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죄부'로 전락···쇄신 주문

"민중은 개·돼지" 발언 파문 이어 성희롱 사건 뒤늦게 발각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7-19 09:25:37

교육부가 세월호 사고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교육부 고위공무원인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파문에 이어 교육부 소속 과장의 부하 여직원 성희롱 사건이 뒤늦게 밝혀진 것. 이에 교육부는 연이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사죄부'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교육부를 포함, 공직사회 전반의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19일 중앙징계위원회(위원장 인사혁신처장·이하 중앙징계위)를 열고 나 전 기획관에 대한 파면을 심의한다.(해당 기사는 중앙징계위 의결 전에 작성된 기사로 중앙징계위는 이날 오후 나 전 기획관에 대한 파면을 의결했습니다) 최근 나 전 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영화 '내부자들'의 대사)",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나 전 기획관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뒤 교육계와 대학가, 정치권은 물론 전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나 전 기획관을 직위해제한 것은 물론 지난 13일 인사혁신처에 나 전 기획관에 대한 징계 의결, 즉 파면을 요구했다.


현행 '공무원 징계령'에 의거, 나 전 기획관과 같은 고위공무원단(5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중앙징계위가 징계를 결정한다. 중앙징계위가 나 전 기획관의 파면을 최종 결정하면 나 전 기획관은 5년 동안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또한 퇴직 급여액이 절반 삭감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다만 나 전 기획관이 중앙징계위의 파면 결정에 불복할 경우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나 전 기획관의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교육부 소속 과장이 부하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뒤 지방 국립대로 좌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소속 박홍근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이 정책기획관으로 옮기면서 빈 자리에 임명된 A 씨(과장)가 가해자"라면서 "부하 여직원 3명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A 과장은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떡을 먹으면서 "못생긴 떡이 맛있다"는 말이 나오자 부하 여직원에게 "너도 못 생겨서 맛있겠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청사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도중 "'라면 먹고 갈래요?'(영화 '봄날은 간다'의 대사)가 무슨 뜻인 줄 아느냐"고 부하 여직원들에게 물었다. 심지어 노래방에서는 부하 여직원들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A 과장의 추태는 교육부 내부 성희롱 신고 창구를 통해 알려졌으며 교육부는 A 과장을 지난 7월 1일자로 지방 국립대에 발령냈다.


박 의원은 "교육부는 (A 과장이 내려간) 국립대에 '경징계'로 중앙징계위에 올리라고 의견을 줬다. 담당 부서로서 책임을 져야지 책임을 국립대에 떠넘겼다"며 "나향욱 전 기획관의 문제로 얼마나 국민들에게 호되게 질책을 받았나. (A 과장의 성희롱 사건을) 숨기고 갈 뻔 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박 의원은 "교육부 직원들은 주로 영화 대사를 많이 인용하는지 모르겠다. 술 먹으면 꼭 실수를 한다"면서 "교육부는 국민들에게,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모범이 될 부처다. 그런데 계속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장관이 책임감을 무겁게 갖고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나 전 기획관의 발언 파문 이후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공식 사죄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재차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 장관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박 의원의 질의에 대해 "(A 과장의 성희롱 사건을) 보고받은 즉시 엄정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며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정말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육개혁에 매진해야 할 교육부가 나 전 기획관의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무엇보다 "교육부부터 쇄신하라"는 주문이 확산되고 있다.


강선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나 기획관의 자리는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교육부의 책임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발언 당사자를 비롯해 교육부는 대대적인 쇄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에서는 교육부를 포함, 공직사회 전체의 쇄신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국가의 공복인 공직자는 매사에 처신을 신중해야 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정부는 이런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대책 마련에 힘써 주길 바란다"며 "공직사회가 더욱 일신하고, 더욱 더 국민을 섬기고 봉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공직사회의 음주문화도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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