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남 25점, 4년제 지방 사립대 출신 여 3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실태 조사···결혼정보회사 학벌 등급, 합격 현수막 여전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5-11 11:03:36

#1. "OOO 양, *** 양, ☆☆ 양,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을 축하합니다."


#2. "김00 씨(가명·남) 서울대 졸업하셨군요. 그럼 25점입니다. 이00 씨(가명·여) 4년제 지방 사립대 나오셨네요. 죄송합니다. 3점입니다."


상위권 대학 등이 기재된 대학 합격 현수막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으며 일부 결혼정보회사에서 학벌로 등급을 매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벌사회와 입시경쟁 조장 우려가 있어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11일 대학 합격 현수막 사례 100건과 결혼정보회사의 학벌 등급 실태를 공개했다. 실태 조사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학교·학원가 조사와 시민 제보 등을 통해 이뤄졌다.


사교육걱정에 따르면 먼저 대학 합격 현수막의 경우 국가인권위원회의 자제 성명 발표와 교육부의 자제 권고 공문 발송에도 불구,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실제 사교육걱정의 실태 조사 결과 A 여고의 경우 "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합격 학생들의 이름을 공개했다. B 고교는 서울대 등 '인 서울 대학' 합격자 수를 상세히 기재했다.


대학 합격 현수막 실태는 학원가가 더욱 심했다. 학교 대비 학원가의 대학 합격 현수막 비율은 1:9 정도. C 학원은 서울대와 의예과 합격자 등을 공개하며 "이제 평촌에서 재수하자"고 광고했으며 D 학원은 합격자 정보에 탈북 학생까지 표기했다.


사교육걱정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합격 현수막은 학벌 차별을 부추기는 비교육적인 광고 수단이니 자제하라는 입장의 성명을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했고 교육부에서도 합격 현수막 자제 요청 공문을 각 학교마다 보냈지만 일부 학교들, 특히 사립학교들은 2016년에도 여전히 합격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면서 "서울시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은 조례를 제정해 학교와 학원을 지도 감독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어 여전히 학교와 학원의 합격 현수막은 버젓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교육걱정의 실태 조사에 따라 결혼정보회사의 학벌 등급제 사실도 확인됐다. 즉 E 결혼정보회사는 '21세기 신귀족'이라고 표현하며 'SKY대-명문대 유학', '수도권 4년제-일반 유학', '지방 4년제', '전문대 이하'로 학력 수준을 기재한 뒤 일명 '노블레스(noblesse·귀족) 점수'를 산출했다. F 결혼정보회사는 남자 학벌 점수를 최대 25점(서울대)부터 최소 5점(지방 사립대)까지, 여자 학벌 점수를 최대 10점(서울대·이대)부터 최소 3점(지방 사립대)까지 구분했다.


사교육걱정은 "일부 결혼정보회사들이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 출신 학교 차별을 부추기는 곳도 있다. 이런 등급과 차별 행태가 마치 사회적으로 합리적이고 바른 일인양 당당하게 내건 것은,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규제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사람을 등급으로 점수화시키며 차별하는 관행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문화"라고 말했다.


이에 사교육걱정은 대안으로 '출신 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을 제안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은 지난 4월 26일부터 '출신 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은 "'출신 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 취지는 채용과 입시 단계에서 출신 학교로 차별하는 것을 규제하고 합격 현수막 등으로 출신 학교를 과시할 필요 없는 사회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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