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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낙제점, 콘트롤 타워 부재"

기사승인 2018.05.09  0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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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특별기획] ①대한민국 교육개혁 어디로 가고 있나?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 정부가 5월 10일 출범 1주년을 맞는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을 두고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구분 없이 질타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신뢰는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 심지어 교육부 폐지론이 재점화되고 있다. <대학저널>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특별기획'으로 교육개혁의 성패와 과제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진보·보수, 한 목소리 '질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약 10년 만에 진보정권으로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교육정책 1호 업무로 지시했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됐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에서 부활된 '일제고사'를 폐지시켰다. 이에 진보진영은 환영했고 보수진영은 우려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은 진보진영에서도, 보수진영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교육문제 진단과 교육개혁 대안 마련은 크게 어려운 난제가 아니다. 다양한 의견과 욕망을 지니고 있는 사회구성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정치적 과정이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교육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교육개혁 철학과 전망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사회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우리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려는 교육개혁 철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핵심정책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역시 "현실과 이상 속에서 교육의 민낯을 경험한 1년"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전임 정권과 이념, 정치적 색깔이 달라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된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혁신 공약이 교육 현실과 부딪치며 엄청난 파열음이 발생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교육에 대한 결정장애를 그대로 노출시켰다"고 말했다. 

   
▶교육부 전경(대학저널 자료 사진)

교육정책 오락가락, 책임 회피 급급
이처럼 문재인 정부가 유독 교육 분야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전교조와 교총의 지적대로 교육정책이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수능 개편 연기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수능, 즉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 교육부는 2017년 8월 31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 확정안을 발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절대평가 확대 방안을 두고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교육부는 수능 개편을 2021학년도에서 2022학년도로 연기했다. 이후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화,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 금지, 교장 공모제 전면 확대 등도 반발 여론에 부딪히며 무산되거나 후퇴됐다. 

교육부의 책임 회피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1호 안건으로 채택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100명의 시민정책참여단(무작위 추출·구성)이 학습과 토론을 거쳐 권고안을 마련, 교육부에 제출한다. 교육부는 권고안을 토대로 최종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결정한다. 시민정책참여단은 학생(중3∼고2), 초·중등 학부모와 교원, 대학 관계자, 일반 국민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위탁기관(민간업체)이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과정을 담당한다.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부 기재 방법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런데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무작위 추출, 구성된 시민정책참여단에 맡길 방침이다. 전문가들도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두고 고심한다. 시민정책참여단이 해법을 찾을지 의문이다. 겉포장은 여론 수렴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책임을 여론에 떠 넘긴 것에 불과하다. 

또한 교육부는 지난 4월 11일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어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4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을 위해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이하 대입개편특위)와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를 구성했다. 대입개편특위는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공론화위의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공론화위의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마련한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추진 방안을 구체화하고, 공론화 과정을 관리하며, 공론화 결과를 대입개편특위에 제출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고 있다.(출처: 교육부) 

그러나 교육부는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하면서 쟁점 사항만 나열했다. 수능 평가방법을 예로 들어 보자. 교육부 요청에 따라 국가교육회의는 수능 평가방법에 대해 세 가지 방안(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원점수제)을 논의한다. 세 가지 방안 가운데 절대평가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이다. 비록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정과제에서 제외됐지만 수능 절대평가가 대선공약임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교육회의는 대선공약 이행 또는 파기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송안은 핵심 쟁점에 대해 교육부가 나열만 하고 모든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크게 실망스럽다. 공약 실현은커녕 8개월간 연구를 통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공약이 폐기된 것인지 교육부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 유출에 갑질, 정권 바뀌어도 구태 여전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취임 당시 "새 정부 교육정책 출발은 교육부의 지난 과오에 대한 자기 성찰을 전제해야 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교육부 해체가 공약으로까지 등장하고, 국민적 공감을 얻게 된 배경과 원인에 대해 뼈저린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며 "기득권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권력의 오만함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졌던 교육정책과 제도를 처음부터 새롭게 점검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는 달라졌을까? 그렇지 않다. 교육부 공무원들이 정보 유출과 갑질 행위로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A서기관이 사학비리 실태조사를 받은 사립대(수원대 등) 관계자들에게 내부 제보자 이름과 교육부가 파악한 비리 내용 등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A서기관은 교육부에 수원대의 내부비리 신고 내용이 접수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학선배인 수원과학대 직원 B씨와 수차례 만났다. 수원대와 수원과학대는 동일 학교법인 소속이다. A서기관은 수원대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B씨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실태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또한 교육부는 A서기관이 충청권 소재 C대학 총장 비위 관련 내부보고 자료를 C대학 D교수에게 휴대폰으로 전송하고, 2019학년도 전문대학 학생 정원 배정 원칙과 배정 제외 기준 등 검토 단계의 내부자료 일부를 충청권 소재 D대학 E교수에게 휴대폰으로 전송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는 "사학비리를 철저하게 규명하고 엄단해야 할 위치에 있는 교육부 관료가 오히려 내부 제보자를 사립대 관계자에게 일러바치는 식으로 가세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면서 "교육부 관료와 사학의 커넥션은 아주 오래된 또 하나의 교육적폐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사학과 유착한 관료들을 완전 청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부 공무원들의 갑질 행위도 드러났다. 감사원이 교육부 0국 B과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비리 기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B과는 2012년 12월 18일부터 2017년 12월 9일까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 등 4개 유관기관과 함께 총 6회에 걸쳐 워크숍을 개최했다.

