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사총협, 입학금 폐지 협의 '결렬'
사총협 등록금 인상 요구에 교육부 간담회 취소
정성민
jsm@dhnews.co.kr | 2017-10-24 18:54:26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사립대들의 입학금 폐지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가 단계적 입학금 폐지에 합의했지만 사총협에서 입학금 폐지 조건으로 등록금 인상을 요구, 교육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
입학금은 입학식, 오리엔테이션 등 신입생들의 입학 관련 경비로 지출된다. 그러나 산정과 지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입학금은 꾸준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등록금 부담 완화의 일환으로 대입 전형료 인하에 이어 입학금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사립대들에 앞서 국공립대들이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는 지난 8월 17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2017년도 제3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입학금 폐지를 결의했다.
국총협에는 강릉원주대, 강원대, 경남과학기술대, 경북대, 경상대, 경인교대, 공주교대, 공주대, 광주교대, 군산대, 금오공대, 대구교대, 목포대, 목포해양대, 부경대, 부산교대, 부산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교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순천대, 안동대, 인천대, 전남대, 전북대, 전주교대, 제주대, 진주교대, 창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충남대, 충북대, 한경대, 한국교원대, 한국교통대, 한국방송통신대, 한국체대, 한국해양대, 한밭대 등 41개 국공립대들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사립대들은 입학금 폐지를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사립대들은 재정지원사업을 제외하고 별도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등록금이 핵심 수입원이다. 하지만 장기간의 등록금 인하 또는 동결에 따라 일부 대형 대학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대입전형료 인하에 입학금 폐지까지 겹치면,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교육부는 사립대들의 입학금 폐지 유도를 위해 사립대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회를 구성,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하고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사립대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사립대들을 압박했다. 실태 조사 결과 대부분 대학들이 입학금의 상당액을 입학 업무와 무관하게 지출한 것이 드러나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결국 사총협은 지난 13일 입학 실소요 비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이어 교육부는 지난 20일 사총협과 실소요 비용 인정 기준, 단계적 폐지 기한, 인센티브 방안 등을 논의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총협에서 "실제 입학 업무에 쓰이는 실비를 뺀 나머지 금액만큼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하고, 대신 등록금을 1.5%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교육부에 전달하면서 협의가 결렬됐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11조'에 의거, 등록금 인상한도는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다. 2017년 법정 등록금 인상한도는 1.5%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에 맞춰 대부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법정 등록금 인상한도까지만이라도 허용해 달라는 것이 사총협의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 협의의 전제 조건으로 등록금 인상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사립대 측이 등록금 인상을 주장,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산출 근거도 모호한 입학금 대신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 자체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2~4학년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사립대들의 단계적 입학금 폐지를 유도하기 위해 국가장학금 Ⅱ유형 지원과 일반재정지원 시 입학금 폐지 대학 대상 인센티브 강화와 입학금 관련 시행령 마련을 추진하고, 11월 중으로 대학별 입학금 폐지 계획을 제출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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