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만의 색깔 있는 인재들, RC에서 탄생한다”

[명문대 탐방]전북대학교

임승미

lsm@dhnews.co.kr | 2018-04-24 17:31:39

학습과 생활 결합한 교육모델…전인 교육 실현하는 생활밀착형 교육시스템
RC 학생들, 벤처 기업 창업부터 <RC, 인재육성학교> 책 발간까지 다양한 성과 ‘눈길’


[대학저널 임승미 기자] 최근 많은 대학들이 레지던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이하 RC)를 도입하고 있다. RC는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결합한 교육모델을 말한다. RC는 하버드대, 예일대 등이 앞서 실시해 일명 ‘아이비리그형’ 교육모델로 알려져 있다. 학업은 물론 봉사활동을 통한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고 다양한 문화체험 등을 통해 인성과 기초소양을 함양함으로써 전인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교육시스템이다. 전북대학교(총장 이남호)는 2015년 국립대 최초로 RC를 도입했다. 도입 초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교직원들과 학생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RC는 전북대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자 자랑이 됐다.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RC 적극 도입
전북대는 지속적인 교육 여건의 개선과 대학 구성원의 노력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열악한 지역적 교육·사회 환경과 신입생의 학력 저하 및 편차 심화를 문제점으로 인식해 왔다. 김동욱 전북대 큰사람교육개발원장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선도적으로 극복하고 개선할 수 있는 교육 환경 구축 필요성을 인지하고 전북 지역의 문화적 독창성이 반영된 전북대만의 색깔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레지덴셜 칼리지(RC)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RC의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학습(Learning)과 생활(Living)을 결합한 교육모델인 만큼 기숙공간과 생활공간이 연계돼 학업·봉사활동·다양한 스포츠 및 문화 활동 등을 통해 인성교육, 전일/전인교육, 기초소양 함양 등을 실현하고 있다.


김 원장은 RC에 대해 “문학적 소양 배양과 타인에 대한 이해 증진으로 소통하는 인재,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체득해 공동체를 주도하는 인재, 협력 및 토론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소통능력·리더십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학생들 성장 도모
현재 전북대 RC 운영 시스템은 한 학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80포인트 이상을 취득하게 되면 RC 인증을 받을 수 있다. RC 교육과정은 ▲공통프로그램 ▲플로어프로그램 ▲전체프로그램 ▲자치활동 프로그램 ▲보수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공통프로그램은 일반선택 교과목, 공동체학습으로 구성된다. 2018학년도 제1학기 일반선택 교과목은 셀프리더십, 다문화연구, 생활철학여행이 있으며 학생들은 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한다. 공동체학습은 멘토(재학생)-멘티(신입생) 조별 공동체 학습으로 이를 통해 학교 생활 적응과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플로어 프로그램은 오케스트라, 아트, 커뮤니케이션, 에코, 휴머니티, 스포츠, 벤처 총 7개로 구성돼 있으며 학생들은 소속된 플로어 활동에 참여한다.


오케스트라 플로어에서는 음악적 성취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그를 통한 학생의 자존감 고취와 문화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실행한다. 아트 플로어는 학생들의 기초 학습 역량 외에 예술분야의 소통/창의/문화 역량 강화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커뮤니케이션 플로어에서는 토론 및 말하기의 끊임없는 훈련으로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말하기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한다. 에코플로어에서는 자연환경과 식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작물의 재배기술을 습득해 활용함에 따라 바른 인격 성장과 우리 주변의 식물자원을 이해하는 과정을 목표로 한다. 휴머니티 플로어에서는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주요 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활동으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 건전 멘토링이 있다.


