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에 대학가 분노 여론 확산
대학생들 이어 교수들 시국선언 합류</br>교육부·서울시교육청, 정유라 씨 특혜 의혹 감사 착수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10-30 18:38:04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대학가에서도 분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생들에 이어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下野·시골로 내려간다는 뜻으로 관직이나 정계에서 물러남)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교육당국이 정유라 씨(최 씨의 딸)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 감사에 착수, 결과가 주목된다.
이화여대에서 시작, 전국 대학가로 확산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시국선언이 전국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지난 26일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시국선언을 갖고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으나 우리는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살고 있었다"면서 "대통령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성역 없이 조사해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질서 유린의 현 사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총학생회도 같은 날 서강대 정문 앞에서 '최순실 게이트 해결을 바라는 서강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적나라한 박근혜 선배님의 비참한 현실에 서강인은 충격을 금할 길이 없다"며 "선배님께서는 더는 서강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경희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전북대, 조선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카이스트 등에서 시국선언이 발표됐다.
교수들도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성균관대 교수 32명은 지난 27일 성균관대 제1교수회관에서 시국선언을 발표, "현재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다"며 "현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성균관대 교수들은 "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탄핵보다 중립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북대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 88명은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책임을 지고 하야하는 것이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8일에는 전남대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이날 전남대 교수 143명은 전남대 역사관 앞에 모여 시국선언문을 제창하고 "박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최순실을 비롯해 그와 연줄을 맺은 소수의 개인에게 그대로 양도했다. 국가 존망의 위기를 맞아 우선 위기를 벗어나는 첫걸음이 박 대통령의 정치 일선 후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특혜 의혹 감사 착수
정유라 씨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최순실 게이트'로 전 사회적 주목을 받자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한다. 현재 정 씨와 관련해서는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학 당시 특혜 의혹 ▲이화여대 재학 당시 학사 특혜 의혹 ▲청담고 입학과 재학 당시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그간 조사에서 정모 양의 결석 대체 인정 자료가 부실하고 특히 아무런 제출 자료가 없이도 성적을 부여한 사례가 확인되는 등 부실한 학사 관리 실태가 확인됐다"면서 "31일부터 10여 명의 감사요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에서 체육특기자의 부실 관리 실태가 드러나면 앞으로 체육특기자 선발이 많은 대학을 대상으로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이화여대에 '학생선발 및 학사운영 관련 사실관계 확인·소명 자료'를 요청한 뒤 13일 자료를 받았다. 이어 21일 '이화여대 입학·학사 관련 사안조사 계획(안)'을 작성, 이화여대에 공문을 보냈다. 당초 교육부는 서면조사와 대면조사를 합쳐 3주 동안 사안조사를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화여대의 학사행정에 일부 문제점이 확인한 데다 감사 촉구 여론이 확산, 교육부가 일정을 앞당겨 특별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의원들은 "교육부가 늑장 조사로 이화여대 감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정 씨가 졸업한 청담고를 대상으로 지난 25일과 26일 장학점검을 실시하고 지난 27일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특정감사를 실시한다.
앞서 교문위 소속 안민석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고교 시절에도 (이화여대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최순실 씨 딸이 학교를 거의 오지 않았다"면서 "특기생을 관리하는 교사가 '왜 학교 안 오느냐, 이러다가 나중에 큰일이 난다'라고 혼을 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그러니까 최순실 씨가 학교로 찾아온다. 교사와 교장에게 아주 거칠게 항의를 했다. 그리고 돈 봉투와 쇼핑백을 두고 갔는데 사실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이 진상 파악을 위해 장학점검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장학점검 결과에 따르면 정 양이 1, 2, 3학년 대회와 훈련 참가를 위해 결석한 것을 출석으로 인정한 근거 서류(승마협회 공문)는 모두 구비됐다. 이에 결과적으로 정 양은 진급과 졸업을 위한 법정 출석일수(수업일수의 2/3 출석)는 충족했다. 그러나 출결 관리 시 대회 참가와 훈련일을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실제와 다르게 기재했고 승마협회 공문이 접수되기 전 출석 인정 처리를 하는 등 관련 절차가 부적정하게 운영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금품 제공 시도와 관련해서는 상대 교원들이 거부했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발표 이후에도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은 "정모 양은 승마를 하기 전 성악 전공으로 서울 소재 S예술중학교에 재학했지만 대한승마협회가 주최한 승마 대회에 3번 이상 출전, 중학교 3학년부터 '체육 학생선수'로 등록해 체육특기생 출결 혜택을 얻기 시작했다"면서 "정모 양은 승마를 인정하는 체육특기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고교 진학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으며 공교롭게도 C고(청담고)는 2011년 6월 7일 서울시교육청에 바둑, 승마 마장마술, 스키, 쇼트트랙의 4개 종목으로 체육특기학교 신청을 했고 정모 양은 2012년 C고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특정감사를 통해 △2011년 C고의 체육특기학교 지정 과정 △2012년 정 씨의 C고 입학 경위 △정 씨의 '출석인정결석' 근거가 된 승마협회 공문의 진위 여부와 실제 대회, 훈련 참가 여부 △금품수수와 외압 등 부적절한 청탁 여부 △정 씨에 대한 성적처리와 출결관리에서 특혜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 씨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부정 특혜 의혹에 대해 현재 실시 중인 장학과 사안조사를 특정감사(시민감사관 2명 포함 9명으로 편성)로 전면 전환, 정확하게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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