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은 마르고 닳도록 보고, 확인하고, 고민해야 한다”
[수학의 달인] 왜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가? 제4탄 부정확한 개념 학습
대학저널
webmaster@dhnews.co.kr | 2015-09-01 13:44:13
1. 원의 방정식, 잘 알고 있다?
평면 위의 한 정점에서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의 자취를 원이라고 한다. 한 정점을 원의 중심, 일정한 거리를 원의 반지름의 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원의 방정식의 정의에 해당한다.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야 할 표현인데, 사실상 원의 방정식에 관한 정의를 제대로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이 몇 명이 될지 의문이 든다. 정의를 막무가내로 기억하기에 앞서 그 의미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원의 방정식의 정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한 정점, 일정한 거리, 그리고 점의 자취다. 여기서 한 정점과 일정한 거리는 중심과 반지름이라는 사실은 원의 본질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은 ‘점의 자취’라는 부분이다.
이 부분을 소홀히 하기 쉬운데, 점의 자취라는 것을 통해서 자취의 방정식의 일종인 원의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자취의 방정식을 구하는 방법을 통해 원의 방정식을 유도해 보자.
자취를 구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주어진 조건에 알맞은 임의의 점을 (x, y)라고 한다.
② 주어진 조건을 이용하여 x와 y의 관계식을 만든다.
③ 위에서 만들어진 x와 y의 관계식을 보고 자취가 어떤 형태인지 판단한다.
위의 방법을 원의 방정식의 정의에 맞춰서 적용해 보도록 하자.
(x−a)2 + (y−b)2 = r2
위와 같이 원의 방정식이 유도되었다. 방정식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이용된 개념은 우선 자취의 방정식을 구하는 일반적인 과정, 두 점 사이의 거리공식이 사용되었다. 평면좌표 단원에서 배웠던 두 점 사이의 거리공식이 원의 방정식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수학에서 배웠던 모든 개념들은 서로 그물망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학습한 개념들은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유도된 원의 방정식을 통해 문제를 풀 수 있는 강력한 개념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2. 개념의 확산
개념의 확산은 이미 배웠던 개념을 통해 추가적인 개념들을 덧붙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강력한 도구들을 모을 수 있게 된다.
원의 방정식 (x−a)2 + (y−b)2 = r2 을 보통 ‘표준형’이라고 부른다. (중심과 반지름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 표준형을 전개하면 x2 + y2 + Ax + By + C = 0과 같은 형태가 되는데, 이를 ‘일반형’이라고 부른다. 원의 방정식이 일반형으로 주어지면 표준형으로 변형해서 중심과 반지름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원의 성립요건과 이외 원과 관련한 중요한 성질을 알 수 있다. 일반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여러분들이 배웠던 기본적인 개념을 통해 갖가지 추가 개념이 확대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대부분의 개념들은 ‘식’의 형태로 표현되고 식은 본질적으로 ‘변형’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변형 식들이 등장할 수 있다. 단순히 원의 방정식의 표준형과 일반형만 알고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학문이 그렇지만 수학 역시 고민의 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3. 개념을 대하는 자세
개념은 수많은 시간을 걸쳐서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갈고 다듬어진 표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몇 번 스윽 보고 이해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개념이다. 개념은 반드시 이해하고, 증명하고, 기억해야 한다. 최근에 몇몇의 학생들과 수학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가 있었는데, 본인들은 “개념은 되어 있는데, 응용문제나 고난도 문제는 잘 안 풀려요”라는 말을 곧잘 했다. 그런데, 과연 개념이 잘 되어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그 학생들이 어렵다고 예를 든 문제들은 전부 개념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고 해석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였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기억하고 있다면 어떤 형태의 문제라고 숨겨진 개념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부정확한 개념학습은 부족한 문제풀이 능력을 키울 뿐이다.
개념은 마르고 닳도록 보고 확인하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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