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에 아동 보호 '뒷전'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으로 아동 보호 관심 확대</br>국회에 아동 보호 관련 법안 표류···법안 처리 시급
정성민
jsm@dhnews.co.kr | 2016-01-21 09:29:37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으로 장기결석 아동을 비롯해 아동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회가 아동 보호에 뒷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회에 상정된 아동 보호 관련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는 것. 이에 국회가 정쟁만 벌이지 말고 아동 보호 관련 법안 처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지난 17일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폭행,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遺棄)·은닉한 혐의에 따라 최 모 씨를,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에 따라 한 모 씨를 각각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아이가 다쳤지만 병원 진료 등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하다 한 달 뒤인 11월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아들 사망 후 최 씨는 아들의 시신을 매장하지 않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 이러한 사실은 경찰이 지난 13일 최 씨의 아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장기결석 아동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하던 중 발각됐다. 현재 경찰은 최 씨가 아들을 살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으며 최 씨가 아들을 상습 폭행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이 알려지면서 장기결석 아동 문제가 전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최 씨의 아들이 사망 시점보다 이전인 2012년 4월 말부터 학교에 나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부와 경찰이 직접 장기결석 아동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장기결석 아동을 비롯해 아동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회가 아동 보호에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 상정된 아동 보호 관련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가 매번 쟁점사항을 두고 부딪히며 국회 일정이 순탄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법안 처리도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대표적인 아동 보호 관련 법안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이 발의한 법안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언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다.
먼저 윤 의원은 2015년 11월에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골자는 현재 형식적인 국무조정실의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상시적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사무기구를 설치, 아동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한 것이다.
또한 이 의원은 2015년 7월 '초·중등 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취학을 앞둔 아동이나 보호자의 거주지를 파악하도록 하고 파악이 안 될 경우 경찰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학교를 보내지 않는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윤 의원은 "본 의원의 개정안 등과 관련해 70여 개 법안이 계류 중일 뿐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 역시 아동 학대 등 아동 보호 제도 마련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아이들을 위험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 아동 보호를 위한 관련 법, 제도 정비에 정부와 여당도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최근 부천 초등생이 부모로부터 살해되고, 인천의 11세 소녀가 학대받는 등 장기결석 아동과 미취학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는 심각한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있다"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입법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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