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전문대학 인기 '고공행진'
전문대 지원자 급증…전년 대비 10만 명 늘어
성인학습자 수도 증가…전문대 평생직업교육기관 역할 수행
신영경
ykshin@dhnews.co.kr | 2019-04-04 09:20:26
#1. 어릴 적부터 간호사가 되기를 희망한 윤혜령 씨는 이른바 전문대학 유턴 입학생이다. 서울 모 4년제 대학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윤 씨는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인천재능대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윤 씨는 “전공한 일어를 토대로 글로벌 역량을 지닌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 지방 국립대에서 화학공학과를 전공한 김완 씨는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서' 올해 경남정보대학 신발패션산업과에 입학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한 의류업체에 취업한 그는 일을 하면서 신발에 관심이 생겼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 늦은 나이에 독학만으로는 도저히 신발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해 국내에 유일하게 신발(운동화) 관련 학과가 있는 전문대학으로 유턴입학을 결심했다.
[대학저널 신영경 기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에 진학하는 유턴 입학이 꾸준히 늘고 있다. 대졸 취업난이 지속되고 평생학습 수요가 증가하면서 취업이 잘 되는 전문대학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인천재능대 총장)는 지난 2일 2019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를 살펴보면 2019학년도 전문대 지원자는 153만 6237명으로 전년보다 10만 8620명이 증가했다. 평균 경쟁률은 9.3대 1로 전년 대비 0.8% 늘어났고, 충원율도 97.2%로 0.3% 상승했다.
전문대학의 지원율과 충원율이 늘어나게 된 이유는 산업현장 맞춤 교육을 통한 취업률 상승과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한 교육과정이 수험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결과를 입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3~2017년) 취업 통계에 따르면, 일반대의 취업률은 계속 하락한 반면 전문대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대와 일반대의 취업률은 지난 2013년 3.1%에서 2016년 6.3%, 2017년 7.2%로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전문대교협 측은 “최근 전문대교협 내 진로진학센터 구축을 통한 전문대학 발전과 취업역량 강화, 적극적인 입학정보제공 등으로 2019학년도 신입생 지원이 증가하는데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공별 지원율을 보면 간호 전공이 12.8대 1로 최상위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2.2%p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이어 시각디자인전공 10.9대 1, 제과‧제빵전공 8.5대 1 등으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로봇‧드론 전공분야의 충원율이 크게 높아진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로봇전공 충원율은 올해 97.7%로 전년보다 14.9%p나 증가했다. 드론 전공도 93.1%에서 95.7%로 2.6%p 올랐다.
특히 평생학습 시대를 맞아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만학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박선민 할머니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구지역 최고령 응시자다. 환갑이 지난 뒤 야학과 독학으로 뒤늦게 학업에 매진한 박 씨는 초·중·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치고 올해 수성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정원외로 실시한 만학도 및 성인재직자 전형을 보면 2019학년도 지원자 수는 7268명으로 2년 전보다 1271명이 늘었다. 실제 입학자 수도 2017학년도 1559명에서 1740명으로 181명 증가했다.
25세 이상 입학자 수는 정원 내·외를 포함한 전체 신입생 17만 5210명 가운데 1만 990명을 차지했으며, 40세 이상도 5756명에 달했다. 또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대에 입학한 유턴 등록자는 1526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황보은 사무총장은 “현 청년 세대는 학력주의를 벗어 던지고, 학벌보다는 실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공으로 소신 있게 다시 선택하고 있다. 이것은 능력중심사회로의 사회적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전공 설계와 인생 이모작을 위한 평생직업교육 시스템 구축돼 있다”며 “앞으로도 취업역량을 고려해 학벌이나 학력이 아닌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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