스포츠 플로어는 스포츠를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인간 육성을 위해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종목의 스포츠를 중심으로 활동을 진행한다. 국궁, 골프 활동과 더불어 스포츠 경기 관람, 스포츠 동아리를 통해 공동체 정신 함양과 모험심을 기를 수 있다. 벤처 플로어는 창업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며 학생들에게 창업의 설계 및 아이디어 구상, 운영을 통해 창의·실무·모험 역량 배양을 목적으로 활동한다.
전체프로그램은 모든 RC 학생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전체 오리엔테이션, 플로어의밤, RC올림픽, 성과발표회, 둘레길 탐방 등이 계획돼 있다. 자체활동 프로그램은 RC 동아리 활동, 자기주도형모험활동, 자치위원활동이 포함돼 있다. 특히 자기주도형 모험활동은 RC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대내외 학생지원프로그램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RC 학생들, 대내외 활동에서 다채로운 성과 ‘두각’
전북대는 2015년 65명의 학생들을 시작으로 2016년 444명, 2017년 592명, 2018년 522명의 RC 참가 학생들을 선발했다. 다양한 교양교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물론 멘토링 활동, 둘레길 탐방, RC 올림픽, RC 예술제, 특색 있는 플로어별(문화, 예술, 체육 등) 활동 프로그램, 학생 자율프로그램(동아리, 자기주도 모험활동 등)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80여 회의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됐고, 2017년에는 교양 교과와 비교과프로그램, 전체프로그램 등 220여 회의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다양한 RC의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의 경우 대내외 모험활동에서 많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벤처 기업 창업부터 국궁 대회 입상, <RC, 인재육성학교> 책 발간, 전북대 모험대사 참가 등의 다채로운 성과를 보였다.


김 원장은 “추후 RC는 재학생(멘토) 한 명당 신입생 비율(2017년 1대 5, 2018년 1대 2)을 점차적으로 줄여갈 계획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재학생이 신입생의 개인별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교 생활 적응과 공동체 의식 및 인성 함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뿐만 아니라 RC 교육과정에 연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RC 오케스트라 창설, RC 해외봉사 추진, RC 국악오케스트라 등 활동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INTERVIEW


“유익한 대학생활을 가능하게 한 RC 프로그램”
전북대 물리학과 15학번 최한얼 씨와 화학과 16학번 김가현 씨에게 듣는 생생한 RC 이야기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날 전북대 물리학과 15학번 최한얼 씨와 화학과 16학번 김가현 씨를 만났다. 이들은 RC 덕분에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RC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고.


두 사람은 RC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중한 경험들을 모아 책 <RC, 인재육성학교>(전북대학교 출판문화원)으로 펴냈다. 최한얼 씨와 김가현 씨를 통해 RC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Q. RC를 지원하게 된 이유는?
최한얼 씨(이하 최) : “한 번뿐인 대학생활을 재미있게 보내고 싶어 대학 입학 후 학사공지를 열심히 살펴봤다. 당시 기숙사에서 살고 있던 중이었는데, RC 프로그램을 하면 기숙사 안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 지원하게 됐다.”


김가현 씨(이하 김) : “수능이 끝나고 정말 열심히 놀았다. 놀다 보니까 회의감이 느껴져서 대학 입학 후에는 대학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전북대 입학이 확정되고 나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던 중 학사공지를 통해 RC를 알게 됐다. RC를 하면 대학생활을 유익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다.”


Q. 어떤 플로어에서 활동했나?
최 : “2016년과 2017년에는 아트 플로어에 참여했고, 현재는 오케스트라 플로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술은 접하기 쉬우면서도 어렵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추가적인 비용 없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아트 플로어에서 오케스트라 플로어로 바꾼 이유는 예술 활동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오케스트라 플로어에서는 비올라, 첼로, 플룻, 바이올린, 클라리넷 중 한 가지 악기를 선택해 배울 수 있는데 나는 플롯을 선택했다. 못하는 실력이지만 인내심 넘치는 음대 학생이 잘 알려줘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무엇보다 플로어 활동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총장님과 많은 교직원 분들이 참여할 정도로 큰 행사 중 하나인 RC예술제에서 사회를 맡은 경험도 있다. 2017년에는 RC에 새롭게 도입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운영도 해봤다.”


