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파행, 김상곤 후보자 인사청문회 빨간불(종합)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후폭풍···교육정책 차질 우려
정성민
jsm@dhnews.co.kr | 2017-06-20 15:39:0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야권이 논문 표절(중복게재)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후폭풍으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 이에 신임 교육부 장관 취임이 지연되면서 교육정책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표 교육개혁 적임자···교육부 장관 1순위 후보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교육공약 설계를 주도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가운데 김 후보자의 경기도교육감 시절 대표 교육정책들이 포함됐다. '혁신학교의 전국적 확대' 공약이 대표적이다. 혁신학교란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를 말한다. 보통 20~30명의 소규모로 운영된다. 김 후보자가 2009년 경기도교육감으로 취임하면서 혁신학교가 처음 등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문재인표 교육개혁'의 적임자로 꼽히며,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교육부 장관 1순위 후보로 거론됐다.
김 후보자는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보편적 교육복지와 교육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사회부총리로서 교육 이외에 여러 가지 사회 현안에 대한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앞으로 '모든 아이는 우리 아이이며, 교육은 국가가 책임진다'라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또한 4차 산업혁명의 가치를 겸비한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혹 '꼬리물기', 야권 사퇴 촉구···김 후보자, 정면 돌파 선택
하지만 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먼저 김 후보자가 대학교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논문 표절(중복게재)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박사학위 논문은 국내 4개 문헌 20곳, 일본 5개 문헌 24곳에서 정확한 출처 표시 없이 자신이 쓴 것처럼 사용됐다고 한다"면서 "교육부 수장의 자질을 의심케 하며, 지난 정부에서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논문 자기 표절(자신의 과거 저작이나 작품에서 사용한 내용을 자신의 다른 저작이나 작품에 사용하면서 해당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것) 등으로 낙마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논문 표절만으로도 낙마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자는 1991년 12월 서울대 노사관계연구소 학술지에 '페레스트로이카하의 소련기업의 자주관리모형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뒤 1992년 3월 한국인문사회과학원 학술지에도 '사회주의 기업조직의 성격과 관리모형'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논문의 내용은 김 후보자의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사회주의 기업의 자주관리적 노사관계 모형에 관한 연구: 페레스트로이카하의 소련기업을 중심으로')에도 포함됐다. 1997년 10월 한신대 논문집 특별호에 발표한 논문(신경영전략과 고용불안)과 1997년 9월 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기관지('민주노동과 대안')에 발표한 논문(신자유주의와 고용문제)도 중복게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논문 표절(중복게재) 의혹에 이어 측근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즉 김 후보자가 경기도교육감 시절 측근을 5급 계약직(정책 기획 담당) 등으로 특혜 채용하고, 경기도교육감 당시 김 후보자의 비서실장이 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아 교육감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는 것.
반서민 행보 의혹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언론은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던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980년부터 강남아파트를 보유하고 세 딸 모두 명문여고를 나오는 등 이중적인 태도가 실망스럽다"며 자녀 교육과 부동산 투기를 위한 강남 거주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당초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의혹 등과 교육정책 구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의혹이 꼬리물기식으로 제기되자 사전 해명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배포한 해명자료에서 "자신의 창작물을 학술지에 발표하고, 발표 논문을 발전시켜 학위 논문으로 완성하거나 본인의 학위 논문 연구성과를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은 학계에서도 '중복게재'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중복게재는 동일 논문을 2개 이상 전문 학술지에 게재, 2편 이상 연구업적으로 인정받는 행위를 말하나 '민주노동과 대안'은 사회단체 기관지다. 따라서 전문학술지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중복게재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5급 계약직 채용과 관련) 2009년 당시 비서실장에게 공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정책 기획 관련 전문성이 있는 민간 전문가를 정책기획 담당자로 채용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사전에 특정인을 정해 채용토록 지시한 것은 아니다"며 "MB정부 시절 교육부로부터 교육감이 지속적으로 고발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실시한 교육부 종합감사에서도 동 건(5급 계약직 채용)과 관련해 지적받은 사실이 전혀 없는 등 규정과 절차에 따라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비서실장이 뇌물 일부를 교육감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후보자는 업무추진비를 활용한 사실을 알지 못하며, 당시 수사팀 관계자가 '정 씨(비서실장)가 뇌물을 받는 과정에 김 후보자가 직접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소환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부하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에 대해 당시 교육감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전혀 부끄러운 점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 후보자는 "자녀 교육이나 투기를 위해 강남으로 이주한 것이 아니라 당시 서울의 제일 변두리인 잠실·대치동의 개발 시작 때인 1976년부터 2000년까지 약 24년간 거주했다. 동일한 지역에서 3녀가 출생, 초·중·고를 모두 다녔다. 사실상 저희 자녀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실제 거주를 위해 전입, 20년 이상 살고 있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을 부동산 투기로 몰아가고 추첨을 통해 지역 학교에 배정받아 다닌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교문위 전체회의 무산, 교육정책 차질 우려
교문위는 지난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앞서 교문위 여야 간사들은 오는 28일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포탄의 뇌관이 터졌다.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을 강행, 야당이 불참하면서 교문위 전체회의가 무산됐다. 이에 교문위 여야 간사들은 20일 오후 3시 전체회의를 열기로 다시 합의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사실상 국회 일정 보이콧을 이어가면서 교문위는 물론 국토교통위원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도 일제히 일정이 취소됐다. 교문위는 여야 간사 합의로 추후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문제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신임 교육부 장관 취임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신임 교육부 장관 취임 지연에 따른 교육정책 차질도 우려된다.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이 대표적이다.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늦어도 9월 이전까지 발표돼야 한다. 당초 교육부는 5월 말까지 개편안 시안을 공개한 뒤 7월에 개편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6월이 지나서도 시안이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 여부, 검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 기준, 국립대 총장 임명 등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교육계 관계자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등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교육부 장관이 처리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여야 대치로 교문위 일정이 계속 파행을 거듭하면 신임 교육부 장관 취임이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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