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배웠느냐’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NCS의 핵심 지향점

[NCS 선도대학을 가다] 아주자동차대학

김기연

kky@dhnews.co.kr | 2015-03-02 20:43:10

엄격한 기준에 의한 1대1 평가 방식 고수, 3회까지 재평가 기회
많은 능력 가르치기보다 ‘기본능력’ 숙달시키는 반복 학습 필요



‘국가직무능력표준’이라 불리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등 직무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가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해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을 의미한다.

2001년부터 능력중심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이 ‘NCS’에 기반한 교육과정 모델과 학습모듈이 정부 주도로 지속적으로 개발되어 왔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인재육성과 능력중심사회를 만들기 위해 NCS기반 교육과정 개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NCS기반 교육과정은 기존의 대학들이 고수해온 교육 방식과는 다른 현장 중심의 새로운 교수법이다. 전문대학들은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 크게 동감을 하면서도 교육운영 방법에 있어서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치곤 한다.

이에 <대학저널>에서는 국내 전문대학 중 이 NCS기반 교육과정 도입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전문대학들을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


주문식 교육부터 시작된 아주자동차대의 NCS 교육과정
아주자동차대는 NCS기반 교육과정과 교수학습법 개발을 위한 NCS지원센터를 설립, 자동차 분야 특화인력 양성과 능력 중심의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특성화대학답게 모든 아주자동차대의 전공교육은 NCS에 기반을 둔 자동차 특성화 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NCS’라는 것은 산업체에서 졸업생들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직무능력을 체계적으로 구분해서 논리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주관적으로 짜놓은 교육과정이 아닌 것. 졸업생이 바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NCS기반 교육과정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장중심 교육이자 실무중심 교육과정이 되는 것이다.

국내 유일의 자동차 전문 특성화대학인 아주자동차대는 현 정부의 NCS 강조 정책이 수립되기 전부터 NCS와 유사한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2010년 이전부터 아주자동차대는 영국의 국가직업자격인 NVQ(National Vocational Qualification)를 벤치마킹해 교육과정에 도입했다. 대학 자체적으로 관련 직무 종사자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따라 교육과정을 설정해 운영한 것이다. 물론 명칭은 ‘주문식 교육과정’이라고 했지만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바와 결과물이 현재의 NCS기반 교육과정과 비슷했다. 그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NCS를 적극 장려하기로 하고 아주자동차대학(자동차정비 분야)과 신구대학교(원예 분야)를 비롯한 몇몇 대학에 시범적으로 NCS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주자동차대에서는 자동차제어 및 진단기술전공(이하 제어진단전공)을 NCS기반 교육과정의 시범전공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수와 교수진이 가장 많고 NCS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전공이었던 덕분에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아주자동차대 NCS지원센터 지명석 센터장은 “NCS와 기존 교수법의 가장 큰 차이점은 평가방식에 있다”며 “기존의 교수법이 조별 과제에 이은 평가 및 통과였다면 NCS는 1대1로 평가해 Pass(합격)과 Fail(불합격)로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정을 마치고 진행되는 평가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며칠 후 다시 평가를 진행한다. 이렇게 평가 기회는 3회까지 주어진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평가가 진행되다 보니 1회 평가 통과율이 70%를 넘기기가 어렵다. 나머지 30%의 학생들은 2회와 3회 평가에서 통과하기 위해 더 많은 공부와 실습을 하게 되고 이는 재학생들의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교육방식에 학생들이 익숙해지면 1차 평가의 통과율은 점차 높아지고 2차, 3차 평가에 들이는 시간 동안 또 다른 커리큘럼을 배울 수 있게 된다.

NCS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가 이와 같은 선순환 구조다. 그러나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탓에 1차 평가에서의 합격률은 아직까지 많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학생들 스스로 야간에 연장학습을 하고 교수들 역시 연장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계속 보이고 있다고 지명석 센터장은 전한다. 학생들이 무엇보다 교수와 학생이 1대 1로 평가를 진행하니 수업의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3차 평가까지도 통과하지 못했다고 학생이 유급되거나 F학점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이 해당 직무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향후 취업 시나 자격증 평가에서 불이익이 주어진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학생들은 반드시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아주자동차대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극대화된다. 석·박사 과정을 대학에서 마친 교수들이 많은 타 대학에 비해 오랫동안 자동차업계 현장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아주자동차대로 부임한 교수들이 매우 많다.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능력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고 학생들의 실습 과정을 지켜보며 잘못된 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적하고 개선해줄 수 있다.

