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은 자율과 지원 주장, 전문대학은 기본과 신뢰 강조"

대교협, 전문대교협 정기총회로 본 '2017년 대학가' 전망</br>상생과 협력 행보 속에 수업연한 다양화 갈등 예고

정성민

jsm@dhnews.co.kr | 2017-02-03 11:13:0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반이민 행정명령 등 집권 초기 정책들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 미칠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이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도 주목된다. 또한 탄핵심판의 운명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한 마디로 국내외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대학가는 2017년을 '격동의 해'와 '불확실성의 해'로 규정, 위기 극복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학저널>이 4년제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하 대교협)와 전문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이하 전문대교협) 정기총회를 통해 2017년 대학가를 전망했다.


4년제 대학, 자율과 지원 강화 주장
"올해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 진입,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세계질서 변화,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 불안정과 제19대 대통령 선거 등 격동의 한해가 될 것이다. 국가는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재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허향진 대교협 회장)


4년제 대학들은 위기 극복의 키워드로 '자율과 지원'을 꼽고 있다. 우수 인재 육성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자율 보장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대교협은 지난 1월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열고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명의로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에서 4년제 대학 총장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의 하나는 고등교육을 통한 우수 인재의 육성이며, 그 중심에 대학교육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은 반값등록금 규제 및 구조개혁과 재정지원이 연계된 각종 평가로 중첩된 소위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화된 경기침체, 청년 일자리의 심각한 부족, 대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암담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4년제 대학 총장들은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정책이 규제 중심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며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이에 고등교육 위기 극복과 고등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을 위해 대학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과감한 투자 등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교협은 2017년 사업계획 추진방향을 '자율성과 책무성을 기반으로 대학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대학협의체'로 정했다. 주요사업으로는 ▲정책 개발·현안사항 건의(현안 관련 위원회 운영, 정책포럼 운영 등) ▲고등교육 자료 개발·조사 분석(고등교육정보자료실 운영 등) ▲학술지 발간·연구 활동 지원(대학 공동구매 사업 지원, 학술지 발간 추진 등) ▲대학입학 지원(대입상담센터 운영,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대학입학정보박람회 운영, 대학입학전형 종합시스템 구축·운영 등) ▲대학평가(대학기관평가인증, ACE+ 사업 등) ▲대학정보 제공(대학정보공시 운영·시스템 관리, 대학특성화정보 대국민서비스 등) ▲국제화 지원(ASEAN 교육협력사업, 고등교육 학위인정 정보센터 구축사업 등) ▲인재 양성 지원(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 운영 사업, 기초교양교육 강화사업) 등을 추진한다.


한편 대교협은 4월 8일부터 신임 회장단 체제로 출범한다. '2017년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장호성 단국대 총장이, 신임 부회장단으로 유병진 명지대 총장·윤여표 충북대 총장·김영섭 부경대 총장이 각각 선출된 것. 장 총장은 "이전보다 더 어려운 국내외 환경이 됐다. 전임 대교협 회장들의 뜻을 받들어 열심히 하겠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 정부기관, 국회가 (대학들의) 뜻을 받아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대학들, 신뢰와 기본 강조
앞서 전문대교협은 지난 1월 19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7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기우 전문대교협 회장은 "2017년은 불확실성이 매우 큰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신뢰·기본·소통'을 전문대학의 위기 극복과 발전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즉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 역할에 충실,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회장은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을 선도하는 기관이라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와 산업에서 신뢰받는 전문대학이 돼야 한다"면서 "신뢰의 요체는 최적의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이다. 현장 맞춤형 인력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야 전문대학이 산업현장에서 신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대학이 돼야 한다"며 "전문대학은 현재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 창조·융합할 수 있는 인재 양성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래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인지 연구하고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최근 진로와 직업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 증대가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과 기업, 기관들은 여전히 전문대학을 잘 알지 못 한다"면서 "우리 사회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전문대학이 돼야 한다.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지위와 위상을 유지, 확대해 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및 다양한 기관들과의 접점을 확장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대교협은 신뢰와 소통 강화 차원에서 2017년 신규사업으로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박람회'를 개최한다. 지금까지 전문대학 입시박람회는 사교육기관이 주최했다. 따라서 수험생, 학부모들의 아쉬움과 전문대학들의 예산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 이에 전문대교협은 공교육 차원의 입시정보 제공 강화와 전문대학 강점 홍보, 전문대학들의 예산 절감 등을 위해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박람회' 개최를 결정했다.


'2018학년도 전문대학 입시박람회'는 수시박람회와 정시박람회로 구분, 개최된다. 수시박람회는 양재 AT센터에서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정시박람회는 2018년 1월(장소 미정)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권역별 수시박람회가 9월부터 11월까지 별도로 진행된다.


황보은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선 고교 및 학생, 학부모로부터 전문대학 진학 정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도교육청, 전국진학진로협의회와 유기적 연계를 통해 학생 참여를 극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 연한 다양화, 4년제 대학 vs 전문대학 갈등 재현 예고
4년제 대학들과 전문대학들이 각각 대교협 정기총회와 전문대교협 정기총회를 통해 2017년 사업계획과 방향을 제시했다. '격동의 해', '불확실성의 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4년제 대학들과 전문대학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다. 따라서 2017년에는 4년제 대학들과 전문대학 간 협력과 상생 행보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탄의 뇌관이 있다. 바로 수업연한 다양화다. 수업연한 다양화 실현을 주장하는 전문대학들과 이를 반대하는 4년제 대학들이 대립하고 있는 것.


즉 전문대학들의 최대 숙원사업을 꼽으라면 수업연한 다양화다. 수업연한 다양화란 쉽게 말해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을 기존 2~3년에서 1~4년으로 다양화하는 것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제48조에 따라 간호학과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대부분 전문대학 학과들은 2~3년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수업 연한을 1년부터 4년까지 다양화하면, 학과 특성에 맞춰 효과적인 수업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대학들의 입장이다.


전문대학들의 수업 연한 다양화 추진은 2013년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창식 의원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본격화됐다. 하지만 4년제 대학들이 반대, 수업연한 다양화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대교협은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에 대한 대학 사회의 입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는 고등교육체제 혼란과 더불어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 증가를 초래하고 비수도권 지역사회의 황폐화, 대학 교육의 질 저하 그리고 능력중심사회 구현에도 역행하므로 한 목소리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대학들은 전문대교협을 중심으로 2017년에 수업연한 다양화 실현을 위해 다시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만일 전문대학들이 수업연한 다양화 실현을 재추진하면 4년제 대학들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전문대교협은 "수업연한 다양화는 '전문대의 4년제화'가 아니라 학과에 맞는 적절한 연한을 맞춰 진정 능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방책"이라면서 "산업전반에 필요한 인재들의 수준 향상과 불필요한 교육비 절감 등 수업연한 다양화 취지와 목적을 바로 아는 것이야 말로 우리 시대가 나아갈 올바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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