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영 경희대 교수, 스스로 상처 치유하고 감각 느낄 수 있는 반도체 센서 개발

사람 피부처럼 감각 느낄 수 있는 반도체 센서 개발, 늘어나고 스스로 상처 치유 가능
노인, 로봇에 적용 가능, “모든 소재를 셀프 힐링(self healing) 소재로 개발할 것

백두산

bds@dhnews.co.kr | 2019-11-20 17:26:53

오진영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스스로 상처 치유가 가능하면서 사람 피부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반도체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일 세계적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사진: 경희대 제공)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마블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은 위기를 감지하면 털이 곤두서는 등 ‘스파이더 센서’를 이용해 위험한 순간을 피하고 적과 싸운다.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예민한 감각 때문이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올 날이 가까워졌다. 오진영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 덕분이다.


오진영 교수 연구팀이 늘어나고 스스로 상처 치유가 가능하면서 사람 피부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반도체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9일 세계적 학술지 <Science Advance>(논문명: Stretchable self-healable semiconducting polymer film for active-matrix strain-sensing array)에 게재됐다.


만 배 늘어난 감도, 사람 피부보다 예민한 피부


이번 연구는 지난해 오진영 교수가 진행한 전자 피부 연구의 후속 연구로 제난 바오(Zhenan Bao) 스탠포드대 교수와 손동희 성균관대 교수, 윤영준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과 공동 연구했다. 늘어나고 스스로 상처 치유가 가능한 반도체 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연구를 응용한 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를 기반으로 늘어나면서도 사람 피부처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센서를 만들었다. 소자는 물리적 신호를 받으면 전기적 신호로 반응한다. 이전까지는 늘어나면 깨지거나, 늘어나도 성능이 변하지 않는 소자를 추구했는데, 지금의 소자는 늘어남에 소자가 반응하도록 했다.


이 소자는 감각이 떨어진 사람의 피부와 로봇의 피부로 사용할 수 있다. 로봇에 이번에 개발된 소자를 삽입하면 감각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잘리는 식의 상처가 나도 스스로 붙는다. 늘어나면서 스스로 치유가 되는(self healing) 반도체가 압력에 반응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었다.


오진영 교수 연구팀은 늘어나는 고무와 반도체를 합성했다. 최종 반도체 박막 구조는 고무 틀에 나노 사이즈 크기의 반도체 구슬이 박혀있는 구조이다. 구술이 뭉쳤을 때 당기는 힘이 가해지면 다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반도체가 떨어질 때 구슬이 떨어졌다가 붙으면 전기가 다시 통하는 방식이다. 고무틀에서 전기적으로 민감한 반도체 구슬이 지닌 역할의 시너지 효과로 반도체층의 전기적 신호가 압력이나 당기는 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소자에 이런 메커니즘을 응용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감도가 두세 배 바뀌는 성과도 크게 여겨왔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외부 자극의 감도가 기존의 실리콘 기반 센서와 비교해 만 배 늘었다. 사람 피부보다도 예민할 정도이다. 그래서 전자 피부가(electronic skin)가 아니라 슈퍼 스킨(super skin)이라 불린다. 단순히 감각 기능이 떨어진 사람을 돕는 기능을 넘어 영화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의 장비가 될 수 있다. 스파이더맨이 위험한 상황에서 바람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고무와 반도체 섞어 후처리 없이 상처 치유 가능해


예민한 감각만큼이나 중요한 다른 기능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기능’이다. 다이내믹 본딩(dynamic bonding)이라고 하는 가역적인 화학 결합을 활용했다. 똑딱단추처럼 힘이 가해졌을 때 끊어졌다가 스스로 붙는 원리와 같다. 다이내믹 본딩의 여러 종류 중 기존 수소결합 보다 체계적이고 수분에 안정성을 갖는 금속 배위결합 기반(metal coordination bond) 다이내믹 결합을 적용했다. 다양하게 힘을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 소재는 딱딱해서 셀프 힐링을 하려면 열 또는 용매 증기를 이용한 후처리를 해줘야 한다.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스스로 상처 부위를 채울 수 있는 고무를 섞었기 때문에 후처리 없이 스스로 상처 치유가 가능하다. 상처 치유 후에도 반도체 성능은 초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회복된다. 반도체 그리고 그 반도체를 싸고 있는 전극, 기판, 소형 전극 등 6~7층의 박막이 나노 두께 또는 마이크로 두께로 사람이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얇다. 또 보호막이 있어 물을 끼얹어도 잘 작동한다. 사람이 사용하면 땀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땀 같은 수분이나 불순물에 대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오진영 교수는 “지금은 소자 단위지만, 향후 밴드와 같은 역할을 해 생체 바이오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또 현재는 작은 크기지만 향후에는 원단 롤처럼 크게 만들어 옷이나 이불을 제작하듯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영 교수는 앞으도로 소재 기능을 높이는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오 교수는 “리뷰를 통해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데 1년이 걸렸다”며 “논문은 완성됐지만, 검토 위원의 추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추가 실험도 했다. 미국에서 가져온 신소재로 만든 재료가 떨어져가는 상황이라 걱정도 됐는데 잘 마무리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모든 소재가 셀프 힐링이 돼야 한다. 핵심 소제인 반도체만 늘어나고 셀프 힐링하는 소재로 변했다. 점차 기능을 높이고 모둔 소재를 셀프 힐링 소재로 바꾸는 연구를 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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