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 연령 하향, 교육계 '뜨거운 감자'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선거권 연령 확대 법 개정 촉구</br>교총, "교육적 부작용 무시한 정치적 행위" 비판
정성민
jsm@dhnews.co.kr | 2017-01-20 10:12:14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선거권 연령 하향 문제가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확대하는 법 개정을 촉구하자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육적 부작용을 무시한 정치적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선 것.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는 지난 19일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에서 2017년 1회 총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총회에서는 '선거권 연령의 18세 확대 법 개정' 촉구 성명서가 참석 교육감(전체 17명 가운데 11명)들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교육감들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앙선관위도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면서 "18세 국민에게 선거권 부여는 공동체 정체성과 책임의식을 갖게 하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육감들은 "선거권 연령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전 세계 232개국 기준으로 215개국이 16~18세 이상을 선거권 부여 기준으로 정하고 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19세 이상을 선거권 부여 기준으로 정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이웃나라 일본도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2015년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감들은 "대한민국은 18세가 되면 결혼도 가능하고, 군대도 갈 수 있으며,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선거권만 없다. 민법, 병역법, 공무원임용시험령 모두 18세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오직 공직선거법만이 19세 이상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18세에 공무원이 돼 공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선거가 갖는 법적·정치적 의미와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 능력도 갖췄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교육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역량인 창의적·비판적 사고능력은 토론과 참여로 이뤄지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발달한다. 우리 청소년들이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때 세대 통합과 사회적 활력은 더욱 증대된다"며 "참정권 확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새롭게 발전하는 기회다.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확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이하 교총)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총은 "교육감 본연의 역할을 포기한 정치적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교육수장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시·도별 교육현안을 공유하고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하는 회의로, 국가 및 시·도교육의 현안 해결과 발전 방안들이 논의돼야 하는 책임 있는 회의"라면서 "이런 자리에서 아무리 긴급 안건이라고 해도 찬반 논란이 큰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교육적 부작용에 대한 검토나 교육현장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시·도교육감협의회 설치 및 운영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교총은 "선거권 연령 18세 하향은 참정권 확대 등 정치적 기본권 측면에서만 접근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본권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를 어떻게 구체화시키고,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 할지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치적 쏠림과 특정주의, 이념 편중 등이 심한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에서 교실, 그것도 고3에게 (선거권이) 도입될 경우 학교와 교실의 정치장화, 선거장화는 불을 보듯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교총은 "선진국 추세를 무조건 따라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등 사례를 볼 때 (선거권 연령 하향을) 도입한 나라들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법적 만 18세 성년 연령과 학제가 다른 점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것이 진정한 선진화"라며 "헌법재판소도 2014년 '만 19세 미만인 미성년자는 아직 정치적·사회적 시각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거나 부모나 교사 등 보호자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이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민주시민으로서 독자적 판단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의존성으로 말미암아 정치적 판단이나 의사표현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선거권 연령 하향에 교육적인 충분한 의견 수렴과 검토, 보완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특히 어수선한 정국 분위기에서 선거권 연령 하향을 촉구한 것은 정치적인 편승으로 시·도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의 올바른 자세가 결코 아니다. 선거권 연령 하향 문제는 절대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이하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 의결됐다. 그러나 지난 11일 열린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 공방으로 개정안 처리가 무산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을 재상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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