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출제 오류 소송전 '확산'

수험생 100명 손해배상 소송 제기···법정 공방 불가피

정성민

jsm@dhnews.co.kr | 2015-01-19 17:30:55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가 정부의 피해 수험생 구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결국 소송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피해 수험생들과 정부 간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피해 학생들의 변호인인 김현철 변호사는 19일 부산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에는 1차로 피해 수험생 100명이 참여했다. 피해 수험생들은 소장을 통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과 국가를 상대로 23억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출제 오류 논란을 빚은 세계지리 8번 문제.
앞서 2013년 11월 7일 시행된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제로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의 총생산 규모를 비교한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②번'이었다.

그러나 당시 뉴스와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NAFTA의 총생산액 규모가 EU보다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이의 제기가 속출했다. 이에 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하지 않자 수험생 38명이 평가원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정답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3년 12월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출제 오류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항소가 이뤄졌고 2심에서 법원은 원고, 즉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판결 이후 평가원과 교육부는 뒤늦게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피해 수험생 구제에 나섰다. 성적을 재산정하고 추가합격 등의 기회를 주기로 한 것. 이에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성적이 변경된 학생들은 총 1만 8884명이었고 이 가운데 추가합격 대상자들은 4년제 대학 430명, 전문대학 199명 등 629명으로 나타났다.


피해 수험생 구제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수능 출제 오류 사태는 이번 소송을 통해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위자료 산정 기준의 경우 1학년으로 새로 입학한 학생 2500만 원, 2학년으로 편입하거나 기존에 다니던 대학에 남는 학생 2000만 원, 하향지원한 학생 1500만 원, 재수생 1500만 원 등으로 정해졌다.


특히 1차로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들 외에 추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 수험생이 현재까지 45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1차 소송에서 피해 수험생들이 승소할 경우 소송 참여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수능 출제 오류 피해 학생 1만 8884명이 모두 소송에 참여하면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3000억 원에서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원고들 가운데 추가 합격한 학생은 1년간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 입은 정신적 손해, 사회진출이 1년 늦어진 수입 손해, 1년 동안 재수에 든 비용, 1년 동안 다른 대학을 다니느라 들어간 비용 등 여러 유형의 손해를 합산해 청구했다"고 밝혔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출제 오류 사태와 관련, 피해 수험생 100명이 부산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피해 수험생들의 변호를 맡은 김현철 변호사 등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19일 오후 부산지법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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