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논란, 지방대 비하로 '확산'
동아대·원광대에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 뿌려</br>일부 네티즌들, 지방대 비하 발언도 서슴치 않아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3-29 09:42:23
동아대와 원광대에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린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대와 원광대를 두고 지방대 비하 발언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해당 대학들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失墜·명예나 위신 따위를 떨어뜨리거나 잃음)되고 있어 학교 차원의 사태 수습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7일 '동아대학교 대나무숲(동아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동아대 신입생 형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동생이 다니는 학과에서 신입생 환영회, 전통이랍시고 술에 뭘 섞어서 저렇게 뿌리는 행위를 했다는 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네요. 학우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익명으로 올려주십시오"라고 밝히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검정색 옷을 착용한 학생들이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으며 다른 학생이 머리 위로 바가지를 쏟고 있다. 추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바가지에는 음식물 쓰레기 등 오물이 담긴 막걸리가 있었다. 또한 사진 당사자들은 동아대 화학공학과 소속 한 동아리의 신입생들과 선배들이었다.
'동아대학교 대나무숲'에 글과 사진이 공개되자 군기잡기, 가혹행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동아대 화학공학과 학생회장 오00 씨와 부학생회장 조00 씨가 해당 동아리의 입장을 대변, '동아대학교 대나무숲'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오00 씨와 조00 씨는 "이날 행사가 학회 창설을 기념하고자 하는 자리였다. 행사 진행 과정에서 올 한해 학회가 나쁜 일 없이 잘 운영되라는 의미에서 고사를 지내고 축문을 올렸다"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함께 잘 극복해 나가자라는 의미로 학회장과 신입생들이 같이 막걸리를 맞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00 씨와 조00 씨는 "신입생들의 의사를 묻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우들은 제외했다"며 "이 과정을 '액땜'이라는 명목 하에 너무 안일하게 생각, 과의 책임자된 입장에서 제지하지 못한 점 또한 반성하고 있다.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았을 신입생들과 가족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원광대에서도 학과 신입생 환영회라는 명목으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환영회 장면은 사진과 함께 한 페이스북에 게시됐고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4일 원광대 사범대 앞에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의 신입생들이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었으며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렸다. 당시 현장에는 교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교수는 막걸리를 뿌릴 시점에 현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사진 속의 당사자들은 원광대 국어교육과 신입생들과 선배들이었다.
문제는 한 학과에서 발생한 논란으로 해당 대학들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것.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동아대와 원광대를 '지잡대'로 지칭하는 등 도가 지나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잡대'란 '인 서울 대학'과 '지방거점국립대'를 제외한 지방의 잡스러운 대학이라는 뜻이다. 지방 소재 대학들을 비하하는 의도로 사용되고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이게 지잡대 클라스(수준)죠. 지잡대는 교수도 교수로 보기 힘듬", "나도 지잡대 나왔지만 정말 표시를 너무 낸다. 쓸데 없는 사고 치는 대학의 과는 폐과시켜야 합니다", "그러니깐 지잡대 갈 바에 그냥 공장 가라", "지잡대. 지들이 할 줄 아는 게 그것뿐이거든" 등의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러자 해당 대학의 학생들도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속상해서 글 올립니다. 막걸리 뿌리는 사건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는데 그거 가지고 역시 지잡대라느니 정말 속상하네요. 최근 서울의 모 대학 엠티 등에서 성적인 게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일들이 있었는데 그 대학들도 역시 서울에 있는 대학 클라스~ 이래야 되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요. 너무 1차원적인 생각 아닌가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W대 인문대 학생회장이라고 소개한 사람 역시 페이스북에 "잘못은 인정하지만 지잡대라는 표현은 사과해 달라"고 글을 올렸다.
막걸리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동아대와 원광대. 지방대 비하 발언까지 나오며 학교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대학들이 조속히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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