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국립대 교수·직원, 학생지도비 94억원 부당 수령

국민권익위, 12개 국공립대 학생지도비 집행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메일 발송도 학생 상담 인정...옷 바꿔 입고 학생지도 했다 속여 수당 챙겨
교육부에 국공립대 감사 요구, 일부 대학은 수사의뢰

이승환

lsh@dhnews.co.kr | 2021-05-12 08:33:42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 H대학은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전자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학생 상담으로 인정해 교직원들에게 총 35억원을 지급했다.


# A대학은 직원들이 장소를 옮겨가며 옷을 바꿔 입는 방법 등으로 학생지도 활동 횟수를 부풀려 약 12억원을 부당지급 받았다.


# C대학과 D대학은 오후 7시 전후 퇴근하고 밤 11시경 다시 출근해 학생안전지도 활동을 모두 한 것처럼 허위 등록하는 방법으로 각각 6700만원과 5000만원을 지급받는 등 많은 수의 직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지도비를 받아갔다.



국립대 교수와 직원들이 교내 학생상담과 안전지도를 이처럼 허위로 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하고도 제대로 된 심사를 받지 않은 채 94억원을 부당 수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의 국·공립대 학생지도비 집행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부산대·부경대·경북대·충남대·충북대·전북대·제주대·공주대·순천대·한국교원대·방송통신대·서울시립대 등 12개교를 대상으로 3~4월 실시됐다.


이에 따르면 12개 대학 중 10개 대학에서 허위 또는 부풀린 실적을 등록하거나 지침을 위반하는 등의 다양한 편법과 허위·조작으로 94억원을 부당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는 “매년 1100억원의 학생지도비가 집행되고 있는 것을 볼 때 교육부의 특별감사 결과에 따라 부당 집행 금액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문제가 모든 국립대학들의 공통된 문제로 판단해 교육부에 전면 감사를 요구하고 일부 대학의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국립대 교직원들의 학생지도 활동 과정에서 드러난 관리, 부실 운영 등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08년,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에 국립대 교직원들이 학생들이 낸 수업료에서 받는 기성회회계 수당을 폐지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5년 ‘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재정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시행으로 기존의 기성회회계 수당은 폐지하고, 국립대 교직원의 교육, 연구 및 학생지도활동 실적에 따라 지급하도록 개선했다.


그러나 아직도 국립대 교직원들이 급여보조성경비로 잘못 인식하고 관행적으로 지급받고 있음이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김기선 국민권익위 심사보호국장은 “학생상담 또는 안전지도 등 학생지도 실적을 대학 심사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심사해 지급해야 함에도 부당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국민권익위가 표본조사에 따른 적발 결과를 교육부로 이첩함에 따라,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38개 모든 국립대의 ‘교육‧연구 및 학생지도비’ 운영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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