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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가야할 길 알려주는 수험생의 나침판”

기사승인 2018.08.28  09: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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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1% 나만의 공부법] DGIST 김규보 씨

   
 

[대학저널 최진 기자] 다양한 활동으로 열린 시각을 가진 학생을 뽑기 위해 마련된 대학입시 방편 중 하나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확대됨에 따라 학종은 고려해야 할 최우선 대입전형이 됐지만, 자칫 수험생들에게는 수능보다 더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다. 대학마다 평가하는 학내 활동 기준과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일쑤다.

DGIST에 재학 중인 김규보 씨는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고민하면서 학종 준비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자소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앞으로 노력해야 할 방향을 분명하게 짚었다. 김규보 씨는 자소서를 나침판 삼아 고교시절 학업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데 한발 다가섰다. <대학저널>이 김규보 씨의 특별한 자소서 경험담을 들어봤다.

자소서 통해 고교시절 자기점검
김규보 씨가 자소서와의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의 뇌에 관심이 많았던 김규보 씨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나오는 가상현실 세계를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그래서 뇌 신경 관련 과학자가 되고 싶었고 중학교 2학년 때 대구과학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첫 자소서를 적었다.

글로 자신을 함축해 다른 이에게 소개한다는 자소서의 이색적인 경험은 김규보 씨에게 뜻밖의 동기를 부여했다. 자신이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소서를 통해 객관적으로 성찰하게 됐던 것이다. 1년 후인 중학교 3학년이 돼 대구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김규보 씨는 자소서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모집요강을 보고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소서라는 것은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중요한 평가항목이기도 하지만 저에게는 고등학교 생활 전반을 이끌어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였습니다. 자소서를 적다 보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가 선명하게 보였던 것 같아요.”

그는 모집요강 속 자소서 문항을 따라 내용을 정리하면서 현재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그의 관심사인 ‘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과학 관련 대학들의 자소서 항목들을 살폈다.

“자소서로 적다보니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각 대학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대학교 연구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다니게 됐습니다. 현장연구와 R&E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니 개인적으로 추가연구를 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습니다. 마침 고등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DGIST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담당 교수님께 연구계획서를 제출하니 연구시설과 기숙사까지 지원해주시면서 개인연구를 해보라고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 첫 개인연구를 DGIST에서 했죠.”

고등학교 2학년 때 첫 개인연구를 시작한 김규보 씨는 자신을 “고등학교 5년 차” 학생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모두 연구를 찾아 몰입하는 과정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다.

‘DGIST에 자신을 소개하시오.’
김규보 씨는 DGIST 미래브레인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 당시 미래브레인 전형은 크게 2단계로 나뉘었다. 1단계 서류평가인 자소서, 이를 통과하면 2단계는 그룹토의 면접이다. DGIST의 자소서 형태는 다른 대학과 차별화돼 있다. 일반적인 대학 자소서는 항목별로 구체적인 사안을 묻기 때문에 답할 내용도 구체적이며 간략히 적어낼 수 있다. 그러나 DGIST가 요구하는 질문은 간단했다. ‘DGIST에 자신을 소개하시오.’

다행히 김규보 씨는 이미 자소서에 대한 구성을 마친 뒤였다. 고등학생 때 자소서를 통해 스스로의 학업과 노력 여부를 묻고 답했던 그였기에 여러 대학을 다니며 경험했던 연구체험을 글로 녹여내는 과정은 어려울 것이 없었다.

2단계 그룹토의 면접은 고등학교 동기들과 모의토론을 연습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모의토론 심사 노하우에 대해 “토론장에 가면 수험생은 현장 분위기 때문에 긴장하고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논리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상대의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논리에만 갇히게 된다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류심사에 통과된 후엔 모의토론으로 긴장감을 줄이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 내가 해야 할 말을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고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대학 프로그램 노려라”
“연구에 관심이 많다보니 봉사활동이나 학원수업은 흥미가 많지 않았습니다. 꾸준히 흥미를 가졌던 것은 연구참여입니다. 고등학생이 무슨 연구 참여냐고 할 수 있지만, 찾아보면 대학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프로그램이 방학 때 다양하게 마련돼 있습니다.”

