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14만 시대, 운영은 '낙제점'
2015년 확대방안 발표 후 14만 명 돌파, 양적 성장 이뤄<br/>부실교육, 불법체류 등 질적문제 심각…전문가 "교육의 질 담보돼야"
신영경
ykshin@dhnews.co.kr | 2018-09-21 17:44:40
[대학저널 신영경 기자]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개혁 바람 속에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돌파구로 삼으려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양적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유학생 교육의 질적 관리는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5년 당시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대응과 대학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 유치’라는 목표를 내걸었다. 같은 해 교육부가 ‘유학생 유치 확대방안’을 발표한 뒤로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2016년 외국인 유학생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교육부의 2018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외국인 유학생(재적학생 기준) 수는 14만 22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만 3858명에서 1만 8347명(14.8%)이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부작용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중국 측 관계자가 우리 교육부를 찾아와 일부 대학의 부실 교육에 대한 항의를 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교수들이 한국 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 과정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 유학생을 상대로 ‘학위 장사’를 한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을 정도다. 지방에 위치한 한 대학은 한 학기 수업을 2주 만에 끝내는 등 중국 대학원생들에게 ‘속성 교육’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방학에만 실시하는 집중 이수제였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에 교육부는 대학들에게 유학생 대상으로도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편성할 것을 권고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대학의 85% 이상이 사립대다 보니 대부분 학교 운영수입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이 지속되면서 대학들이 재정을 확보하고자 유학생 수를 늘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수를 확대하는 것이 대학의 재정난 해결을 위해 좋은 대안이 되겠지만, 단순히 숫자 올리기에 혈안이 된다면 국내 대학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며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 신분을 가장해 불법체류를 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불법체류 유학생은 2016년 1034명에서 지난해 1112명으로 7.5% 늘었다. 법무부는 지난 2월 ‘유학생 사증(비자) 및 체류관리 개정 지침’을 마련하고 3월 1일부터 이를 적용시키는 등 해결방안에 나섰다. 교육부 역시 유학생을 확대하며 불법체류자를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하반기 대학·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부의 대응책이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연덕원 연구원은 “유학생과 관련한 뚜렷한 정책들이 나와있지 않다. 유학을 온다는 건 전문적인 학문을 배우기 위함이다.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려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유학생을 관리하는 선진적 시스템이 대학 내 구축돼야 하며, 무엇보다 체계적인 대학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과 정부차원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 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부족한 재정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만 치부돼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대학은 교육의 질이 담보돼야 하는 곳이다. 대학의 본질적인 취지에 입각해 유학생을 교육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차원에서도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사회 문제를 대학 자율성에만 맡길 수는 없으니 말이다.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점검이 필요한 때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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