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로스쿨 설립 추진, 지각변동 '예고'

저렴한 등록금 등 강점 다양···교육부, "협의 없었다" 입장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3-30 17:32:24

한국방송통신대학교(총장 직무대리 이동국·이하 방송대)가 온라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한다. 특히 일반(오프라인) 로스쿨들이 고액 등록금과 고위층 자녀 특혜 입학 의혹 등의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방송대 로스쿨은 저렴한 등록금과 다양한 계층의 입학 등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방송대 로스쿨이 설립되면 일반 로스쿨들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그러나 로스쿨 설립을 위한 정원 증원이 미정인 데다 교육부 또한 "협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방송대의 로스쿨 설립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방송대는 30일 방송대 대학본부에서 '방송대 온라인 로스쿨 설립 준비단 활동 결과 보고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설진아 기획처장·최정학 기획부처장·박승룡 법학과 학과장 등 방송대 주요 보직자들이 참석, ▲온라인 로스쿨을 통한 교육 기회의 다양성 ▲오픈 로스쿨(Open Law school)과 졸업 정원제 실시 ▲전임교수-강의전담 교수-튜터로 구성된 3중 구조 교수진 구축 ▲3년·90학점 교육과정(1년 2학기 4쿼터제) 운영 ▲유급제도 시행 ▲시험관리위원회 설치 등의 방송대 로스쿨 설립·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설진아 방송대 기획처장은 "현재 오프라인(일반) 로스쿨은 비싼 등록금, 입학전형 과정의 불투명성, 직장인·가사 전업자가 지원할 수 없는 교육환경 등의 문제들로 인해 사법시험 존치와 폐지의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저렴한 학비·세계 수준의 온라인 교육 시스템·국립대로서의 공신력 등을 고려할 때 방송대에 온라인 로스쿨이 설립된다면 기존 오프라인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 다양한 계층과 배경을 가진 법조인을 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방송대 로스쿨은 '오픈 로스쿨(Open Law school)'을 실시한다. 즉 현재 오프라인 로스쿨들은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학사 성적, 공인 영어 점수, 학업계획서, 면접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 선발 평가 요소가 다양하게 반영됨으로써 로스쿨 지원에서부터 진입장벽이 높고 입학전형 과정의 투명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따라서 방송대 로스쿨은 '학사학위 취득 자(법령에 따라 동등 이상 학력 소지자)' 가운데 '법학학점 35학점 이수자'만 입학요건으로 규정함으로써 누구나 방송대 로스쿨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졸업은 어려울 전망이다. '졸업 정원제'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졸업 정원제'란 한정 인원만 졸업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방송대 로스쿨은 학생 간 경쟁을 통해 법조인의 자격을 갖춘 인원만 졸업시킬 계획이다.


방송대 로스쿨의 교육과정은 총 3년(90학점), 1년 2학기 4쿼터제로 운영된다. 또한 방송대 로스쿨은 유급제도를 도입, 재학생과 졸업생의 질적 관리를 강화하고 '재학연한을 6년 초과하거나 유급 6회를 초과'할 시에는 자동 제적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방송대 로스쿨의 등록금은 온라인 교육에 맞춰 저렴하게 책정된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방송대 로스쿨의 등록금은 일반 로스쿨들의 5분의 1 정도인 200∼300만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행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는 로스쿨 설치 대학의 경우 법학과를 둘 수 없으나 방송대는 '법학부 및 대학원 과정'과 '로스쿨 과정'을 분리, 독립 교육기관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방송대 관계자는 "교육부,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로스쿨 설립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한다"며 "로스쿨 설립 이후에도 '국립 온라인 로스쿨 운영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향후 방송대 로스쿨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대가 로스쿨 설립을 추진하며 로스쿨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같은 날 해명자료를 내고 "방송대의 로스쿨 추진은 교육부와 협의한 바 없다"면서 "법무부 등과 협의할 사항이기는 하나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률(2015년 응시자 대비 61.1%) 등을 고려할 때 로스쿨의 정원 증원은 현실성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송대 로스쿨이 일반 로스쿨들의 폐해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 로스쿨은 돈 많고, 집안 좋은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전락했다"며 "이로 인해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저렴한 등록금 등의 강점을 가진 방송대 로스쿨이 설립되면 일반 로스쿨들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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