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은 미꾸라지"

[기자수첩] 편집국 이원지 기자

이원지

wonji@dhnews.co.kr | 2015-10-05 17:09:17

갑질.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이다. 권력에서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이런 갑질이 최근 대학가에서 만연하고 있다. 특히 교수들의 갑질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교수들의 자성과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부 교수들이 자신의 높은 지위를 이용해 제자들에게 과한 요구, 강요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됐던 사건은 목원대의 한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딸 결혼식 주차관리를 시킨 일이다. 이 교수는 전공 수업을 빼고 토요일에 열리는 딸 결혼식 주차요원을 하도록 학생들에게 지시했고 그 자리에서 출석 체크를 하고 안 오면 결석 처리하겠다고 한 것. 이 같은 일이 일파만파 퍼지자 여론은 분노했고 곧 해당 대학은 해당 교수에게 경위서를 제출토록 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경대의 한 여교수는 학생들이 예습을 제대로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20여 명을 결석 처리하고 교실에서 내쫒았다. 이로 인해 당시 수업에서 정원 40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수업을 듣지 못했다.


시킨 일을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제자에게 인분을 먹여 유명세(?)를 치른 강남대 ‘인분교수’ 사건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논문심사라는 명분으로 교수가 학생들에게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미 다반사로 여겨지고 있다.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강탈하거나 언어폭력 행사, F학점을 남발하기도 한다. 심지어 캠퍼스커플인 여학생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져라. 헤어지지 않으려면 자퇴서를 가져와라”며 황당한 강요를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소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Y 씨는 “교수님이 ‘나는 이 대학에서 전임교수이고 연봉이 억대에 이른다. 너희들이 아무리 강의평가를 안좋게 써도 내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다’는 말을 수업시간에 스스럼없이 하시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며 “학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수님의 비위를 맞춰드릴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처럼 갑질을 일삼고 있는 몇몇 교수들 때문에 해당 대학은 물론 구성원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는 말이 제격이다. 교수 갑질로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인 K 씨는 “몇몇의 잘못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그런 것처럼 비춰지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말했다.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갑질'이 발생하는 것은 이유를 불문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미꾸라지 교수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성과 의식개선이다. 그들이 더이상 강물(대학)을 흐리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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