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통합대학교명 '딜레마'
경상대-경남과기대 통합교명 조사에서 '경남' 포함된 후보군 일부 포함돼
경남대 "법원 판결까지 내려진 의미 없는 소모전"…경상대 "거점국립대 존재성 확립돼야"
신효송
shs@dhnews.co.kr | 2020-03-10 22:37:41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2021년 3월 통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교명 선정을 두고 경남대학교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거점국립대로서 '경남'을 강조하겠다는 입장과, 이미 유사교명 사용이 불가하다는 법원판결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는 2월경 통합대학교 교명을 제정하기 위한 온라인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교명 조사에서 경상대와 경남과기대 측은 ▲경남통합국립대학교 ▲경세대학교 ▲경상국립대학교 ▲경진대학교 ▲경남혁신대학교 등 5개안을 후보군에 올렸다. 이 가운데 설문참여자는 2개안을 선택할 수 있었다.
선호도 조사결과는 대학별 자체 심의절차 마친 후 ‘대학통합공동추진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확정된 ‘통합대학교 교명안’은 이후 교육부에 제출할 ‘대학통합 세부실행 계획서’에 반영하게 된다.
경상대와 경남과기대 측은 <대학저널>과의 통화에서 선호도 조사를 최종집계했으며, 공식결과는 교육부로부터 계획서를 제출한 뒤 최종승인이 내려진 후에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경상대 관계자는 "심사가 45일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종승인은 5월 중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교명 선호도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남대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경남통합국립대, 경남혁신대와 같은 경남을 포함한 교명이 후보군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 경남대 관계자는 "경상대와 경남과기대가 미래지향적으로 향하는 점은 같은 지역대학으로서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경남이라는 지역명이 교명에 포함되는 부분은 혼선의 여지가 생기므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교 간 교명 갈등은 오래 전부터 논쟁의 대상이었다. 과거 경상대는 '경남국립대학교'를 비롯, 여러 차례 교명 변경을 시도했으나, 2012년 해당 교명이 경남대의 교명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결국 경상대 측이 8년여 만에 '경남'이라는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고 불씨를 지핀 셈이다. 그러나 경상대 측은 경남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상대 관계자는 "선호도 조사 이전에 의견수렴을 한 결과, 경남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노출된 상태였다. 그만큼 경남이라는 이름에 대한 애착이 크다"며 "지역거점국립대 가운데 도명을 사용하지 않는 대학은 경상대 뿐이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이는 함께 통합하는 경남과기대 구성원도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상대와 경남과기대의 바람대로 교명에 경남이 포함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2월 25일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 고시 일부개정'을 고시하고 제7조2를 신설했다. 통합대학이 다른 학교 교명과 동일 혹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시돼 있는데, 결국 경남이 포함된 교명이 승인되기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경남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 교명은 법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확정된 사항이다. 경기대와 한경대도 비슷한 경우로 법원 판결을 받았는데, 법원은 경기대 손을 들어줬다"며 경남이 포함된 교명변경은 무리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이같은 의미없는 소모전이 지속될시 지역사회와 대학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