교수들의 희생도 뒤따른다. 자신의 개인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야간에는 퇴근도 미룬 채 학생들을 지도한다. 우수한 교수진의 희생과 열정, 효과적인 수업 커리큘럼, 과거의 운영 경험 등이 어우러져 아주자동차대는 NCS만큼은 타 대학이 따라오기 힘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학기부터 모든 전공에 NCS기반 교육과정 도입
제어진단 전공에서의 시범 도입을 마치고 아주자동차대는 지난 2014년 2학기부터 모든 전공에서 NCS기반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아주자동차대는 제어진단 전공과 자동차디자인 등 7개 전공을 운영 중이다.
NCS교육과정의 성과는 학생들도 느끼지만 교수들에게도 피부에 와닿고 있다. 학생들의 실력이 부쩍 성장하고 있는 것.

지명석 센터장은 “NCS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아마 앞으로는 중간고사나 기말시험 등이 필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다”며 “매주 정해진 과제에 따라 1대 1로 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일선에 있는 교수님들도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도 중간·기말고사가 오히려 매주 치르는 평가보다 오히려 쉬웠다고 말할 정도”라며 “반면에 매주 치르는 평가에 대해서는 불합격을 부담스러워한 학생들이 ‘피가 마른다’고 표현할 정도로 긴장한다”고 덧붙였다.

평가도 실습뿐만 아니라 서면평가, 구두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교수와 1대 1로 치르는 구두평가는 학생들의 발표력과 의사소통능력까지 향상시키고 있다.

NCS교육과정 도입이 어려운 전공도 있어
제어진단 전공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동차 정비’로 볼 수 있다. 아주자동차대의 모태를 이루는 전공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 처음에 시범 전공으로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타 전공은 정비분야를 바탕으로 응용한 커리큘럼을 배운다. 자동차디자인 전공과 자동차개발 전공은 물론 자동차튠업제어 전공과 자동차디지털튜닝 전공은 자동차에 대한 기본 이론과 정비를 배워야만 더욱 심화된 커리큘럼을 배울 수 있다.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전공과 모터스포츠 전공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정비부문에 대한 NCS의 개발은 끝나있지만 학습모듈은 아직까지 개발이 되어 있지 않다. 아직 NCS와 수업모듈이 없는 전공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제어진단 전공의 수업모듈을 참조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자동차디자인 전공과 자동차튠업제어 전공 등과 같이 창의력과 창조성을 요구하는 수업의 경우는 수업내용을 획일화하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그리고 개인의 창의력을 정의하고 기준을 정한다는 것도 난해한 일. 아주자동차대는 수업모듈이 개발된 과정을 참조해 수업을 진행하는 한편 NCS교육과정이 정착하도록 매년 현장의 실무인력들과 교감하면서 수업내용을 보강해 나가고 있다.

‘무엇을 배웠나’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핵심
아주자동차대가 추구하는 NCS의 핵심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나’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요약될 수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졸업해 현장에 나가게 되면 현장 실무자들은 간단한 작업을 가르키며 제일 먼저 물어보지요. 할 수 있겠냐고. 그러나 그동안의 여타 대학의 졸업생들은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현장의 실무자들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나’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나’를 더 궁금해하고 또 필요로 합니다.”(지명석 센터장)

현장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는 NCS교육과정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필요한 직무능력이 무엇인지를 표준화놓은 것이 NCS다. 학생들은 이 표준에 맞춰 수업을 받고 이를 토대로 현장에 별도의 재교육 기간 없이 일을 한다. 기본 능력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 아주자동차대는 평가보다는 반복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명석 센터장은 “다수의 커리큘럼을 짜놓고 모두 다 학생들에게 교육하겠다는 생각은 욕심일 수 있으며 한 가지라도 반복학습을 통해 완벽히 숙달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현장의 요구도 비슷하다. 기초능력을 잘 가르쳐서 보내주면 현장에서 얼마든지 응용해서 배우고 적응도 더 빠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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