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상승 ‘학자금 대출로 내몰리는 대학생들’
국가장학금 탈락 대학생들 “무늬만 9~10분위, 삶의 질은 오히려 팍팍해져”
최창식
ccs@dhnews.co.kr | 2022-02-22 06:00:00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대학생 A씨(22)는 최근 대학 등록금 고지서를 받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 학기에 신청한 국가장학금Ⅰ유형에서 소득 9분위를 받아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2019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A씨는 당시 6분위를 받아 180여 만원의 국가장학금을 받았다. 2020년, 2021년에는 7~8분위에 해당돼 각각 60여 만원, 30여 만원의 국가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국가장학금 혜택을 못받게 되었다. A씨는 한국장학재단에 상담한 결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3년동안 소득분위가 6분위에서 9분위까지 올랐던 원인은 아버지 소유의 아파트 공시가 상승 덕분(?)이었던 것.
A씨 아버지 소유의 광명시 소재 아파트는 2017년 입주한 신축아파트로 2018년 공시가가 3억2200만원이었으나 2019년 4억 3600만원, 2020년 5억 2800만원, 2021년 6억 3900만원으로 3년동안 2배 가까이 올랐다.
A씨 가족은 4인으로 현재 아버지의 월급여 450여만원이 유일한 수입. A씨는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당장 등록금 320여만원을 감당할 수 없어 학자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데 주위에도 이런 친구들이 많다”며 “아파트값 상승이 오히려 대학생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장학재단이 지원하는 국가장학금(Ⅰ유형·다자녀 유형)은 가계의 소득·재산을 기준으로 지원 금액이 결정된다. 지원구간에 따라 차등지원되며 9~10분위는 국가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집안 재산이 많을수록 장학금 지원액이 적어지고, 재산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못 받는 식이다. 가령 부모 명의의 부동산 가격이 7억이고 부모가 최저급여를 받아도 장학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한다.
아파트공시가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A씨처럼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함에도 많은 대학생들이 국가장학금 안전망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학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한 중산층의 학자금 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등록금 마련을 위한 저소득층의 학자금 대출은 줄어든 반면 중산층이라 할 수 있는 소득 6~8분위의 등록금 마련을 위한 학자금 대출은 4년 전에 비해 급속히 늘어났다.
등록금 마련을 위한 학자금 대출의 경우 6분위는 2017년 696억원에서 2021년 797억원으로, 8분위는 538억원에서 905억원으로 증가했다. 9~10분위 역시 크게 늘었다. 소득 9분위는 479억원에서 816억원으로, 10분위는 449억원에서 552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