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치된 폐교 420개…활용방안 모색 필요
지자체와 지역민 적극 협력 필수<br/>교육·문화·복지시설 등 지역명소로 재탄생
신영경
ykshin@dhnews.co.kr | 2018-10-26 15:52:22
[대학저널 신영경 기자] 인구절벽의 위기 속에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폐교들이 속속 늘어나는 실정이다. 그중에서도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 폐교가 전국에 400여 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가치만 약 2900억 원이라 효율적인 폐교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 폐교재산 활용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3월 1일 기준 전국 420개의 폐교가 미활용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각 시·도 교육청에서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폐교시설은 총 1413개교다. 이 가운데 993개교가 교육, 사회복지, 문화, 공공체육 등의 목적으로 외부에 임대돼 활용되고 있다.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폐교시설은 전국에 걸쳐 총 420개로 건물면적 48만 3109㎡, 대지면적 519만 7842㎡이다. 대장에 기재된 가격 기준으로 재산가치는 건물과 대지가 각각 1450억 원씩 약 2890억 원의 재산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활용 폐교시설은 지역별로 전남지역에 118개교, 경남지역에 75개교, 경북지역 69개교, 강원지역 40개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어촌 지역의 학교들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 이후, 접근성과 같은 문제로 활용처를 찾지 못한 채 계속해서 방치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령인구 감소가 지속됨에 따라 폐교시설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문을 닫은 학교들이 오랫동안 방치돼 흉물이 되고 있다는 것. 여기에 투입되는 관리비 역시 만만치 않아 폐교가 교육재정을 축내고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막대한 자산가치를 갖는 폐교시설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인근의 지역주민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지역주민들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활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치된 폐교들이 청소년 탈선의 온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도 문제다. 관리자가 없는 폐교는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 집단패싸움 등을 하는 장소로 변화한다. 화재예방이나 방범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화재발생의 위험도도 높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폐교가 그대로 방치되면 건물 유지 보수에도 어려움이 있고 특히 외부인 무단 침입 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방치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활용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좋은 것은 해당 시설들이 학교였던 만큼 학생 중심의 체험교육, 현장학습의 장으로 거듭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복합시설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검토와 조율을 거쳐도 활용계획 마련이 불가능한 곳은 조기에 매각을 추진해 폐교 장기 보유에 따른 행·재정적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폐교를 건전한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지만, 아직은 정책면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폐교문제는 학교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폐교부지의 활용은 무엇보다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원만한 협의가 이뤄져야 할 터. 이에 각 시도교육청과 지자체는 효율적인 폐교 활용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실행하고자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최근 들어 폐교가 교육·문화·복지 시설 등으로 탈바꿈해 지역명소가 된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폐교를 활용해 가족자연체험시설인 가족캠핑장을 조성하고 있다. 도농 상생 정책의 하나인 캠핑장 조성사업은 2013년 횡성 별빛마을 캠핑장을 시작으로, 2014년 포천 자연마을 캠핑장, 2015년 제천 하늘뜨레 캠핑장, 2016년 철원 평화마을 캠핑장 등 현재까지 모두 7개의 가족캠핑장을 마련했다.
주용태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앞으로도 방치된 폐교들의 활용을 촉진하고 서울시민에게 휴식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 도시들과 더욱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에 위치한 책마을해리는 책을 읽고 책을 만드는 마을을 만들고자 2012년 폐교된 학교에 문을 연 곳이다. 고창 해리면 월봉마을의 폐교 땅에 출판사와 도서관 등에서 기증받은 12만 권의 책을 모아둔 도서문화공간이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감자꽃스튜디오는 옛 산촌폐교(노산분교) 건물을 강당이나 도서관, 박물관, 갤러리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시킨 복합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창작 연구활동과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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