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끼를 찾아 주는 것은 진학지도 교사의 몫"

[진학교사에게 듣는다] 이재하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수석대표

최창식

ccs@dhnews.co.kr | 2017-12-28 16:01:40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가르치면서 행복을 찾고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맞는 올바른 진로와 진학지도를 통해 보람을 느낍니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이재하 대전 중일고 교사는 성공적인 입시지도는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것보다 한 명이라도 재수를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진협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 단위의 진학협의회(진협)가 모여 결성된 고등학교 진학지도교사 모임이다. 진협은 학생, 학부모 대상 설명회, 전형별 입시 요강 분석, 배치 기준표 작성, 교사 연수회 등을 통해 각급 학교의 정보를 공유하고, 각종 진학 정보들을 데이터 베이스화 하여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학교와 지역 간 정보교류를 활성화해 지역별 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진학정보를 제공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전진협은 다양하게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대비, 각 학교에서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진로진학상담과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험생들의 맞춤형 입시자료, 정보제공 등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진학지도교사들의 전문성 구축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재하 전진협 수석대표를 만나 전진협 활동과 대학입시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는 어떤 단체인가.
"대학별로 다양한 입시제도가 시행되면서 대학 입시에 대한 정보 교류는 물론 학생들의 올바른 진학지도를 위한 진학지도교사 모임이다. 해마다 바뀌는 입시전형을 공부하고 개별 고교의 입시결과 자료를 모아 분석하고 공유함으로써 학생들의 진학에 최선을 다하기 위함이다.


수도권지역은 상대적으로 입시에 관한 고급 정보가 많고 접하기 쉬운 반면 비수도권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류를 통해 입시정보를 공유하고 그것을 토대로 입시상담이 이뤄지면서 협의회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


진협은 전국 17개 시·도 입시자료를 모아 DB화해 이를 배치표로 만들어 입시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또 교사 개인별 진학 지도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고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함으로써 공교육 강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아직 우리 교직사회는 다른 조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디다. 보다 더 많은 교사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입시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진협이 입시 정보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전진협에서는 수능에 대한 제도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데 어떤 내용인가.
"지금까지 수능은 명목적으로는 대학에서 학문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학 입시 평가 도구로서 변별력 확보가 주목적이었다. 이러한 수능 체제에서 학생들은 상위 석차를 노리고 무한 경쟁을 해야만 했고, 고교 교육은 수능 시험 준비에 매몰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수능시험으로 과연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수능 성적의 기능은 고교생이라면 공통으로 이수해야 할 과목에 대한 성취도를 평가하는 일종의 진단평가, 대학 지원 자격을 가늠하는 최저학력 평가 역할을 해야 한다.


수능 성적의 최저 학력화는 학생별·고교별 학력 격차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수능 점수의 신화에서 탈피해야 학교 교육도 수능에 종속되지 않고 정상화될 것이다. EBS 교재 문제 풀이나 하는 죽은 교육에서 벗어나, 다양한 책도 읽고 풍요로운 토론도 하며 끊임없는 의문과 대안이 모색되는 열린 수업이 구현될 것이다.


고교 교육이 수능 상대평가에 종속되어 한 문제라도 더 맞도록 무한 경쟁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에 배치된다.


수능 평가 방식이 고등학생으로서 이수해야 할 학력 성취 수준을 진단하는 '절대평가'에 목표를 둘 때, 고교는 수능 시험에 짓눌리지 않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반영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수능은 그동안 많은 개편과정을 겪어 오면서 고교 현장에 혼란만 가중시켰다. 단적인 사례가 2014학년도에 도입된 수준별 수능으로 영어 A/B형은 당해 연도만 시행하고 사라졌다.


올해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실시했는데 이에 따른 부작용이 또 나타난다면 다음에는 또 어떤 방안을 내놓을 것인가?


결국 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를 두고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을 단계적 접근으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전면 절대평가를 향한 향후 일정, 교육혁신을 위한 정책 로드맵이 없다. 단계별 전환에서 전면 전환까지 고등학교 교육의 파행과 대입 환경의 혼란은 적어도 2024년까지 계속되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 대학 모두 고통을 받게 된다. 결론은 2021학년도 수능 시험은 절대평가로 하자는 것이 전진협의 주장이다."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에 대한 전진협의 구체적인 대안은.
"교육부가 내놓은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2015 개정과정의 취지에 따른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표방하면서도 수학 가·나형, 사탐·과탐 택 1 형을 제시해 여전히 문·이과로 나누고 있다. 영어, 통합사회·과학, 한국사, 제2외국어 등 일부과목에만 절대평가를 도입한 1안의 경우 상대평가인 국어, 수학에 집중하도록 만들어 수업이 파행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진협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공통사회, 공통과학, 한국사 등 공통과목만 수능절대평가를 도입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교사들이 공감한다. 수능은 말 그대로 자격시험으로 바꾸고 대신 학생부 위주 전형을 강화시키는 게 옳다고 본다."


고교 성취평가제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고교 성취평가제 도입은 시간을 두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취평가제는 같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끼리 경쟁에서 벗어나 협력학습이나 학습 성과 공유 등 장점이 많은 제도다. 하지만 입시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성취평가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상대평가에 의해 내신에서 불리했던 특목고나 자사고는 유리한 반면 일반고는 더 황폐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얼마전 전국 진로진학 담당교사 774명을 대상으로 '고교 성취평가제 찬반' 투표 결과 찬반의견이 거의 반반으로 나타났다.


전형평가에 있어서도 학교마다 학생의 학업성취수준 평가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타당성과 공정성, 수준과 정도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제기된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 또 다양한 평가방법의 시도가 자칫 일선 학교의 과중한 부담으로 떠넘겨지거나 자칫 공교육을 벗어나 사교육을 유발하는 단초가 될 우려가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오랫동안 진학상담을 해오면서 어려웠던 점과 보람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가령 한 반 학생이 30명이면 학생들 한 명 한 명 맞춤형 입시상담을 제공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우선 입시 정보를 많이 알아야하는데 대부분 교사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문제는 정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전진협에서 정보공유와 세미나를 활성화하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 때문이다. 전진협에서도 노력하고 있는데 진학지도에 필요한 매뉴얼이 개발되어 그런 자료를 토대로 입시상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진학지도를 해오면서 보람이라면 성적으로는 도저히 가고 싶은 학교를 못가는 학생 중에 간혹 숨어 있는 끼를 찾아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이 가끔 있다.


이런 학생들의 끼를 찾아주고 어렵게 대학 진학에 성공한 학생들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다. 학생이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을 제대로 제시해 주는 것이 입시를 지도하는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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