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대기업 손잡고 교육경쟁력 제고, 취업 활성화
계약학과 늘리는 국내 대기업들 취업과 인재 확보 ‘Win-Win’
백두산
bds@dhnews.co.kr | 2022-03-02 06:00:00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최근 대학과 대기업 간 협력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계약학과의 경우 학생은 취업 보장, 대학은 재정 지원, 기업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어 대학과 기업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계약학과는 기업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이 계약을 통해 운영하는 학과다. 실무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대학은 기업 수요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해 기업에 인재를 공급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고려대-삼성전자, 차세대통신학과 신설
고려대는 지난 1월 17일 삼성전자와 6세대(6G)를 포함한 차세대 미래 통신 기술을 다루는 차세대통신학과를 신설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고려대에 따르면 차세대통신학과는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로, 2023학년도부터 매년 30명씩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는 현재 국방부와 사이버국방학과, SK하이닉스와 반도체공학과를 계약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차세대통신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산학장학금으로 지원된다. 대학원 연계 진학을 할 경우에도 학비 전액과 학비보조금이 지급된다.
삼성전자 인턴십 프로그램과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연구소 등 견학기회도 제공되며, 해외 저명학회 견학 기회도 주어진다. 이 밖에 1대 1 원어민 영어 프레젠테이션 교육과 전문가 초청특강 등 특전도 제공된다.
주요 대학 계약학과 경쟁률·합격점수, 의·약대 수준
최근 국내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계약학과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6년 삼성전자가 성균관대에 반도체학과를 설립한 이후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계약학과와 관련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연세대와 지난해부터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졸업 후 삼성전자 연구개발직 입사가 보장된다. 삼성전자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과 내년부터 채용연계형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어 신입생을 받기로 했으며, POSTECH(포항공대)과도 내년부터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매년 40명의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고려대에 반도체공학과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졸업 후 SK하이닉스 채용이 보장되고, 재학 기간 중 학비 전액과 보조금을 받는다.
2023학년도에는 더 많은 계약학과가 신입생을 모집한다. 고려대는 삼성전자와 차세대통신학과, LG에너지솔루션과는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를, 연세대는 LG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에서 신입생을 각각 선발한다.
최근 취업이 주요 사회 문제로 등장한 만큼 계약학과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은 굉장히 높다. 계약학과에 입학하면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22명 모집에 136명이 지원해 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9대 1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도 10명 모집에 58명이 지원해 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 3.9대 1보다 상승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최근 뉴스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못 하는 졸업생들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학생들도 취업이 잘 되는 학과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특히 취업보장형 계약학과는 학비부터 취업보장까지 되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도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취업보장형 계약학과는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최근 수험생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서울 주요 대학의 계약학과는 경쟁률이나 합격점수는 의대나 약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특정 대학 카르텔 형성 우려…대안은 사회 공급 교육”
채용보장형 계약학과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우후죽순 설립되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다른 학과와의 형평성, 한 기업에 특정 학교‧학과 출신이 너무 많이 입사함으로써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연세대 공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계약학과의 혜택이 너무 좋아 일반 학과에 입학한 친구들끼리 소외감이 느껴진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며 “수강 신청 때 전공 수업 배정이나 취업 등에서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철우 한국공학대(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채용보장형 계약학과는 장점도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며 “계속해 특정 대학‧학과에서 인력을 채용할 경우 기업의 인재 다양성이 사라지면서 기업 구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즉 특정 대학 카르텔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 공급 교육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특정 대학, 특정 학과가 아닌 사회에 필요한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기업이 직접 하게 되면 사회와 업계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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