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 신축, 주민들 반대로 몇 년째 지지부진

기숙사 수용률 20.1% 불과…대학·정부 대책 나서<br/>고려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은 주민 반대로 기숙사 신축 난항

신효송

shs@dhnews.co.kr | 2017-07-07 15:36:36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갈수록 치솟는 방값과 낮은 기숙사 수용률로 대학생들이 고통 받고 있다. 대학과 지자체가 기숙사를 추가 신축하고 있지만, 일부는 주민들의 반발로 몇 년째 중단된 상태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2016년 전국 4년제 대학의 재학생 대비 기숙사 수용률은 20.1%이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이보다 낮은 15.1% 수준이다. 대선 전 교육부에서는 2017년까지 총 8만 296명의 학생을 기숙사에 수용, 수용률 2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또한 대선 공약에서 ‘기숙사 수용인원 5만 명 확대’를 내세우는 등 이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숙사를 신축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학교가 운영하는 기숙사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민간투자로 이뤄지는 민자 기숙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향토학사,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행복기숙사 등 다양한 종류의 기숙사가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 혹은 지자체에서는 기숙사 신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2013년 고려대 소유의 개운산 부지에 1100명 규모의 기숙사 신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지역 주민들이 산림 훼손, 여가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성북구청이 토지용도 변경을 허가해주지 않은 것. 고려대에서는 주민을 위한 체육시설, 휴식공간 조성 등 대안책을 내놓았으나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계속되는 신축 불가 상황에서 고려대 총학생회 측은 지난 5월 기숙사 신축을 위한 탄원 운동을 진행해 학생들로부터 3000장이 넘는 탄원서를 받아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다.


한양대도 지난 2015년 1990명 수용이 가능한 기숙사 신축 계획을 발표했으나, 고려대처럼 주민들의 반대로 삽조차 뜨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이 ‘생활관 건립 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조직적으로 반대에 나서고 있다. 반대 이유는 생존권 위협. 위원회 측은 “대학가 근처 원룸의 경우 영세 원룸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숙사가 들어설 경우 이들의 노후를 위협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신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총신대는 기존의 낮은 기숙사 수용률과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위해 116실을 갖춘 기숙사, 주차장, 강당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을 지을 계획이었다. 지난 2016년 7월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웃 아파트 주민들이 학교와 아파트 사이에 있는 옹벽이 붕괴될 수 있다며 건축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이웃분쟁조정센터에 조정 신청을 했으며 서울시가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공용기숙사 건축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지난 2015년 서울 성북구 내 국유지에 행복기숙사 신축을 발표했다. 행복기숙사는 지방출신 대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숙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까지 받았지만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로 건축이 연기된 상태다. 주민들은 조망권·일조권 침해, 젊은 층 유입에 따른 범죄 가능성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자체 결성된 ‘행복 기숙사 건립반대 추진 위원회’ 측에서 “세월호의 참사를 벌써 잊으셨나요?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어 논란에 휩싸였다. 이 현수막은 현재 주민들의 항의로 철거된 상태다.


결국 기숙사 건축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지역 주민들의 반대라 볼 수 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비슷한 상황에 부딪혔던 세종대의 경우 지난 2015년 꾸준한 협상을 통해 주민들과의 기숙사 신축 합의를 이끌어냈다. 세종대는 원룸 공실률 최소화를 위해 주민들에게 공실정보를 공유하고 입주 희망 대학생들을 연결시켜주기로 했다. 또한 교내 주차장 일부를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고 대학도서관을 무료로 이용하게 해주는 등 편의사항도 제공했다. 서울과기대도 지난 2013년 대학 기숙사로 인한 임대업주의 공실 발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주거정보 시스템’을 도입 운영했다. 이를 통한 임대차 계약 성사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구청이 적극적으로 허가해주거나 소송을 제기해 신축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지난 2014년 서대문구청 측에 기숙사 신축 허가를 요청, 4개월 만에 허가를 받아냈다.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긴 했지만 지난 2016년 준공할 수 있었다. 홍익대는 지난 2013년 마포구청이 주민들의 반대로 기숙사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 2015년 승소해 2016년 준공에 들어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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