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 충실 여부’를 판단하는 전형”

[입시전문가에게 듣는다]김일태 전국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회장(가천대 입학팀장)

신효송

shs@dhnews.co.kr | 2017-06-27 17:04:55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최근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전형은 단연 학생부위주전형이다. 2018학년도 기준 전체 신입생의 73.7%(25만 9673명)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며, 이 가운데 86.3%(22만 4166명)를 학생부위주전형으로 뽑는다. 학생부위주전형은 교과와 종합전형으로 구분되는데 교과전형은 교과 중심, 종합전형은 비교과, 교과, 자기소개서, 면접 등 다양한 분야가 평가 대상이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다. 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대입전문가의 진심어린 조언이 필요하다. <대학저널>이 가천대학교 김일태 입학팀장 겸 전국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장을 만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노하우와 대입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전국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전국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는 2002년 발족한 협의체로 입학 실무를 담당하는 대학 직원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처장협의회와 함께 대입제도 개선, 대입 정보 교환 등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회원대학은 198개교입니다. 정부에서 대입정책을 세우기 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조언을 해주는 단체라 보시면 됩니다. 회원대학 간 박람회, 취업설명회, 학교설명회도 공동으로 개최하며 함께 상생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전국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회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회장으로서 책임이 무겁습니다. 현재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입시정책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정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대학들이 똘똘 뭉쳐야 합니다.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공교육 중심의 대학진학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협의회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학생부종합전형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에 앞서 자신이 왜 그 학과에 가고 싶은지, 적성에는 맞는지 등 ‘진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고교 시절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교과교육이 중심이고 진로교육은 많지 않습니다. 진로가 명확하면 학과가 자연스레 따라오기 때문에 중고교에서 진로교육이 많이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아울러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은 ‘학교생활 충실 여부’입니다. 자신의 학교생활을 되짚어보고 보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기소개서도 중요한 영역인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때 결과가 아닌 과정위주로 평가합니다.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 활동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를 담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활동에 따른 수상결과를 중요시여기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소개서는 과정위주로 자신의 활동을 진실성 있게 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자기자랑’이 중요합니다. 자기자랑은 자기소개서의 최대 장점이기도 한데, 이를 학생들이 잘 표현해내지 못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자신의 활동을 일렬로 늘어놓지 말고 자신이 남들보다 어떤 부분이 뛰어난지를 명확하게 표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필은 대부분 적발되니 자제했으면 합니다.”


자기소개서를 대필하면 티가 나나요?
“그렇습니다. 고교생들이 쓰는 문구와 어른이 쓰는 문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넘어간다 해도 면접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대학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가 일치하는지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은 면접에서 꼭 질문을 합니다.”


면접평가에서의 노하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면접평가는 앞서 얘기한 부분과 더불어 학생의 인성을 보기 위해 시행하는 평가입니다. 학생들은 이를 ‘시험’이라 생각하고 부담을 느끼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합격하는 학생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학생, 둘째는 자신감 있게 표현하는 학생입니다. 말을 잘하고 못하고의 부분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도 배려를 해주고 있습니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으로 선발하는 전형이 아닙니다. 정량적인 내신이 아닌 정성 즉 전공적합성을 중심으로 내신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 B 두 학생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수학과를 지원했습니다. A학생은 평균 3등급에 수학은 4등급, B학생은 평균 4등급에 수학은 2등급입니다. 이럴 경우 B학생을 뽑는 게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방식이자 취지입니다. 실제로 가천대에서는 지난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내신 1.8등급이 탈락하고 4.2등급이 합격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왜 내신이 우수한 애들이 선발되냐’고 묻곤 합니다. 그런데 사실 내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비교과활동도 우수합니다. 즉 비교과활동 위주로 선발했는데 성적도 좋은 경우가 많아 발생한 오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신에 경쟁력이 있다면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9월 수시모집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입시전략과 학습계획은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을까요?
“고3 수험생에게는 이 시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7~8월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망 대학의 합격 여부가 갈립니다. 우리가 100m 달리기 시합을 할 때 시발점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50m에 도달하면 선수 간의 차이가 명확해집니다. 즉 수험기간에서 7~8월은 중간지점이기 때문에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더위’와 ‘6월 모의평가’입니다. 덥다고 해서 펜을 놓아버리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것입니다. 날씨가 좋아지는 9월부터는 하지 말라 해도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고 공부에 임해야 합니다. 또한 6월 모의평가 점수를 보고 좌절하거나 자만하는 경우가 있는데 목표의식을 갖고 더욱 공부에 매진해야 남들보다 더 앞서 달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난 3월 가졌던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얼마 전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의 전공, 취업 간 매칭률이 16%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학생들의 진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지금의 수험생들은 자신의 전공적합성을 제대로 파악해 대학에 진학했으면 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전공을 선택하길 바라며 더 나아가 대학간판과 서열을 보고 선택하는 폐단이 사라졌으면 합니다.”


현 대입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다 보니 관련 노하우를 많이 알려드렸습니다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늘면서 처음 취지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원래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는 사교육을 받지 않고 비교과활동이 우수하면서 전공적합성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전형의 입지가 줄고 학생부종합전형이 늘어나다 보니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을 두드립니다. 즉 다양성이 줄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취지에 맞는 학생들은 ‘나는 안 될 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좌절해버립니다. 이렇게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밀려난 학생들인 ‘중위권’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얼마 전 가천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 11개교에서 대학별 ‘대입 적성고사 입시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학교 측은 1000명 정도 참가를 예상했는데 사전 접수에서 5000명 이상이 몰렸습니다. 그만큼 해당 전형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들 수험생,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상위권 중심 상담만 한다’, ‘우리 같은 중위권은 찬밥 신세다’, ‘우리를 위한 대입정보나 제도는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우리나라 교육이 ‘풍선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한 쪽을 밀면 반대쪽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단순히 학생부종합전형만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에는 한계가 왔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전형의 다양성과 균형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의 본래 취지가 되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끝으로 한국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대학의 시스템이 선진국형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대학은 들어오는 문이 좁고 나가는 문이 넓습니다. 선진국의 대학들은 이와 반대입니다. 5~6년에 걸쳐 대학을 졸업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졸업장 취득이 어렵다보니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사회로 진출할 때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이어야만 대입 과열현상과 폐단이 사라지고 대학진학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줄이는 것도 미래 대학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봅니다. 이제는 서울, 수도권, 지방대학 가릴 것 없이 상생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합니다.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교육정책 중 하나가 프랑스의 대학 시스템입니다. 프랑스는 1대학, 2대학 등 대학 간 평준화가 잘 돼 있으며 중등과정 졸업시험인 바칼로레아를 응시하면 대부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이러한 대학문화가 조성되면 서열화가 없어지고 지방 거점대학의 경쟁력도 올바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은 우리나라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기관입니다. 근시안적 정책보다 멀리 내다보는 정책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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