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사랑·빛·자유상’ 수상자에 정지훈 원장 선정
여주 라파엘의 집 초대 원장으로 시각중복장애인 교육복지 위해 30여 년간 헌신<br>시각중복장애인 특수학급 운영, 라파엘예술단 창단 등 시각중복장애인 복지향상에 기여
김기연
kky@dhnews.co.kr | 2015-05-08 16:49:36
그가 몸담았던 라파엘의 집은 1986년 9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동의 한 가정집에서 출발했다. 복지시설이라고는 하나 교육 및 복지 관련 부대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허름한 집에서 시각중복장애인 10여명과 함께 모여 시작했다.
그는 “지금은 장애인 복지시설 상황이 많이 나아진 편이지만 그 때만 해도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고 특히 치료와 관리가 힘든 중증·중복장애인들은 어디에서도 잘 받아주지 않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거의 방치돼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라파엘의 집은 1991년 1월에 경기도 여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정 원장이 초대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그는 “당시만 해도 시각장애 등 두서너 가지의 다른 장애를 함께 안고 있는 중복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는 건 그야말로 희망사항일 뿐이었는데 이를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1994년, 국내 최초로 순회교육 형태의 시각중복장애인 특수학급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인가 받아 운영을 시작했고 전문교육을 위한 시각청각장애재활센터도 개소했다.
특히 문화와 재활시스템을 접목한 교육모델에 주목했다. 음악 프로그램을 통한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2009년 밴드팀과 기악팀, 사물놀이팀이 중심이 되는 라파엘예술단을 창단하고 활발한 대내외 공연활동을 펼치며 큰 호응을 얻었다. 2010년에는 라파엘문화예술센터도 문을 열었다.
그는 “악기를 연주하며 행복해 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그 어떤 교육보다도 효과적인 교육이라 확신했고 학교, 기업체, 공공기관에서의 공연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그 어떤 수단보다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눈을 찔리는 불의의 사고로 양쪽 눈을 실명하며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련과 방황을 겪었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절망 속에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은 것은 특수교사의 꿈을 꾸면서부터였다. 서울 맹학교를 졸업한 그는 특수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삼수 끝에 1981년 대구대 특수교육과에 입학했다.
1987년 졸업 후 그는 한 선배의 제안으로 서울 라파엘의 집에서 임시 교사로 일하게 되면서부터 시각중복장애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다른 특수학교에서 정식 교사임용 통보를 받기도 했지만 그는 이곳 장애인들을 떠날 순 없었다. 대신 이곳을 시각중복장애인을 위한 전문 복지시설로 성장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지금까지 일궈온 것도 하느님이 주신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숱한 어려움에도 150여 명의 시각중복장애 이용자와 93명의 직원이 함께 어울려 사는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갖은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싸우면서 힘을 합해준 라파엘의 집 식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 원장은 2012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또한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2012년 대구대 일반대학원 특수교육과 시각장애아교육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정지훈 원장은 “이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세상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라며 “항상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주변을 돌아보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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