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서 온 故 이태석신부 제자 이대 졸업…"성적도 우수"

공대 화학신소재공학과 졸업…"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대학저널

webmaster@dhnews.co.kr | 2019-09-02 09:56:52

(출처: 연합뉴스)

'울지마 톤즈' 고 이태석 신부의 제자가 한국에서 대학교육을 마치고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출발점에 섰다.


1일 이태석사랑나눔재단에 따르면 남수단에서 2013년 입국한 아순타(25)씨는 지난달 30일 이화여자대학교의 졸업가운을 입었다.


아순타 씨는 이태석 신부가 창단한 브라스밴드 멤버로, 2012년 한국을 찾아 KBS '열린음악회'에서 공연을 통해 노래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울지마 톤즈'를 연출한 구수환 PD는 "남수단 브라스밴드가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데, 아순타가 제게 편지를 써 줬다"면서 "거기엔 '공부를 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쓰여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태석 신부의 형님인 고(故) 이태영 신부와 구씨는 아순타 씨의 편지를 받고 고민 끝에 이듬해 그를 한국에 데려왔고, 아순타 씨는 이화여대 어학당을 거쳐 2014년 같은 대학 화학 신소재공학과에 입학했다.


아순타 씨에 대해 구씨는 "브라스 밴드 활동을 할 때도 한국어로 된 노래를 이틀 만에 완벽하게 외워 와 모두를 놀라게 했을 정도로 총명했던 학생"이라며 "어려운 화학 공부를 하면서도 성적도 좋았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아순타 씨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학업에 전념하도록 도와 온 고 이태석 신부의 가족들도 졸업식에 참석해 아순타 씨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졸업식을 앞두고 아순타 씨는 이들을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표현을 잘 못 했지만 늘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구씨는 "아순타가 졸업가운을 입고 밝게 웃는 걸 보니 대견하고 기뻤다"면서 "앞으로 아순타가 사랑과 나눔의 가치를 세상에 전해주는 사람이 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아순타에게 (졸업 후) 한국에 남고 싶냐고 물으니, 고민하던 아순타는 다른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면서 "그동안 생각과 마음이 넓어진 것 같아 대견했다"고 전했다.


구씨는 특히 "신부님의 뒤를 이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여러 제자를 보면 이태석 신부님이 뿌린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는 것 같아 뭉클해진다"고 했다.


아순타 씨는 현재 학업을 이어갈지, 인턴 생활을 하면서 여러 경험을 쌓을지, 혹은 남수단으로 돌아가 인권운동이나 교육 활동에 매진할지 등 여러 선택지를 두고 미래를 그려보는 중이라고 한다.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고 이태석 신부는 2001년 내전과 빈곤에 시달리던 남수단 오지 톤즈 마을에 정착한 뒤 움막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치료했으며 대장암 판정을 받고 2010년 48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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