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불통' 총장 vs '소통' 총장

이화여대, 내홍 극심···성신여대 등 소통 행보 주목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10-18 09:55:28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학가가 '불통' 총장과 '소통' 총장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불통' 논란이 총장 해임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총장이 소통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이에 대학가에서도 구성원 화합과 학교 발전을 위해 소통의 리더십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는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학교 구성원들이 최경희 총장의 '불통' 리더십을 비판하며 해임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화선은 '2016년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이다.


즉 이화여대는 지난 7월 평단사업 추가 지원 대학으로 선정, 고졸 직장인을 대상으로 '미래라이프(LiFE·Light up Your Future in Ewha)대학'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화여대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교육의 질 저하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 7월 28일부터 본관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7월 30일 1600여 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 뒤 '과잉 진압' 등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화여대는 학내 반발과 외부 비판 여론에 부딪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중단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과 교수, 동문들이 최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이화여대의 내홍은 계속되고 있다.


사실 이화여대의 갈등은 평단사업 이전부터 감지됐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PRIME)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이 대표적이다. 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맞도록 개선함으로써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이다. 한 마디로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사업으로 이화여대는 지난 5월 프라임사업에 선정됐다.


당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프라임 사업이 대학의 기초학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학교 측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비판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요구했다. 이렇게 볼 때 프라임사업 등 이전부터 누적된 갈등이 평단사업을 통해 폭발했다는 게 대학가의 시각이다.


최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의 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화여대의 내홍은 정점에 달하고 있다. 최 씨는 야당이 현 정권의 비선실세로 지목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화여대가 2015년 정 양을 승마특기생으로 선발하기 위해 체육특기자 입학 가능 종목에 승마를 포함시켰다는 것과 정 양이 제적 경고를 받는 등 학사 실적이 부실한 데도 불구, 학칙 개정을 통해 정 양이 구제될 수 있는 예외규정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화여대 구성원들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최 총장의 '불통' 리더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이화여대 교수와 학생들은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이화여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이화 교수들의 집회 및 시위'를 오는 19일 오후 3시 30분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교수들의 총장 해임 촉구 시위는 이화여대 개교 이래 처음이다. 비대위는 최 총장 해임 촉구 집회 및 시위를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미라대(미래라이프대학)' 사태로 촉발된 이화의 위기는 이제 정치 문제로까지 비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도저히 끝을 짐작할 수 없는 이화의 추락 핵심에는 말할 것도 없이 최 총장의 독단과 불통, 재단의 무능과 무책임이 자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학생들은 지난 17일 이화여대 정문에서 '최순실 딸의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불통과 여러 비민주적인 행태를 넘어서 각종 비리까지 저지른 최 총장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교육부 감사, 총장과 학교 당국의 사과, 최 총장의 해임을 주장했다.


반면 소통 행보에 적극적인 총장들도 있다. 성신여자대학교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 한화콘도에서 성신여대 학생대표(중앙운영위원회)들과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의 경우 구성원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즉 그동안 성신여대는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부서별로 접수한 뒤 답변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각 부서의 업무정책 방향과 제도 운영 배경 등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해 오해도 종종 발생했다. 따라서 성신여대는 학생대표들과 함께 현안을 이해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워크숍을 마련했다.

이성기 성신여대 학생처장은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급변하고 각 학생 주체별 의견들이 대립되는 경우가 많아 상호 간 충분한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해양대학교는 지난 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단과대학별로 '총장과 함께하는 현장 소통 공감 토론회'를 개최한다.


먼저 17일 첫 번째 순서로 국제대학에서 토론회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에게 ▲학생을 위한 지속사업과 신규사업 문제 ▲동아리방 사용 제한 ▲학기 중 도서관 시설 공사 사전 공지 ▲대학구조조정으로 인한 학과와 입학정원 조정 문제 ▲여학생 기숙사 부족 ▲셔틀버스 문제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박 총장은 각 사안에 대해 △해결했는데 홍보가 덜 된 것 △예산이 더 필요한 것 △현재로서는 원칙적인 답변만 가능한 것 등으로 구분, 답변했다.


박 총장은 "지난 6대 총장 시절에 대학 환경을 개선하고 외연을 확대하는 데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이 아쉬웠다"며 "앞으로는 한 학기에 한 번 이상, 청춘들의 고민뿐만 아니라 학교에 건의사항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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