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총장 53.3% “올해 등록금 인상 계획 있다”

이선용 기자 / 2025-01-08 11:17:06
등록금 16년째 동결로 재정난·교육환경 심각
사총협, 대학 현안 관련 조사 분석 결과 발표

지난해 11월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제32회 정기총회 모습. 사진=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대학저널 이선용 기자] 16년째 이어져 온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에 사립대학들이 재정난과 교육환경 위협을 호소하며, 인상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가 151개 회원대학 총장을 대상으로 ‘대학 현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학 등록금 인상’이 1순위로 뽑혔다.

이번 대학 현안 관련 사립대학 총장 대상 설문조사는 ▲대학 현안에 대한 인식 ▲대학혁신 방안 ▲대학 등록금 관련 ▲정부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실시됐다.

■대학 현안 1순위 ‘대학 등록금 인상’
대학 현안 1순위로 ‘대학 등록금 인상’이라고 응답한 사립대학 총장님들은 전체 75.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는 2순위 ‘대학 관련 규제 개선’, 3순위 ‘대학 내 인프라 개선’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총장들은 지난 16년간 대학 등록금 동결로 인한 구체적인 어려움으로 ‘첨단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97.8%), ‘첨단 교육시설 개선’(97.7%), ‘우수 교직원 채용’(96.6%), ‘학생복지 개선’(94.5%) 등을 꼽았다. 즉, 교육환경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강조한 것이다.

그 외로 ‘학사운영 및 교육과정 개편’(83.3%),‘대학기관 평가인증 준비’(83.3%), ‘무전공제 도입 및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72.3%) 등도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대학운영 전 분야에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심각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등록금 인상 계획’ 53.3%, ‘아직 논의 중’ 42.2%

이번 조사에 응답한 사립대학 총장님들의 53.3%가 2025학년도에 ‘대학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2.2%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사립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등록금 동결 계획을 밝힌 대학은 4.4%에 불과했으며, 등록금 인하를 고려하는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등록금 인상은 2022년 6개교, 2023년 17개교, 2024년 26개교로 매년 소폭 증가하고 있다.

■ “등록금 인상 통해 우수 교수 유치 및 직원 채용하겠다”
대학 등록금 인상 시 활용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1순위가 ‘우수 교수 유치 및 직원 채용’이라고 응답한 총장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학생복지 지원시스템 및 시설 강화’,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학사조직 개편 및 교육과정 개편’ 순으로 집계됐다.

또 대학 교육의 질을 개선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학생 복지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주요국, 고등교육 질 유지 위해 등록금 인상 추진하고 있어
사총협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고등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금 인상의 주된 배경으로 영국은 ‘대학의 재정위기 극복’, ‘미국 대학과의 경쟁을 위해’라고 밝혔으며, 일본도 ‘국제경쟁력 제고’, ‘교육 및 연구 비용 상승 대응’, ‘설비 노후화 등 교육환경 개선과 인건비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도 ‘인플레이션’과 ‘대학운영 비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을 들고 있다.

사총협은 “주요국의 등록금 인상률의 경우 영국은 3.03% 인상 예정이며, 일본 도쿄대 등 주요 대학도 최대 20% 인상 계획을 밝혔다”며 “미국도 평균 5.2% 이상 인상 예정이다”고 전했다

■대학혁신 위해 대학재정 확충 시급
설문에 참여한 총장 93.4%가 대학혁신 방안으로 ‘우수 해외유학생 유치’가 시급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산학협력 활성화를 통한 수익사업 확대’ 85.6% ▲(DX)시대에 대비한 행정 및 학사 조직 개편’ 85.5% ▲‘AI 활용을 통한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84.4% ▲‘학과 간, 전공 간 장벽 해소’와 ‘에듀테크(EduTech)에 기반한 교수-학습법 개발’ 74.4% ▲‘무전공제 도입 및 융복합 교육과정 개발’ 55.5% 순으로 나타났다.

■총장들 ‘라이즈 체계’·‘글로컬대학30 사업’ 기대감 높지 않아
정부가 추진 중인 고등교육정책인 ‘라이즈 체계’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대한 대학 총장들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보면, 대학 총장들의 평가는 ‘그저 그렇다’는 응답이 가장 많아서 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학과 지자체와의 관계에서도 대학의 지자체에 대한 우려와 신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사업에 선정되지 못하여 사업에서 소외된 수도권 및 중소규모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대책을 교육부가 마련해 줄 것을 사립대학 총장들은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 이유로 등록금 동결 강요는 ‘안돼’
교육부는 대학 등록금 인상이 물가인상 요인이고, 경제가 많이 안 좋은 상황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난 16년 간 대학 등록금 동결정책을 유지해 왔다. 올해도 동일한 이유를 들어 17년째 등록금 동결 동참을 바라고 있다.

등록금 동결정책으로 등록금 수입은 16년 전에 비해 1/3 이상 줄었다. 이 기간동안 소비자 물가 누적 인상률은 135.9% 증가한데 반하여, 공무원 봉급은 2011년 이후 계속 인상되어 누적 인상률은 144.1%로 물가인상률보다도 8.2%p 높게 인상됐다. 2025년 국가채무가 1,273조 원으로 증가했음에도 2025년 공무원 연봉은 평균 3.0% 인상 되었으며, 이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봉급 인상률이다. 또한, 봉급 인상 이유가 ‘공무원들의 생활 안정과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인사혁신처는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사총협 황인성 사무처장은 “공무원들의 봉급은 인상하면서도 사립대학의 등록금을 동결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정부는 국립대학의 교직원 급여를 매년 인상해 왔고, 대학운영비 지원 외로 국립대학 실험실습기자재 확충, 국립대학 시설 확충, 국립대학육성사업 등을 통해 지난 16년 간 국립대학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왔다. 이제는 등록금 인상을 포함한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대학 교육의 질 제고와 첨단 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국가장학금 증액은 대학재정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므로 정부는 대학 혁신과 사립대학의 발전을 위해 실질적인 재정지원 방안 마련과 등록금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학 등록금 인상 허용과 고등교육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와 대학자율화 차원에서 규제 개선을 비롯한 고등교육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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