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직원 대다수, “대학 위기, 향후 10년 내 심화될 것”
전국대학노동조합, 대학 직원 857명 설문조사
대학 위기 극복 위해 ‘정부 재정지원 확대’‧‘대학 서열화‧학벌주의 해소’ 꼽아
대학 구조조정, “일방적 폐교 보단 대학간 통폐합 유도 해야”
이승환
lsh@dhnews.co.kr | 2021-01-05 07:30:00
[대학저널 이승환 기자] 대학 직원 대다수는 향후 10년 간 대학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당면 위기에 대응할 정부 정책 우선 과제로 ‘정부 재정지원 확대’와 ‘대학 서열화‧학벌주의 해소’를 꼽았다.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대학의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대학 직원도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대학노동조합(이하 대학노조)은 ‘대학위기 상황에서의 2021년 이후의 고등교육정책 방향에 대한 대학 직원 설문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2020년 11월 18일부터 12월 24일까지 진행됐으며 조합원 857명이 조사에 응했다.
우선 ‘현재 대학이 위기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5%가 ‘매우 위기다’(55.2%) 또는 ‘위기다’(40.7%)라고 답했다. 미래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대학 직원 10명 중 8명은 대학의 미래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인식했다. 향후 10년 대학의 상황에 대해 ‘심각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53.8%,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26.1%였다.
대학이 위기라는 상황 인식의 이유로는 ‘학생모집의 어려움’을 꼽은 직원이 7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직원 신규채용 중단 및 임금삭감’(54.7%), ‘졸업생 취업률 저조’(48.2%), ‘교육 및 연구여건 하락’(37.5%)이 뒤를 이었다.
대학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대다수 응답자가 ‘학령인구 감소’(75.8%)와 ‘대학재정 부족’(58.1%)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수도권 대학 중심의 정부 고등교육정책 ▲설립·운영자의 부실운영 및 부정비리 ▲민주적 의사결정구조의 결여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생 미충원 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다수의 응답자가 ‘부실대학의 조기 폐교’와 ‘수도권 대학의 정원감축’을 가장 주요한 방안으로 들었다.
대학 위기에 대한 소속 대학의 대응에 대한 질문에는 폐과 및 학과 통폐합, 교직원 감원 및 임금삭감, 교육 및 연구여건을 위한 지출 축소 등이라고 응답해, 대학들의 위기 대응방식이 내부적으로 주로 구조조정에 집중되면서 교육여건이 하락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이러한 대학의 대응에 대해 직원들은 54.9%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해 대학들의 대응에 한계가 많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 대학 위기에 대응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한 복수응답에서는 응답자의 62.9%가 ‘대학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 확대’라고 답해 현재 대학들이 겪고 있는 대학재정 위기 상황을 반영하고 있었다. 또한 49.5%가 대학서열화 및 학벌주의 해소 방안 마련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들었다. 사학의 부정·비리 해소(41.1%), 내실있는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33.3%)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대학의 재정확보 방안과 관련한 물음에는 압도적인 응답자(79.2%)가 ‘정부 재정지원 확대’를 해결책으로 들었다. 10여 년 넘게 동결된 ‘등록금 인상’을 택한 응답자도 39.7%였다. 사학재단들의 법인전입금 확대 등 책무강화를 요구하는 응답도 26.4%였다.
정상적 운영이 어려운 대학에 대한 정부 조치의 방향과 관련, 응답자의 55.8%가 ‘대학 간 통폐합을 유도해야 한다’고 답변해, 향후 대학 구조조정 방향과 관련해 일방적 폐교보다는 정부가 개입해 대학 간의 통폐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반 동안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시행 이후 대학의 현실 변화와 관련한 질문에, 개선됐다는 응답은 7.7%에 불과해 정책적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9.2%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고, 오히려 약화되었다는 비율도 38.7%에 이르러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학의 현실이 더 나빠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현실에 변화가 없거나 위기가 심화되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 고등교육정책의 부재와 대학의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키고 있는 대학평가의 문제를 지적했다. 56.3%의 응답자가 고등교육의 지원과 육성을 위한 뚜렷한 정책이 없다고 답했고, 47.3%는 3년마다 시행되고 있는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가 대학의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킬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공영형 사립대학 정책 추진에 대해서는 73.8%가 긍정 내지는 보통이라고 답한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18.1%에 그쳤다.
2020년부터 처음 시행되고 있는 지방대학 지원육성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 및 보통의 답변 비율이 68.4%에 달해 지방대학 위기 타개의 일환으로서 일정정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