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립대 길들이기에 '제동'

법원, "이유 없는 국립대 총장 임용 거부 위법" 판결

정성민

jsm@dhnews.co.kr | 2015-01-21 18:19:23

전국의 한국방송통신대(방송대) 총학생회와 총동문회 대표단이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총장 후보자 임용 거부에 대해 항의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교육부가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일부 국립대들의 총장 임용 제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고등법원이 "'이유 없는' 국립대 총장 임용 거부는 위법"이라고 밝혀 교육부의 국립대 길들이기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현재 교육부의 임용 제청 거부로 총장이 공석인 국립대는 경북대, 공주대, 한국체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이다. 국립대의 경우 학교 측에서 총장 임용 후보자를 선출, 교육부에 추천하면 교육부가 신원조회 등을 거친 뒤 대통령에게 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용을 제청(提請·어떤 안건을 제시, 결정해 달라고 청구함)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정확한 사유도 없이 임용 제청을 거부,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연이어 교육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고 있다. 즉 서울고법 행정11부(최규홍 부장판사)이 공주대 총장 임용 후보자인 김현규 교수가 "임용 제청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 항소심에서 21일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한 것. 재판부는 "피고의 임용 제청 거부 처분은 그 근거와 사유를 명시해야 함에도 원고에 대해 그렇게 하지 않아 국가의 행정 절차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해 3월 공주대 총장 후보자 공모에서 1순위 후보자로 선정됐다. 이에 공주대는 교육부에 김 교수에 대한 임용을 추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심의 결과 국립대 총장으로 부적합해 (대통령에게) 임용 제청하지 않기로 했다. 총장 임용 후보자를 재선정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그러자 김 교수는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 역시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며 "피고가 원고에 대한 임용 거부 처분을 하면서 그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은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김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교육부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으나 2심 역시 김 교수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교육부가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 되고 있다.


이번 고등법원 판결에 따라 공주대 외 다른 국립대들도 교육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경북대는 교수회뿐 아니라 총동문회까지 나서 교육부가 총장 임용 제청 거부 사유를 밝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만일 교육부가 고등법원 판결 이후에도 해당 국립대들을 대상으로 명확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경북대 교수회는 "교육부에 총장 후보 임용 제청을 거부한 사유를 물었지만 '통보 불가'라는 무성의한 답변이 돌아왔고 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으나 아직 책임 있는 회신이 없다"면서 "교육부는 언제까지 무책임한 답변과 무응답으로 이 엄중한 사태를 모면하려는가.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조치를 철회하고 대학 정상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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