문제는 감사원이 B과의 워크숍 경비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B과 C직원은 KERIS 등 3개 유관기관의 직무 관련 직원들로부터 워크숍 경비 284만 6073원을 제공받았다. 특히 B과 직원들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KERIS 등 유관기관 직무 관련 직원들에게 워크숍 경비(63만 4343원)를 제공받았다. 교육부 공무원이 유관기관 직무 관련 직원들에게 워크숍 경비를 지원받으면 액수와 상관없이 '교육부 공무원 행동강령'과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교육부 공무원들(출처: 교육부)

교육개혁 전략, 콘트롤 타워 부재···국민 신뢰 회복 시급
요약하자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교육개혁 평가는 낙제점이다. 교육정책은 혼선을 빚고 있으며, 교육부에 대한 신뢰는 추락했다. 국가교육회의는 교육부 하청기관격으로 전락했다. 최대 원인은 교육개혁 전략과 콘트롤 타워 부재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교육계는 ▲국가교육회의 쇄신 ▲교육개혁의 일관성 유지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전교조는 " 문재인 정부에 총체적인 교육개혁 전략이 없다. 개별 사안들에 대해서는 갈등 회피를 위한 눈치 보기에만 급급할 뿐이다. 가진 것이 없으니 새로운 개혁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하고 모든 결정을 여론에 떠넘기려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 교육개혁 전략이 없다 보니 교육개혁 주체를 형성하려는 노력도 방기되고 있다. 적폐 세력이었던 교육관료들이 여전히 교육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른바 '중립적인 전문가'들의 의견만 중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반면 오랜 세월 동안 교육현장과 시민사회에서 교육개혁을 구상, 연구, 추진한 개인과 단체들의 지혜를 모으고 열정을 결집시키려는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개혁 주체를 세우는 것보다 기존 관료들과 소위 전문가들에게 의탁하는 것이 훨씬 손쉽고, 사회적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에 빠져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전교조는 "6·13 지방선거 이후 교육개혁을 실질적으로 추동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회의의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대폭 교체, 교육현장과 교육시민사회단체에서 교육개혁을 추진한 개혁적인 사람들을 중용하기 바란다"며 "국가교육회의가 독자적으로 교육개혁 전망을 수립하고 교육정책을 입안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기반을 강화하는 제도 개편에 착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교육분야 지지율이 가장 낮은 것은 교육정책 혼선, 갈등 조정 능력 부족, 리더십 부재가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교육은 모두가 전문가일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사안이 복잡, 합의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충분히 예견된 부분임에도 중앙정부가 공약이라고 밀어붙이거나 한 쪽 의견만 듣고 추진한 것이 문제다. 때로는 정부 방안을 바꾸거나 조정하는 탄력성과 현실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여론에 따라 움직일 수 있지만 아예 여론에 맡겨 결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여론은 충분히 수렴하되 장단점을 검토, 가장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을 결정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라며 "국민들은 잦은 변동으로 인해 매우 불안하고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학원이나 사교육으로 전전하고 있다. 설사 임기 내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미래교육 기반을 구축하거나, 무리한 공약을 실천하지 않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과거 전철을 밟지 않고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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