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찬조금·촌지 근절 대책 '충돌'

서울시교육청,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 발표</br>교총, 교원 자긍심 약화 강력 경고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3-15 08:45:08

서울시교육청이 '불법찬조금(학부모단체 등이 교육활동 지원 명목으로 임의로 모금한 뒤 학교발전기금회계 또는 학교회계에 편입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일체의 금품) 및 촌지(학부모가 교원에게 제공하는 금품) 근절 대책'을 발표,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행 근절에 나섰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전체 교직사회가 잠재적 촌지 수수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교원 자긍심 약화에 대해 경고, 서울시교육청의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 발표를 두고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현장에 잔존한 청렴저해 요소를 제거하고 '청렴한 서울교육 실천 운동'에 교직원 과 학부모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2016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면서 "신학기 초 학부모들의 학교 방문 기회가 잦아짐에 따라 학부모가 빈손으로 가는 것을 고민하지 않고 감사의 마음만으로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2016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을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의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련 처리 건수는 2013년 10건, 2014년 8건, 2015년 6건이었다. 2015년의 경우 ▲학교에서 졸업예정자들로부터 동창회비 징수 ▲운동부 부장교사와 배우자가 학부모로부터 금품·향응 수수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금품 수수 등의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련 행위가 발생했다. 매년 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전체적으로도 적은 비율이긴 하지만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행 잔재를 뿌리뽑겠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의지다.


이에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된다. 구체적으로 대가성에 상관없이 10만 원 이상 금품수수 시 파면·해임 조치가 이뤄지고 100만 원 이상 금품수수 시 사법기관에 고발된다. 10만 원 미만에 대해서는 경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즉 '김영란법'이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되는 점을 감안, 촌지 제공자(학부모)를 대상으로 관련 규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촌지 제공액의 2배 이상~5배 이하에 상당하는 과태료 부과)이 적용됨을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확대 설치한 공익제보센터(1588-0260)를 통해 아직까지 일부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찬조금 조성과 금품 수수 행위에 대해 제보를 받는다"면서 "제보 사항에 대해서는 상근시민감사관 등이 모니터링과 집중조사 활동을 통해 엄정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에 대해 교총이 반발하고 있다. 지극히 일부 사례에 기반,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전체 교직사회가 잠재적 촌지 수수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 교총은 "교원 스스로 촌지를 요구하지도, 받지도 않는 상황에서 매년 3월 신학기마다 되풀이되는 촌지 근절 대책 발표로 마치 학교현장에서 아직도 불법찬조금과 촌지 수수가 공공연한 것으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줘 전체 교직사회를 잠재적 촌지 수수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로 인한 교원 자긍심 약화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불법찬조금과 촌지는 원천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러나 해마다 학년 초나 학기 초, 5월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이벤트성 대책을 발표해 마치 학교현장이 불법찬조금과 촌지가 난무하는 곳으로 오도되는 부작용을 가져오고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최근 3년 동안 불법찬조금이나 촌지 사건이 서울시 전체에서 2013년 10건, 2014년 8건, 2015년에는 6건에 불과함에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행정의 한건주의나 실적주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총은 "서울시교육청이 깨끗한 공직·교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먼저 모범을 보일 것을 촉구한다. 서울시교육청의 '불법찬조금 및 촌지 근절 대책'의 주무부서장인 감사관은 높은 도덕성으로 공직에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다"며 "그러나 지난달 음주 감사 등을 이유로 감사원으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은 감사관이 청렴과 공직 기강을 바로잡고 감사를 한다는 것은 학교현장에서 볼 때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은 조속히 합당한 처분 결과를 학교현장에 먼저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