김 : “2016년과 2017년에는 벤처 플로어에서 활동했으며, 올해는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느껴 사람답게 살고자 스포츠 플로어를 선택했다. 1학년 때 벤처 플로어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스스로 예술 감각도, 스포츠 감각도 없다고 생각해 벤처 플로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당시 벤처 플로어 활동을 하면 커피숍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에 대한 환상이 있던 터라 홀리듯이 벤처 플로어를 선택했다. 아쉽게도 커피숍 운영은 못했지만, RC를 통해 창업교육을 받고 창업교육센터를 통해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할 수 있었다.”


Q. 전공과 관련 없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최 : “솔직히 가끔은 ‘이게 맞나’라는 걱정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여러 활동을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그만큼 내가 깊어지고 풍부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사는 세상은 스스로가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력이 필요한 세상이 될 것이다. 뭔가를 만들어 내려면 콘텐츠가 필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활동들은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RC를 통한 많은 활동들이 나를 이해하는 데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작은 도전과 성공 경험들이 그 사람의 자신감과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RC와 같은 경험들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것들을 도전해 보는 것이 인생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김 : “취업에 대한 걱정이 없는 학생은 없을 거다. 하지만 선배들을 보면 전공만 공부한다고 해서 취업이 잘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취업은 그 사람의 역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역량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고 RC 활동을 하고 있다.


RC 활동은 나를 이해해보는 시간이 됐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나 나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3학년이 된 지금 실험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미리 나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세부전공을 고를 때 큰 도움이 됐다.”


Q. RC 수료 기준이 다소 높은 것 같은데?
최 : “RC는 한 학기 동안 프로그램에 참여해 80포인트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얻는 게 있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한다. RC를 신청하면 기숙사에서 살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 우선권을 얻었으면 RC가 하고자 하는 교육에 잘 따라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절대 높지 않은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포인트는 성취를 단계적으로 구별하고 가시적으로 볼 수 있게 해 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는 130 후반대의 포인트를 기록했고, 가현이는 포인트를 계산할 수 없을 정도여서 전체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각각의 플로어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시간을 투자하게 되고 그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김 : “RC 과정이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다. 아무리 좋은 혜택을 받는다고 해도 힘들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특히 신입생 때는 동아리, 학과, 학생회 활동 등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때다. RC는 기숙사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주로 저녁 시간에 활동이 이뤄진다. RC를 하는 이상 일주일에 이틀은 무조건 저녁시간을 비워야 하는데, RC에 집중하다 보면 과 친구들과 거리감이 생기고 학과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RC를 선택한 이상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입생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열심히 활동하고 나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Q. 미래의 RC 후배들에게 한마디!
최 : “사실 RC 프로그램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차피 힘들 거라면 ‘이게 나한테 도움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당시에는 힘들지만 그 힘듦을 극복해야 스스로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 넘어져 보지 않으면 내가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일단 넘어지고 부딪히고 깨져봐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을 깨야 새로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만 갇혀서는 성장할 수 없다.


또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RC 활동을 할 때에도 ‘하나라도 얻어가자’는 마음으로 활동하면 그게 나중에 다 도움이 된다. 똑같은 교육을 듣더라도 변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건 배우는 사람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성장통 없는 성장은 있을 수 없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돌아간 시간을 후회하지 말고 현재를 충실하게 보내면서 미래를 보고 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김 : “요즘 전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친구들이 많다. 그냥 성적에 맞춰 입학한 친구들도 많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화학이 좋아서 화학과에 왔지만 가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RC가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RC 프로그램의 장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다양한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건축에 관심이 있었는데 건축공학과의 일상을 볼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RC활동을 하면서 건축공학과 친구들을 알게 됐고 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RC 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다. 이러한 경험들이 나에게 자양분이 돼 취업 준비 시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RC를 하기 위해서는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뒷받침돼야 한다.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없으면 얻어갈 수 있는 게 없을 수도 있다. 또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먹는 것도 중요하다. RC 활동을 하면서 내가 이 시간만큼은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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