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영향 없던 고교정보 블라인드…시행 전‧후 차이 적어

“전반적인 결과에서 획기적인 변화 없어…대학의 공정한 평가 노력 결과일 수도”
일반고, 자사고는 교육과정 상 차이점 발견 어려워…후광 차단 효과는 있어

백두산

bds@dhnews.co.kr | 2021-07-05 14:43:06

수도권 한 고교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대학저널DB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올해부터 실시된 ‘고교정보 블라인드’가 애초의 의도와 달리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정된 학교 배경에 대한 후광 차단 효과는 분명이 있었다는 평이다.


지난 6월 30일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발표된 주요 대학의 신입생 출신 고교유형별 비율을 분석한 결과 ‘고교정보 블라인드’ 실시 이전인 2020학년도 고교 유형별 비율과 2021학년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입학사정관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블라인드의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와 부합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대학들의 학생부종합전형 평가가 블라인드의 유무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이뤄져 왔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평가에 참여한 한 입학사정관은 “공정성을 위한 블라인드 도입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있었다”며 “확연히 구별 가능한 특목고의 교육과정과 달리 일반고, 자사고의 교육과정 상의 차이점은 발견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된 학교 배경에 대한 후광 차단 효과는 분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2021학년도 기준 주요 대학 중 일반고의 비율이 제일 높은 곳은 서울시립대(70.6%)였으며, 제일 낮은 곳은 연세대(46.3%)였다. 일반고의 비율이 오른 곳은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이고 내려간 곳은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이었다.


단, 정시 확대 기조와 맞물려 이뤄졌기 때문에 이 비율이 온전히 블라인드와 관련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입학자 비율이라고 해석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또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를 분리해 발표한 2021학년도와는 달리 2020학년도는 자율고로 합산해 발표했기 때문에 통계 결과를 그대로 인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율형 공립고는 일반고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외국고 출신 비율 급증한 연세대


2021학년도 기준 특이점을 보이는 대학은 연세대다. 연세대는 외국고등학교 출신 비율이 19.8%로 2020학년도보다 6.7%p 급증했다. 2020학년도에는 ‘외국인학교+외국고등학교+그외 기타’를 묶어 발표했는데 그 비율이 13.1%였다. 같은 방식으로 2021학년도를 묶으면 19.8%가 된다.


이는 연세대에서 부모 모두 외국인이거나 12년 과정 외국 이수자를 선발하는 외국인 전형으로 2020학년에는 350명을 모집했으나 2021학년도에는 두 배 가량 늘어난 703명을 모집한 영향으로 보인다.


외국인 전형에서 늘어난 모집 인원을 제외하고 2021학년도 고교별 비율을 살펴보면 일반고 50.2%(2.9%p 증가), 과학고 1.9%(0.6%p 감소), 외고‧국제고 11.0%(0.7%p 감소), 자율고 16.7%(2.1%p 감소)로 일반고의 비율이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순수한 자사고 출신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강대(17.2%)로 제일 낮은 경희대(6.7%)의 두 배가 넘었다. 영재학교의 비율이 높은 곳은 서울대(9.5%)이고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홍익대 등은 한 명도 없었다. 대다수 대학이 영재학교 비율이 감소했음에도 서울대는 영재학교의 비율이 1.2%p 늘었다.


교육특구 일반고ㆍ자사고 불리?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알리미에 발표된 데이터만으로는 블라인드 고교유형별, 지역별 유‧불리를 정확히 읽어내기는 어렵다”며 “‘일반고 vs 자사고 vs 특목고, 강남 vs 비강남, 수도권 vs 지역’에서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기 불리하며 교육과정에 별다른 특장점이 없는 교육특구 일반고나 자사고들이 불리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립대의 ‘UOS 교사 대상 사례 공유 컨퍼런스’ 자료집을 확인해보면, 서울시립대의 경우 2020학년도와 2021학년도의 고교 비율 차이가 일반고 71.8%→72.4%, 특목고 16.1%→20.2%, 자사고 11.5%→6.9%로 나타나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시립대 입학사정관들은 블라인드에 대해 “블라인드로 인해 고교 특성 파악에서 일부 한계가 있었으나 학교별 교육과정 편제만 확인 가능함에 따라 수험생을 판단하기 전 영향을 주는 ‘학교 배경의 요소’와 같은 부분은 상당히 사라졌다”며 “그러나 정보의 제한으로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그룹도 발생할 여지는 있다”고 평했다.


이만기 소장은 “앞으로 입시에서의 학생부 기재항목과 내용 축소, 자기소개서 축소, 폐지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 면접평가를 통한 검증,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교과목 편성‧운영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객관적인 정량지표인 내신 성적의 비중이 점차 상승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