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증진, 환경 조성이 먼저”
성인·학생 '일(학교·학원) 때문에' 책 읽을 시간 없다
임지연
jyl@dhnews.co.kr | 2018-04-26 13:07:00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지난 4월 23일,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맞이해 다양한 곳에서 독서 행사가 진행됐다.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던 ‘세인트 조지’ 축일이자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 명작을 남긴 영국 셰익스피어와 ‘돈키호테’의 저자인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가 1616년 이날 함께 타계해 문학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날이다. 이에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지정했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출판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출판 부흥 원년을 만들기 위해 25년 만에 지정한 ‘책의 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책 축제 ‘누구나 책, 어디나 책’을 개최해 다양한 독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전국 각지 서점과 도서관, 지방자치단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독서 문화 프로그램들을 1년 내내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독서 진흥을 꾀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기념행사와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초등학교 405곳, 중학교 324곳, 고등학교 109곳 총 840개교 각 학교 도서관에서 4월부터 1890건의 독서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효제초는 ▲3인 1조 ‘우리는 책 친구’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가족끼리 이야기 나눠 활동지를 작성해 도서관에 제출하는 ‘한 가족 1책 읽기’ 등 행사를 연말까지 전개한다. 서초중은 항상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아침 등교시간에 선생과 도서부 학생들이 ‘책 읽는 서초중, 캠페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성암국제무역고는 학생들의 전공과 연계해 미국, 중국, 일본 관련 책을 사전에 읽고 독서퍼즐을 통해 정답을 맞추는 ‘세계와 친해지는 독서 퍼즐 행사’를 운영한다.
이 외에도 학교별로 ▲책과 저작권 ▲도서관과 함께하기 ▲독서 소품 만들기 ▲책 함께 읽기 ▲책 나눠 보기 등 유익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독서율을 높이고, 성인까지 독서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학생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세계 책의 날 행사가 책과 도서관을 가까이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인·학생 ‘일(학교·학원) 때문에’ 책 읽을 시간 없다
이처럼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독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책을 읽어야 할 성인과 학생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5일 발표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소 책 읽기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성인과 학생 모두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성인 32.2%, 학생 29.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성인은 ‘휴대전화 이용, 인터넷 게임을 하느라’(19.6%), ‘다른 여가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15.7%)라고 답했으며, 학생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21.1%), ‘휴대전화, 인터넷, 게임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18.5%) 순으로 답했다.
특히 본인의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성인 59.6%, 학생 51.5% 등이 응답해 과반수 이상이 독서량 부족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느낌에도 불구하고 ‘일(학교·학원)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최근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10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75.5%)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근로시간도 ‘8~10시간’이 61.3%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리급’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1시간으로 가장 많았으며 ‘과장급’ 9시간, ‘차장급’ 8.9시간, ‘사원급’ 8.5시간, ‘부장급’ 8.4시간, ‘인턴’ 8시간 등 대부분의 직급이 평균 근로시간인 8시간보다 많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학업량도 만만치 않다. 대학생 A씨는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규 시간 외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했다”며 등교하고 난 뒤부터 야간자율학습 시간까지 쉬지 않고 공부했다고 털어놨다. 등교시간이 8시라는 것을 감안하면 12시간 이상을 공부에 쏟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즉, ‘독서환경 조성’이 답이지 않을까.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실태조사 결과를 참고해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8 책의 해’와 연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3월 책의 해 선포식, 4월 세계 책의 날, 6월 서울국제도서전, 9월 대한민국 독서대전, 10월 전국도서관 대회, 11월 서점의 날 등을 잇달아 진행하고,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독서프로그램과 풀뿌리 독서동아리 활동,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연중 개최한다. 또한 지역과 일상에서 책 읽는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에 독서인구 확대 방안을 담을 예정”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독서 행사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참여 가능하다. 실생활 속에서의 독서환경이 먼저 조성되고, 책 읽기를 권해야 모두가 즐겁고 행복하게 독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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