그의 최대 관심사인 연구참여를 위해 교과학습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진행돼야 했다. 방학 때 연구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마련하려면 내신관리를 학기 중에 집중해서 마무리해야 했다. 학습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정된 시간에 정확한 공부목표를 설정하고 집중했습니다. 계획을 아주 구체적으로 세웠어요. 하루에 한 과목보다는 매 시간마다 공부 목표를 반드시 세우는 것이 훨씬 집중력이 높아지고 공부 성취도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2시간마다 휴식시간을 꼭 넣었습니다. 하루 자율학습을 잘 마치면 1시간 정도 자신에게 자유 시간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죠.”

계획에 따라 공부를 하다보면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김규보 씨는 이런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다음 계획을 실행했다. 그리고 계획했던 학습일정이 모두 끝난 후 미뤄둔 문제를 잡고 천천히 고민했다. 시간 간격을 두고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사고력 증진과 문제해결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김규보 씨는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볼 때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연구 참여 외에도 내신관리라고 했다. 김규보 씨는 자신이 가장 힘들어했던 과목인 수학 성적을 올리는 방법을 소개했다.

“수학은 개념이해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접근방법을 찾는 수학적 직관력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 직관력을 친구들의 도움으로 얻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풀이 과정을 묻기도 했고, 옆에서 친구가 문제를 푸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선생님께 질문하는 것도 수학적 직관력 키우기에 도움을 줬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급한 마음에 모르는 문제를 바로 물어보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끙끙거리는 노력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됐을 때 훨씬 기억에 오래남고 직관력도 성장합니다.” 그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짧은 시간 안에 수학적 직관력을 키웠다. 이후 그의 수학 성적은 정비례 그래프처럼 상승했다.

물론 후회도 있다. “고등학교 때 나름 활발한 연구참여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더 많은 기회에 참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만약 대학에서 연구원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다양한 대학교 특성을 살펴보고, 여러 연구활동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고등학생에게 열려있는 대학 연구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또 대학 교수님이나 담당자들이 설명도 자세하게 해줍니다. 고등학교 때 대학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누려보면 학종 준비에도 좋고 나중에 대학에 와서도 좋습니다. 딱히 연구원이 되겠다는 생각이 없더라도 수시를 준비한다면 도전해볼 만한 체험들이 많습니다.”

“현재 나의 행동이 미래의 자소서”
김규보 씨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진학과 삶을 계획하게 된 장 배경에 대해 부모님의 교육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희 부모님은 어린 시절부터 한 발짝 뒤에 물러서서 저의 선택을 기다려 주셨습니다. 제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저울질로 판단하고 꾸중하시기보다는 제 선택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알려주시며 함께 기다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삶에 대한 주도적인 선택을 해왔고, 그 선택에 앞서 깊이 고민하는 습관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고교시절동안 연구참여와 내신관리만 했던 것은 아니다. 김규보 씨 역시 수험생이라는 촉박한 상황이 공부에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김규보 씨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여행계획을 세우며 풀었다. DGIST에 합격한 뒤 친구들과 함께 틈틈이 짰던 계획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고생과 성취라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보람찬 인생여행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학 입시라는 문을 앞두면 고3 수험생들은 한없이 작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학교 진학과 상관없이 수험생 모두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어느 대학을 가더라도 그곳에서 내가 잘하면 충분합니다. 나 자신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잊으면 안 됩니다. 자존감은 다른 사람이 북돋워 줄 수는 있어도 대체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소서를 작성하며 고교시절을 계획하고 자신을 채워나간다는 것은 참 좋은 방법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공부 하는 것도, 대학을 가는 것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미래의 나에게 내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진 기자 cj@dhnews.co.kr

<저작권자 © 대학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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