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
"대학 구성원들의 안전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해"
이원지
wonji@dhnews.co.kr | 2016-05-27 15:47:43
대학 캠퍼스가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 있는 유명 사립대인 A대학 교정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 이 사건은 대학 교정에서, 그것도 대낮에 발생해 해당 대학 관계자뿐만 아니라 대학가에 충격을 주고 있다.
KBS가 지난 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강의가 한창이던 오후 1시, A대학에서 한 남성이 혼자 있던 여학생을 쫓아가 몸을 만지고 달아났다. 이에 A대학 곳곳에는 성추행 용의자를 잡기 위한 수배 전단이 붙었다. 또 지난해 한 여학생이 성폭행을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이 대학의 학생회관에는 CCTV가 없기 때문에 용의자를 찾을 수도 없었고 화장실 앞에 하나 있는 CCTV마저 카메라가 현금 인출기를 가리키고 있다.
B대학의 경우 넓은 주차장에 CCTV가 단 1개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옥상에는 CCTV가 단 한 대도 없다. 이 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씨는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거나 과제하고 집에 늦게 갈 때가 많은데 불한하다"고 털어놨다. 또 이 모씨는 "학교 주변이니까 좀 으슥해도 안전하겠지라는 생각이 컸는데 최근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니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 범죄 외에도 최근 캠퍼스에는 각종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얼마 전 아이돌 공연이 있었던 부산의 한 대학 축제 현장에서 낙상사고가 일어났다. 공연을 보기위해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다보니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학생 십여 명이 채광창 위에 올라선 것.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광창은 부서지고 학생들은 지하 7미터가량으로 떨어져 크게 다쳤다.
교통사고와 음주사고는 캠퍼스 사고의 단골손님이다. 지난 2011년 K대학에서는 여학생이 교내에서 셔틀버스와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장소는 인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공사차량이나 외부차량 등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었다. 대부분 캠퍼스 내 제한속도는 20Km이지만 지키는 차량은 사실상 거의 없다. Y대학의 경비원은 "경찰은 고사하고 경비원끼리 단속을 알아서 해야 한다. 근데 운전자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강파티, 신입생 환영회, 단합대회, 축제 등 학생들의 술자리 횟수는 많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한 다툼과 음주음전도 빈번히 발생한다. 대구의 한 대학에서는 대학 건물 안에서 한 학생이 숨져있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CCTV확인 결과 사망자는 졸업을 앞두고 입사 예정 회사 선배들과 학교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사고 현장에서 배회하다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에 몇몇 대학들은 캠퍼스 폴리스 구성, CCTV 확대, 최첨단 보안시스템 등을 구축해 안전 사각지대 철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대는 경찰행정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캠퍼스폴리스'가 각 건물별로 월 2회 순환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외대도 '사랑순찰대'를 결성해 야간의 취약시간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성신여대 등은 아예 국내 유명 전문보안업체에 캠퍼스 안전을 맡겼다.
이처럼 대학 캠퍼스에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학교 당국 및 학생들의 안전의식 저조다. A대학 관계자는 "안전의식에 대해 실제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져야한다"며 "안전 교육에 대학구성원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국대 곽대경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캠퍼스 내 안전을 위해서는 범죄 취약 지역에 CCTV를 빠짐없이 설치하는 등 시스템 장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라며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성추행, 성폭행, 몰카 등에 대해서는 재미삼아서라도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을 신입생 때부터 확실하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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