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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학교폭력 '사이버불링'

기사승인 2018.11.09  1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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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피해사례 매년 급증
처벌 미미, 가해자 죄책감 적어…예방교육, 전담센터 운용 필요

#1. 지난 9월 제천의 한 고등학교 여학생이 상가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여학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선배와 친구들에게 협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2. 같은 달 인천의 한 중학교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의 부모는 경찰조사에서 "딸의 전 남자친구가 SNS에 둘이 겪은 일을 안 좋게 표현해 올렸고, 또래아이들이 비난 댓글을 많이 달았다"라고 주장했다.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소리 없는 학교폭력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처벌이 미미하고 가해자들의 문제의식과 죄책감이 적어 처벌기준 강화와 예방교육이 시급하다.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란 사이버 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롤리거나 집요하게 괴롭히는 행위를 뜻한다. 특히 앱 메신저를 통한 사이버불링이 많은데 ▲떼카(단체 대화방에서 피해 학생을 초대해 욕설을 하거나 괴롭히는 방식) ▲방폭(피해 학생을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한꺼번에 퇴장하는 온라인 왕따 방식) ▲대화방 감옥(피해 학생이 대화방에 나가도 끊임없이 초대해 괴롭히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다. 피해자의 스마트폰 데이터를 강제로 빼앗거나,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강제로 사용하는 것도 사이버불링에 해당된다.

   
스마트폰 앱 '사이버폭력 백신'을 통해 간접체험이 가능한 사이버불링 대표사례

무엇보다 사이버불링은 시간, 공간의 제약이 없어 학교 밖에서도 끊임 없이 피해자를 괴롭히기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가 지속적으로 쌓이게 된다. 최악의 경우 극단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생 4500명 가운데 24.8%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사이버폭력 가해·피해 유형 모두 언어폭력이 15.0% 수준으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학생들의 경우 채팅·매신저를 통한 사이버폭력 비율이 가해 50.3%, 피해 45.6%로 가장 높았다.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출처: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부의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초4~고3 재학생 399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이버 괴롭힘(전체 10.8%)이 신체폭행(10.0%)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불링 신고건수도 2012년 900건, 2013년 1082건, 2014년 1283건, 2015년 1462건, 2016년 212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출처: 교육부

현재 사이버불링을 비롯한 사이버폭력은 폭행, 상해, 협박, 성폭력 등 일반적인 학교폭력에 포함돼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은 최대 퇴학까지 처분받게 된다. 그러나 퇴학 처분까지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발표한 '학교폭력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6년 경기지역 학교폭력 심의 건 5441건에 대한 가해 학생 처분은 서면 사과가 3711명(68%)로 가장 많았고, 퇴학은 27명(0.4%)에 불과했다.

앞서 소개된 두 번째 사례의 피해자 가족도 가해자 처벌 수준이 미미한 것에 대해 울분을 터트렸다.

피해 학생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인물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가해 학생인 A는 최고 징계점수임에도 불구하고 퇴학이 아닌 강제전학 조치를 받았고, 댓글을 단 학생들은 심의결과 학교폭력이 아님으로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이 "댓글 한 줄 밖에 안 썼는데 처분까지 원하시나요?"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

경미한 처벌은 피해자들에게 두 번의 고통을 주는 것과 동시에 이를 악용하는 제2, 제3의 사이버불링 가해자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결국 교육당국이 사이버불링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추진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교육부는 학교폭력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개최할 것이라 밝혔다. 정책숙려제에서는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 차원의 자체종결 권한을 부여하고, 가해사실 중 경미한 건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경미함의 기준으로는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의 피해 시 ▲재산상 피해 없거나 복구된 경우 ▲지속적 사안이 아닐 시 ▲보복행위가 아닐 시 등이다.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폭력에 해당되는 사이버불링은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해당 방안이 통과되면 오히려 지금보다 처벌 기준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처벌만큼이나 예방도 중요하다.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사이버폭력을 하는 이유 중 '재미나 장난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라는 답변이 23.8%에 달했다. '특별한 이유 없음'도 12.3%로 집계됐다.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이경호 의원은 "현실이 아닌 사이버 상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폭력행위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해자가 문제의식이나 죄책감이 없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예방 프로그램을 통해 사이버폭력을 근절하고 사이버불링 전담상담센터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이버불링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고민하지 않고 즉각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청이 공식블로그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먼저 가해 학생에게 맞서지 않고 자리를 피해야 한다. 피해내용은 캡쳐 등의 방법으로 증거수집을 하고 부모님, 학교선생님에게 알린다. 학교전담경찰관, WEE센터에 상담을 요청하거나 국번없이 117로 신고하면 된다. 안전드림117센터(www.safe182.go.kr)을 통해 24시간 상담도 가능하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저작권자 © 대학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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