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산학협력단 노동법 위반 무더기 적발, 공짜야근에 기간제 차별까지

고용노동부, 전국 36개소 산학협력단 근로감독 실시…전원 노동법 위반
임금체불 문제 가장 심각…최저임금 위반, 근로시간·휴가 관리도 미흡

신효송

shs@dhnews.co.kr | 2020-01-09 14:39:50

고용노동부(출처: 위키피디아)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1. A대학 산학협력단은 연장근로수당 산정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통상임금이 아닌,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른 시급을 기준으로 산정해 5,900만여 원의 체불이 발생했다.


#2. B대학 산학협력단은 정규직에게는 지급하는 명절휴가비를 기간제 노동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2,100만여 원의 체불이 발생했다.


정부가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 일부를 근로감독한 결과, 대상 대학 모두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법을 위반한 임금체불이 가장 많았으며, 최저임금 위반은 물론 근로시간·휴가 등 기본 근로실태 파악 자료도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용노동부는 9일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을 대상으로 한 '수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대학 산학협력단의 경우 기본적인 인사 노무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노동관계법 위반 우려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실태 파악을 위해 부산·경남지역의 일부 대학 산학협력단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시범 감독 결과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이 다수 적발됐으며, 다른 지역 산학협력단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법 위반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전국적으로 확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번에 수시 근로감독을 받은 대학 산학협력단은 총 36개소로, 국립대 14개소, 사립대 22개소다. 지역별로는 서울(6개소), 인천·경기(4개소), 부산·울산·경남(6개소), 대구·경북(6개소), 광주·전남·전북(6개소), 대전·충남·충북(6개소), 강원(2개소)으로 구분된다. 감독기간은 2019년 11월 22일부터 12월 20일까지 약 한달 간이다.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해 점검했으며, 특히 연장근로수당・연차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감독 결과 대학 산학협력단 36개소 모두 노동관계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82건(시정지시 179건, 과태료 부과 3건)의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고, 연장근로수당 등 체불 금액 5억여 원을 미지급한 사실도 적발됐다. 체불 형태는 연장·야간수당(2억여 원), 연차휴가수당(1억 6,000만여 원)이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23개소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규정을 준용해 미리 지급 시간 또는 금액을 정해놓고, 이를 초과한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5개소는 연차휴가 사용 촉진 조치 없이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서면 근로계약 미작성, 최저임금 위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비정규직 차별 등 기초적인 노동질서를 위반한 대학 산학협력단 17개소가 적발됐다. 기간제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하지 않거나, 정규직에게 지급하는 명절휴가비를 기간제 노동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대학 산학협력단에 다수 재직하고 있는 연구직종 노동자들의 경우 근로시간, 휴가 등 기본적인 근로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조차도 갖추고 있지 않아 인사노무 관리를 위한 체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구 책임자(교수)의 인사노무 분야에 대한 관심 부족, 인사 노무 담당자의 노동관계법에 낮은 이해도가 주요 원인이라고 고용노동부는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에 대해 신속히 시정지시를 하고, 다른 대학 산학협력단도 노동관계법을 지킬 수 있도록 감독 결과를 정리해 전국의 대학과 각 산학협력단에 배포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는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에 근로감독관이 직접 사업장을 방문, 인사노무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노동관계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무관리지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권기섭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지난해에는 종합병원, 드라마 제작현장, 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등 노동환경이 취약하거나 노무관리가 열악한 업종에 대해 기획형 수시감독을 실시했다”라며 “올해에도 노동여건이 취약한 업종·분야를 계속해서 발굴해 기획형 수시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