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연합·상생 전략'으로 위기 돌파
지역 대학 간 협력 강화···학점 교류 넘어 인적·물적 교류 추진
정성민
jsm@dhnews.co.kr | 2017-02-21 09:02:39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19대 대선', '구조개혁', '학령인구감소', '4차 산업혁명' 등 대학가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학가가 '위기의 시대,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학가는 '연합과 상생'을 통해 협력 행보를 강화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오는 2학기부터 서울 소재 32개 대학생들은 타 대학에 개설된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인정받는다. 서울총장포럼이 오는 2학기부터 공유대학을 운영키로 한 것. 이를 위해 서울총장포럼은 지난 14일 세종호텔에서 제8회 총회를 열고 공유대학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공유대학은 학점교류, 연합프로그램, 온라인 강좌(MOOC), 서울시민을 위한 강좌로 구성된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학생들은 학점 교류를 통해 타 대학에서 수강할 수 있고 대학들은 서로 다른 전공을 공유한다. 연합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사회적 수요가 높은 프로그램이 공동 개발되며 MOOC를 통해서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온라인으로 선행학습을 한 뒤 오프라인으로 토론 등을 진행하는 수업방식)' 교육이 추진된다.
그동안 서울 소재 대학들은 일부 대학들 간 학점을 교류했다. 따라서 32개 대학이 대거 참여하기는 처음이다. 이는 재정난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서울 소재 대학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서울총장포럼은 공유대학을 통해 ▲청년 취업률 증가 ▲복수·부전공 기회 확대로 대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 ▲사교육비 절감과 대학입시 과열 예방 ▲대학 교육과정 운영의 효율성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공유대학의 학점 교류와 서울시민강좌 플랫폼 구성에 1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 구 서울총장포럼 회장(세종대 총장)은 "공유대학은 각 대학들이 벽을 허물고 협력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근본적인 목적이 있다"면서 "서울총장포럼은 서울시와 항상 긴밀히 협의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서울총장포럼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 소재 대학들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경성대와 동서대는 지난해 9월 8일 '대학간 협력시스템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문화콘텐츠 특성화 ▲공동 리버럴아트 칼리지 설립·운영 ▲글로벌 프로젝트 ▲미래 첨단기술 공동연구센터 구축 ▲벤처창업 아카데미 운영 ▲대학원 전공교과 협력 ▲기독교 공동체 ▲대학 인프라 공유 등 8개 항목에 있어 상호 협력한다. 특히 경성대와 동서대가 단순한 학점 교류를 넘어 학교 자산의 인적·물적 공유까지 시도,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수건 경성대 총장은 "대학마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분야를 갖춰 놓고 운영해 갈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며 "경성대와 동서대가 각각의 강점만을 조합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소모적인 무한경쟁에서 탈피해 동서대와 경성대는 발상을 완전히 바꿔 무한협력을 발전전략으로 채택했다"면서 "조립(assembly)형 대학은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줄이면서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산가톨릭대, 부산외대, 영산대도 지난 14일 연합대학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부산가톨릭대, 부산외대, 영산대는 ▲교수·학생 교류를 통한 교육프로그램 연합 운영 ▲첨단기술 장비·비교과 교육프로그램 공동 사용 ▲글로벌 취·창업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 ▲학술정보·출판물 공동 사용 ▲대학 주요시설·공간·스쿨버스 등 인프라 공유 등을 위해 힘을 합친다.
연합대학 논의는 국립대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육부가 '국립대 혁신지원사업(PoINT·Program of national university for INnovation and Transformation)'을 공고하며 국립대 간 협력모델 지원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대들은 협력 강화와 예산 지원의 두 마리 토끼를 위해 '윈윈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포문은 강릉원주대와 강원대가 열었다. 지난 11일 국립대 최초로 '연합대학 추진에 관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한 것. 강릉원주대와 강원대는 '강원도 국립대 연합대학 추진협의회'를 운영하며 ▲학점, 강의, 수업 방식 등 교육 분야 교류 ▲공동연구 활성화와 기자재 공동 활용 등 연구와 산학협력 분야 교류·지원 ▲진로 지도, 학생회, 체육활동 등 학생 지도 교류 ▲공동 봉사 활동 ▲교육·복지시설 공동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반선섭 강릉원주대 총장은 "양 대학은 대관령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에 각각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데 자교의 캠퍼스 간 거리보다 영동 또는 영서의 상대교 캠퍼스의 거리가 더 가깝다는 측면이 교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물리적 통합 없이도 자원 공유, 교류를 통해 양 대학의 장점과 우수 분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공주대, 공주교대, 충남대, 한밭대 등 대전·충남지역 국립대들은 지난 16일 '대전·충남지역 국립대간 연계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은 대전·충남지역 국립대들 간 협력체계 구축과 상생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또한 경북대와 대구교대가 연합대학을 추진하는 등 향후 국립대들의 연합대학 모델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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