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사학 중앙대의 끝없는 '몰락'
전 총장 구속에 이어 전 이사장도 검찰 소환
정성민
jsm@dhnews.co.kr | 2015-05-15 10:42:18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전 두산그룹 회장)은 1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이 중앙대의 캠퍼스 통합 등의 성사 대가로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두산타워 임차권 등 각종 재산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 출석 이전 박 전 이사장은 지난 4월 21일 중앙대 이사장 등 모든 직책에서 사퇴를 결정한 바 있다. 학과제 폐지 등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중앙대 비상대책위원회 교수들의 '목을 쳐주겠다'는 막말이 담긴 메일을 보직교수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횡령과 직권남용,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 등으로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을 지난 8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총장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재직 시절인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캠퍼스와 안성캠퍼스의 통합, 교지 단일화, 적십자간호대학 인수 등 중앙대의 역점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부 고위 관료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당시 캠퍼스 통합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지만 중앙대의 캠퍼스 통합 발표 2개월 전 교육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 현행 '수도권정비법'에 따라 수도권 소재 대학은 증원이 불가함에도 불구, 중앙대는 기존 정원을 유지한 채 적십자간호대학을 인수했다.
또한 박 전 총장은 자신이 토지를 기부해 설립한 경기 양평군 중앙국악연수원 건물 1동을 청와대 근무가 끝난 뒤 자신이 이사장을 맡았던 재단법인 뭇소리에 소유권을 이전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중앙국악연수원 건립에는 양평군비와 경기도 시책추진비 9억 4000만 원이 투입됐고 검찰은 뭇소리 재단을 사실상 박 전 총장의 개인 소유로 판단, 횡령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재단법인 뭇소리에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10억 원 이상을 후원한 가운데 후원금 일부를 특혜의 대가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총장이 중앙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중앙대와 우리은행이 주거래은행 계약을 하면서 법인계좌로 기부금 명목의 돈을 받은 것과 관련, 사립학교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상 학교회계와 법인회계는 명확히 구분되며 기부금은 학교회계에 해당되는 항목이다.
최근에도 중앙대는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즉 중앙대는 학생들이 1, 2학년 때는 전공탐색 기간을 가진 후 2학년 2학기부터 주전공을 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을 지난 2월 26일 발표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선택에 따라 전공 설치 여부가 결정되면, 인문사회 등 비인기학과는 고사되고 취업 중심의 인기학과만 생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와 관련 중앙대 교수협의회 전·현직 회장들과 교수평의원회 전직 의장들로 구성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반학문·반교육적 밀실 개편안을 철회하고 책임자는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중앙대는 학과제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오는 2016학년도부터 모집단위를 학과에서 단과대학으로 광역화하는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 수정안'을 교무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중앙대 외부에서는 중앙대가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중앙대 졸업생인 A 씨는 "대학을 기업의 관점에서 보고 경제 논리로 운영한 데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학령인구감소, 취업난 심화, 세계 대학과의 경쟁이라는 환경을 볼 때 대학 역시 변화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이번 기회에 지나친 기업논리에서 비롯된 잘못은 바로 잡아 중앙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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