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학, 세제 혜택까지 대폭 줄어
정부, 사립대법인 보유 비교육용 토지 과세 추진
세부담 증가액 '사학법인 6천억 vs 정부 500억'
최창식
ccs@dhnews.co.kr | 2022-03-07 06:00:00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국내 대부분 대학들이 14년째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방소재 대학들의 경우 입학정원 감축과 신입생 충원율이 해마다 떨어지면서 재정난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사립대학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비교육용토지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면서 세제 혜택이 줄어들 전망이다.
사학법인 보유 수익용 · 유휴 토지 정상과세
사립학교 보유 토지는 취득 시기만 구분해 1995년 이전 취득한 토지에 대해서만 교육용, 비교육용 용도를 불문하고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입법예고한 ‘지방세법시행령’ 개정은 사립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수익용·유휴 토지 등 비교육용 토지에 대해서는 과세를 정상화하는 것이 골자다. ▲1995년 이전 취득한 토지는 골프장이나 백화점 부지 등으로 활용해도 저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고 ▲같은 교육용 토지라고 하더라도 1995년 이전 취득한 토지는 분리과세를 적용하고 이후 취득한 토지는 합산과세하는 불형평이 있었다는게 행정안전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기존 분리과세 적용을 받았던 비교육용 토지는 합산과세 대상이 되고 종부세 납부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사립대학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 대규모 점포, 관광숙박업 등 고수익 사업 활용토지는 올해부터 합산과세 대상이며, 상업용 빌딩, 병원, 장례식장 등 일반적 수익 발생 토지는 1년 유예 후 5년간 단계적 합산과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목장 등 나대지, 유휴 토지에 대해서는 5년 유예 후 3년간 단계적 합산과세를 추진하고 있다.
행안부 부동산세제과 관계자는 “비교육용 토지 과세는 단계적으로 적용돼 내년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은 약 45억원 가량 증가한 후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며 “8년 후 현재 보유 토지를 그대로 보유한다고 전제했을 때 보유세는 5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불필요한 토지 8년간 정비기간 부여
행안부는 교육용 토지에 대해서는 현재 합산과세되는 1995년 이후 취득 토지를 포함해 모두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으며 교육용 토지에 대해 100% 감면 혜택을 부여해 종부세 면제 및 저율 재산세 혜택이 지속된다는 입장이다. 또 2021년 일몰된 교육용 토지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3년 연장해 시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비교육용 토지보유 규모가 큰 대학법인의 경우 보유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주요 사립대학의 법인 수익용 토지는 한양대 1900억원(933만㎡), 건국대 982억(198만㎡), 중앙대 966억원(246만㎡), 홍익대 650억원(77만㎡), 동국대 633억원(468만㎡) 등이다. 이들 대학의 수익용 토지 수익률은 대부분 연 0~0.1%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8년 정비기간 동안 불필요한 토지를 처분할 경우 세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매각을 종용하는 입장이지만 대학은 토지의 입지가 대부분 나대지(裸垈地)고 규모가 크다 보니 매각이 쉽지않다는 주장이다.
A대학 법인 관계자는 “마땅한 수입이 없어 법정부담금 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토지 보유세를 낼 재원을 마련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 세 부담 100억원 가량 늘 것”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등은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면 사학들은 지금보다 연간 6천억원 가량 세금을 더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사립대학은 연간 6천억원의 ‘세금 폭탄’이 예상되고 일부 대학은 100억원 이상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며 “그만큼 교육에 직접 투자가 어려워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학단체들에 따르면 작년 수익용 토지 종부세는 1052억원이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육용 토지와 수익용 토지에 대한 세금이 7622억원으로 지금보다 6천억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는 초·중·고 사학들의 수익용 토지에 대한 세금 인상분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학법인연합회는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이라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운영되는 특수법인이므로 다른 비영리법인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한국 교육의 근간을 훼손하는 과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사학법인 관계자는 “14년째 등록금 동결, 학생 수 감소, 외국인 유학생 감소 등으로 대학 재정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을 억제할수록 학생들에게 지원할 예산은 부득이 삭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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