 전공들이 모여 같이 작업하면서 가까워지고, 가까워지면서 뭔가 새로운 결과물들이 나오니까 독립적으로 작업할 때와는 다른 성취감이 느껴진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교 내에 결속력, 협업에 대한 정신이 만들어지는 것 같고 그런 것들이 사회 진출할 때도 계속 이어진다고 본다. 선배를 학교 안에서도 보지만 졸업 이후에도 보게 되니까 서로 챙겨주고는 하는데 <창학 60주년> 기념 행사를 찾아 주신 수많은 동문들을 보고 나니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고 뿌듯했다.”

- 앞으로 서울예대를 어떻게 이끌지 포부를 밝힌다면.
“창학 이념을 바탕으로 기존의 대학 4대 발전지표를 가다듬고 새로운 지표를 더해 5대 발전지표를 발표했는데 우리대학의 모든 교육과 창작의 방향성을 대학발전 5대 지표에 맞춰 나가고자 한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다양성, 포용성이라는 키워드 등이 이슈화 되고 있는데 그런 전 인류적 문제들을 예술을 통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풀어내며, 새로운 지향점을 어떻게 모색할 수 있을지 예술대학이기 때문에 그런 책임 감과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대학 <창학 60 주년> 기념행사의 주제가 ‘Oneness’ 였던 것도 이러한 대학의 책임과 역할에 따른 것이다. 다양성을 우리가 다 포용할 수 있고 그러면서 하나가 돼 가는 것. 이런 점을 서울예대의 하나의 모토로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다양하고 달라도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며, 공감하는 공감성의 출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가 먼저 시작하고 그 나비의 날개 짓이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곳곳으로 뻗어나가 마음을 움 직일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유태균 총장은
1991년 연세대 신문방송학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예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 총장은 서울예술대 영화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대외협력처장과 교학운영처장, 교학 부총장을 지냈다. 올해 8월 1일 제 14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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